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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상속 문제 얕보다간 어이없는 일로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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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 아버지는 9년 전 네 아들에게 각각 20억 원씩 총 80억 원을 증여했지만 딸인 민주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 사망에 임박해서 민주에게 10억 원 재산을 남겼다. 그런데 민주에게 상속세가 4억 원이 나왔다. 돈은 오빠들이 훨씬 많이 받았지만 상속세는 함께 낸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상속 문제로 일반인들이 겪을 수 있는 어이없고 황당한 77가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상속법을 정확히 알면 분쟁을 막을 수 있고 상속세를 제대로 알면 절세를 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위의 사례는 상속세의 세율이 상속재산이 늘어날수록 높아진다는 법 규정에 근거한다.

저자는 먼저 상속 문제를 일반적인 상식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는 점을 사례로 설명한다. 태아가 살아서 출생하면 직계비속에 해당하며 상속권이 인정된다. 고의로 낙태한 며느리는 상속인을 살해한 경우가 되어 상속인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조의금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한 사람이 건넨 거액의 조의금은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 혼인신고를 했다면 전혀 같이 살지 않아도 배우자로 인정된다.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재산을 분할해 주고 상속세를 미리 내주는 경우, 연대납세에 해당하여 인정이 된다. 재혼한 여자의 남편이 생전 아들들에게 증여를 하고 15년 뒤 죽었을 경우 그 부인은 남은 재산에 한해서만 상속을 받을 수 있다. 남편이 가입하고 불입한 사망보험금에 대해 부인은 상속세를 내야 한다. 민법상으로는 아닐 수 있지만 세법상으로 상속재산이다.

죽은 남편이 숨겨두었다가 11년 전에 도둑맞은 금괴 중 일부를 찾았다면, 개시일로부터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부인은 상속세를 내지 않을 수 있다. 국외 거주자일 경우 고향인 한국에서 사망하면 상속세를 덜 내게 된다. 잘 알려진 사건으로, KAL기 괌 추락사고로 A그룹 회장이 자녀와 함께 죽었을 당시 부모도 사망한 상태였는데 결과적으로 그가 보유한 1000억 원대 재산은 형제자매가 아닌 사위에게 상속되었다. 동시사망의 추정과 대습상속이라는 법 규정 때문이다.

컴퓨터 파일로 작성한 유언장은 효력이 있을까? 아쉽게도 이는 민법상 인정받는 유언에 해당하지 않는다. 녹음을 할 경우도 일정한 규정에 따라야 하며, ‘구수 증언’을 할 경우 증인 중 1명이 필기 낭독하여 참석자에게 승인받아야 한다. 유언장을 쓰고 철회하지 않기로 공증했다 해도 나중에 이를 번복하는 자필유언장을 남겼다면 나중의 것이 유효하다. 유언자는 언제든 유언을 철회할 수 있다.

병상에서 말을 할 수 없어 고개만 끄덕인 경우,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 해도 현행 민법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유언자가 혼자 스마트폰으로 유언을 찍어 이를 동영상으로 남긴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디오 녹화가 효력을 가지려면 민법 제 1067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반면 친구가 유언을 대신 써준 경우라도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되면 효력을 갖춘다.

아들이 사망한 아버지의 유언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언장을 찢었을 경우, 상속인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다만 그 당사자의 아들은 직계비속으로 상속인이 된다. 상속을 포기하겠다는 혼전계약서는 해외에서는 인정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되지 않는다. 가족끼리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은데, 상속 문제와 관계될 수 있다면 남들보다 더 꼼꼼하게 계약서를 써야 한다.

사전에 증여받고 상속을 포기할 경우, 상속세를 덜 내려는 꼼수로 간주되어 상속세를 내기 쉽다. 증여받은 금액에 대해서는 그 기간이 10년이 지났으면 상속을 포기하면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부동산의 경우 상속세를 덜 내려고 기준시가로 신고했다 거액의 양도소득세를 무는 경우도 있다.

저자들은 법의 규정을 잘 알지 못해 낭패를 본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찾아내 그중 전형적인 경우를 정리했다. 사소한 세법 지식 하나가 소중한 돈을 지켜줄 수 있다고 보아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책 앞부분 ‘준비마당’ 편에는 상속 문제의 시작부터 명의변경이 완료될 때까지 꼭 알아야 할 핵심 사항을 정리했다. 이 글을 먼저 읽고 나면 나머지 사례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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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전쟁: 가족과 틀어지고 세금에 울어버린 사람들의 기막힌 이야기’ = 구상수·마상미. 길벗. 264쪽. / 분야 : 세무·재테크 / 값 14,500원




김선태 기자 kstkks@me.com

[MT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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