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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한반도 긴급 사태 시 ‘미군’의 예상 대응 시나리오는?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2015/11/24 12:57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에 대해 “성장하고 있던 아테네의 국력과 이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이 전쟁을 피할 수 없게 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부상하는 중국을 보는 미국의 심경이 이와 같지 않을까?

양국 관계에서 비관적인 결과를 일어나지 않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두 국가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미리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길일 것이다. 이런 필요성에 따라 오바마 1기 행정부의 국무부 제1부장관을 지낸 제임스 스타인버그 시라큐스대 교수와 미 브루킹스연구소 국가 안보정책 연구원 마이클 오핸런이 미국과 중국 각계 권위자들의 조언을 받아 이 책 ‘21세기 미중관계 : 전략적 보장과 각오’를 펴냈다.

책은 양국의 전략 결정 요인을 분석한 뒤, 관계의 안정을 지속시킬 실질적인 전략적 보장 방안을 제시한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우선 정책은 중국과의 충돌이 필요하지 않고 고려할 필요조차 없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 기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사소한 군사적 충돌이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까?

현재로는 그런 사태를 상상할 수가 없지만 ‘잃지 않으려면 사용하라’는 말처럼,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긴급 사태가 발생한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충돌’ 시나리오가 그렇다.

한국에 전면적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지만 국군의 ‘5027 전시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중국의 지원이 없더라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응해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개정된 한국의 교전 규칙은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보복한다’고 되어 있다.

실제로 북한은 핵무기가 탑재된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고, 한국은 사거리가 더욱 길어진 탄도 미사일 개발을 결정하여 대응하고 있다. 한미연합사의 ‘작전 계획 5029’에는 북한 내부에서 혼란이 발생할 경우 무엇보다 ‘북한의 핵물질을 겨냥해 미군이 개입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은 상황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첫째 미군이 자신의 국경선에 주둔하기를 원치 않고, 둘째 그로 인해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이익이 훼손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국은 북한 지역을 장악해서 일종의 완충 지대로 두려 할 수 있다.

두 강대국이 일찍이 사전 계획이나 즉각적인 조정을 거치며 군사 대치를 경험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초기에 사태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 당장 양측 군대는 영변 핵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공산이 크다. 북한에 대한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도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군은 북한의 군사력을 신속히 궤멸하는 것이 목표지만, 중국은 북한과의 조약을 지키려 할 것인데다 지금껏 여타 지역에서 ‘정권 전복’을 지지한 적이 없다. 게다가 중국은 미국의 군사 작전이 언제나 ‘선제공격’을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므로, 유사시 한미연합사보다 평양에 먼저 도착하려는 계획을 실천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군의 대응 시나리오는 어떠해야 하는가? 스타인버그 교수는 먼저 극비리에 양국 간의 조율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미군이 북한에 주둔한다 해도 전쟁 종료와 함께 군대를 철수한다고 중국에 약속하는 것이다. 이는 독일 통일 이후 나토(NATO)가 채택한 방식이다.

더불어 양측이 긴급 대화 채널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수준은 1998년 개설된 정치적 핫라인보다 높은 군사적 채널이어야 한다. 양측이 사전 협의에 실패할 경우 보다 포괄적인 형태의 대화가 필요하다. 반관반민의 안보 협의체인 ‘1.5트랙 대화체’에 그 역할을 맡기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책은 위 시나리오를 포함하여 양국 간의 구체적인 군사·정치적 역학 관계 속에서 한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을 위해 세 나라가 ‘윈-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한다. 이 때 ‘전략적 보장’은 한국이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전제로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저자들은 그와 별개로,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군사적 문제에 대해 미국의 일관된 각오(resolve)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공과 일부 겹치는 중국 측 방공식별구역(ADIZ)을 인정하지 않는 원칙이 그중 하나다.

이 책의 양장본이 출간된 2014년 봄 이후,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충돌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는 징후’가 감지되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이 중국군 장교 5명을 사이버 스파이 혐의로 기소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었지만, 연말 무렵 양국 간 군사 훈련에 관해 상호 통보 협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필자와 조언자들의 정보력이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이 책이 제기하는 견해를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부록의 ‘권고안’을 비롯해 책 곳곳에서 북한의 군사 행동과 이에 대한 한-미 양국군의 제재를 전제로 논의를 전개했음은 감안하고 읽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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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미중 관계 : 전략적 보장과 각오’ = 제임스 스타인버그, 마이클 오핸런(공저). 박영준 역. 아산정책연구원. 372쪽. / 분야 : 국제관계 / 값 18,000원



김선태 기자 kstkks@me.com

[MT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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