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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과뒤]넥슨레드 가치가 단돈 1억원?...넥슨 개발 '중앙집중형'으로 회귀②

독립 스튜디오 체제 조기종료...매각불발 후 '새 판 짜기' 마무리 수순
서정근 기자

[앞과뒤]넥슨레드 가치가 단돈 1억원?...넥슨 개발 '중앙집중형'으로 회귀①
(http://news.mtn.co.kr/v/2019122610300297015 )에서 이어집니다.

넥슨지티는 2017년부터 연간 단위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올해도 1~3분기까지 누적 매출 241억원, 누적 영업손실 206억원으로 3년 연속 적자가 확정적입니다.

넥슨지티와 넥슨레드의 신작 개발진척도를 감안하면 내년 중 신작 흥행을 통한 판도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양사를 분리하지 않고 두면 2021년초 넥슨지티가 관리대상종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2021년에도 신작 흥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2022년 초에 상장폐지 리스크도 생깁니다.

◆ "투자 과실 포기...최악의 리스크는 면해"

넥슨지티는 넥슨레드 매각으로 재무개선에 성공, 재무악화 지속에 따른 최악의 리스크는 막았습니다. 다만, 그간 재무악화를 감수하며 씨앗을 뿌려놓은 개발자산이 성공하면 얻을 수 있는 과실을 누릴 기회도 차단당했습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베팅했어야 해"라고 볼 수 있으나 모바일 게임 신작 흥행과 흥행 장기화가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안전운행'을 선택할 법도 합니다.

넥슨레드의 가치가 왜 '1억원'인지를 둔 논란은 있을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넥슨이 프로토타입도 안나온 엠바크스튜디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원더홀딩스 지분 취득에 수천억원을 투입했던 것은 '미래가치'를 보고 결정한 것일텐데, 넥슨레드 인수가격에 왜 미래가치는 반영하지 않았냐고 볼 법 합니다.

"넥슨코리아가 엔도어즈를 넥슨레드에 넘길 때는 65억원에 넘겼으면서, 엔도어즈를 품은 넥슨레드는 왜 1억원에 샀냐"는 질문도 나올만 합니다.

개인적으로 엠바크스튜디오, 원더홀딩스에 넥슨그룹이 집행한 투자는 '많이' 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넥슨코리아가 2075억원에 산 엔도어즈를 65억원에 넥슨레드에 넘기는 과정에서 이미 큰 손실을 입은 점, 넥슨레드가 넥슨지티에서 빌린 채무까지 떠안고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가격 책정은 이해할 만한 구석이 전혀 없진 않다는 생각입니다.

넥슨이 10년전 4000억원에 인수한 네오플의 가치가 지금은 10배 이상 급등한 것 처럼, 엔도어즈의 가치가 급감할 수 있습니다. 넥슨레드가 추후 반등에 성공해 넥슨지티 입장에서 아쉬워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겟습니다. 게임업종이 속한 흥행산업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 넥슨레드·불리언게임즈, 넥슨 인하우스로...띵소프트는 청산 유력

넥슨레드와 불리언게임즈가 넥슨코리아의 품에 안긴 반면 띵소프트는 청산가능성이 유력합니다.

불리언게임즈는 지난 11월말 강대현 넥슨코리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넥슨코리아 임원진을 불리언게임즈 등기임원으로 선임하며 지도부를 완편했으나 띵소프트는 정상원 대표와 사내이사 한경택씨(전 넥슨 CFO)가 퇴임한 후 대표직을 공석으로 뒀습니다. 등기임원진은 김주현 이사 한 사람만 몸 담고 있습니다.

띵소프트가 당초 2021년 10월까지 사용할 예정이었던 사무실 임대계약을 최근 종료, 올해 연말을 기해 사무실을 폐쇄할 예정입니다.

◆ 독립 스튜디오 체제 '조기종료(?)

이정헌 대표는 취임 직후 △ 데브캣스튜디오 △ 왓스튜디오 △원스튜디오 △넥슨지티 △넥슨레드 △띵소프트 △불리언게임즈 등 7개 신규개발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꾸려 왔습니다.

무슨 게임을 만들지 각 스튜디오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인력 편성과 급여 수준, 스튜디오 운영에 상당한 수준의 자유도를 부여해 왔습니다.

이중 넥슨 외부에 편제돼 있던 넥슨지티, 넥슨레드, 띵소프트는 적자를 내고 있었고, 넥슨 인하우스에 있는 데브캣스튜디오, 왓스튜디오, 원스튜디오도 아마 별도법인으로 분리돼 자금을 운용했으면 넉넉하게 적자를 냈을 상황입니다.

별도 상장사인 넥슨지티와 넷게임즈, 별동대 격인 네오플 외엔 모두 인하우스에 합류한 상황인데, 내년 1분기 중 2차 개발 리뷰 이후 없어지는 스튜디오가 생기거나 스튜디오간 통폐합 가능성도 있습니다.

넥슨의 독립 스튜디오 체제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엔 아직 이른 감도 있는데, 그 결과를 보기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면 개발리뷰와 재배치, 인하우스 흡수를 단행했습니다. 사실상 독립 스튜디오체제는 끝났다고 볼 상황입니다.

◆ 중앙집중형 개발 시스템 점쳐져

이번 개발사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체감보다 넥슨지티-넥슨레드 진영의 부실이 컸다는 점이 드러난 상황입니다.

'서든어택2', '타이탄 폴 온라인' 등 넥슨지티 진영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좌초된데다 개발자들을 과감하게 채용하고 공격적으로 게임 개발에 나서는 김대훤 부사장의 '손 큰' 성향 등이 원인일 것입니다.

엔도어즈를 떠안아 부담이 컸다는 점에서, 이같은 부실을 신지환-김대훤 두 대표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기도 합니다.

김대훤 넥슨 개발 총괄역


넥슨레드를 인수한 것은 김대훤 부사장이 넥슨레드 부실로 인한 '부담'에서 벗어나 개발총괄역에 주력하게 하는 '배려'의 측면도 있다는 평입니다.

김대훤 부사장은 넥슨지티, 넥슨레드 재직 중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 인사로 꼽힙니다. 넥슨의 개발진들이 전통적으로 자율성을 부여받는 팀컬러인데 비해 김대훤 부사장 직속팀은 일사분란한 조직문화를 갖춰, '넥슨그룹 안에 있는 현대건설'과 같은 느낌을 줬다고 합니다.

이전의 넥슨 개발문화가 "만들고 싶은거 일단 만들어 봐"였다면 이정헌-강대현-허민-김대훤 체제의 넥슨은 시장 주류 트렌드에 발맞춰 만들어야 할 장르와 영역을 선정한 후 이에 개발력을 집중하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개발사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 여름부터 이정헌 대표가 추진해온 조직쇄신의 마무리 공정에 해당할텐데, 이를 통해 전임 경영진들의 색채를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이끈 셈입니다. 매각을 잠정 보류하고 '새 판 짜기'를 선택한 김정주 창업자의 의향에 맞춰 이같은 변화가 이뤄졌는데, 기대대로의 성과를 거둘지 눈길을 모읍니다.




서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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