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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경제]미래통합당 서초갑 총선 후보 윤희숙 교수를 만나다

미래통합당 경제 분야 영입인사 윤희숙 교수 "앞을 가리키는 정치인 되고 싶다"
"국민들이 듣기 싫어하는 이야기도 솔직하게 이야기 해야 좋은 정치"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soonwoo@mtn.co.kr2020/03/14 00:24



방송보기: [발칙한 경제]미래통합당 영입 후보 윤희숙 교수를 만나다
https://www.youtube.com/watch?v=6diOZzhFbLI&list=PL8rfTMCjz_i04SFGAwcz2_gIRR2C94B2c

방송듣기: 제 455화 - 포퓰리즘 파이터가 말하는 정책의 배신(윤희숙)
http://www.podbbang.com/ch/9258?e=23414715

발로 쓴 칙칙한 기사는 가라. 발칙한경제입니다. 오늘도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상식의 반대말은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주의자 권순우 기자입니다.

권순우 기자: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경제 분야 영입인사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모신 분은 서울 서초갑에 출마하는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님입니다.

우선 경제 분야에서 가장 큰 이야기부터 나눠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을 해왔지만 지금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해 있습니다. 경제 구조는 저성장 구조로 변했는데 사회 구조는 그에 못 따라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제 구조에 대해 총평을 하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윤희숙 교수: 성장률을 보면 2% 성장에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앞으로 4%까지 올라 갈 수 있는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이미 고성장의 시기는 종료가 됐고 우리 앞에 있는 미래는 20년 전 일본과 비슷합니다. 일본은 30년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그 터널이 끝나고 있는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권 기자: 일본의 장기 불황이 끝나긴 할까요? 저성장에 적응해서 살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윤희숙 교수: 최근 일본은 지난 30년과 다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30년의 터널은 0~1% 성장을 하는 겁니다. 우리도 잘 못하면 앞으로 그렇게 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경제 정책 전문가들이 최대로 목적으로 하는 것은 내리막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완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0~1% 성장률이 30년 가면 안됩니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제 구조가 변한 만큼 고도 성장 시기에 있었던 많은 규범과 규칙을 재편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혁신의 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젊을 때는 뚜렷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이제는 글로벌 경제 수준에서 상당히 올라 왔기 때문에 산업 생태계 에너지를 바꾸려면 굉장한 두뇌가 필요합니다. 예전보다 더 고도의 정교하고 스마트한 개입이 필요합니다.

권 기자: 이번 정부 들어서 ‘재정중독’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경제 문제를 재정으로만 해결한다는 인식이 담긴 단어인데요. 일자리가 부족하면 일자리 예산, 최저임금 힘들다고 하면 일자리 안정자금. 이런 식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경우를 비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경제가 안좋을 때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경기 하락 사이클이 지나치게 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재정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두가지 논란 사이에서 한국의 재정 정책의 흐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윤희숙 교수: 경제가 나쁠 때 재정을 통해서 끌어 올리는 역할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효과가 있으려면 첫 번째, 경제가 나빠지고 있는 것이 일시적인 경기 불황이어야 합니다. 구조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면 일시적으로 돈을 부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일본이 그랬습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에 구조 개혁을 했어야 하는데 일시적인 불황이라고 생각하면서 돈만 부었습니다. 10년이 안되는 동안 경기 부양을 12번 했습니다. 구조적으로 나아지지 않았고 돈만 부어서 국채 비율이 약 250%가 넘고 나라의 구조만 나빠졌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이냐에 대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코로나처럼 일시적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도 구조적인 불황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구조적인 부분에 눈을 감고 재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두 번째는 돈의 성격이 매우 중요합니다. 재정 지출 중에 경기를 부양하는 성격의 지출이 있고 부양 효과가 없는 지출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주는 정책은 경기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싱가폴 같은 나라는 부채비율이 우리보다 4배 정도 높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싱가폴 경제를 보며 재정이 흔들린다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투입되는 돈 자체가 투자 수익률이 상당히 보장되고 경기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투자성 지출입니다. 우리나라의 부채 비율은 싱가폴보다 낮지만 많은 사람들이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느끼는 이유는 영구적인 복지 지출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권 기자: 복지 지출은 줬다가 뺐을 수가 없지요.

윤희숙 교수: 복지 지출은 영원히 들어가는 돈입니다. 영구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은 빚을 내서하면 안되고 세금을 걷어야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기 부양 효과가 높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나라의 재정 상황을 들여다 볼 때는 규모도 중요하지만 지출의 성격도 중요합니다. 지출의 성격이 만성적이라면 신용도가 떨어집니다.

재정으로 경기를 올린다, 저는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쓰는 것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장 근본적으로 ‘재정중독’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지난 3년 동안 잘못된 경제 정책을 사용하고 그래서 나온 문제를 재정으로 해결하겠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인 겁니다.


권 기자: 기업을 비유하자면 사업성이 안 좋아져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보겠습니다.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았는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데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다 임금으로 받아가 버리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윤희숙 교수: 구조 개혁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가 구조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에 변화에 맞는 구조개혁이 필요합니다. 구조적으로 안맞아서 경쟁력을 잃은 부분을 재정으로 하면 해결이 안됩니다.

권 기자: 경제 정책 중에 민간에 충격을 줘서 재정을 쓴 것 중에 하나로 최저임금이 떠오릅니다. 교수님은 최저임금 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최저임금은 노사가 다투다가 퇴장을 하면 공익위원이 사실상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윤 교수님은 공익위원으로 활동을 하다가 ‘아집과 정치만 남았다’는 말을 남기고 사퇴를 했습니다. 최저임금의 어떤 모습이 자리를 내놓을 정도로 답답했나요?

윤희숙: 제가 참여해본 입장에서 최저임금위원회는 합리적인 논의가 일어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입니다. 노사가 모여서 패거리 논리가 지배적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말을 한마디도 듣지 않고 매우 자주 격앙됩니다. 패거리 정치의 나쁜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공익위원의 입장이 본인과 입장이 다르면 공익위원 길들이기를 합니다. 밖에서 질 낮은 정치의 모습이지, 정책을 결정하는 논의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입니다.

1년만 하고 그만 두겠다고 하고 나와서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도 보고, 우리나라의 역사도 봤습니다. 근본적으로 최저임금이라는 것 자체가 정부의 매우 중요한 재분배 정책입니다. 재분배 정책은 누군가의 것을 뺏어서 누군가에 주는 겁니다.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하는 중요한 정책입니다. 왜 이 사람의 것을 저 사람에게 줘야 하는지 정부가 설득해야 합니다.


정부가 설명을 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노사가 마치 서로 협상을 해서 나눠 먹는 것처럼 구조가 돼 있습니다. 개별 사업장이라면 노사의 협상을 통해 나누는 것이 말이 됩니다. 하지만 국가 정책의 문제는 그렇게 다루면 안됩니다. 피해를 보는 사람의 대표가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피해를 보는 사람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고, 정부가 대변해줘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전국 단위의 임금 협상이 돼 버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잃자리를 잃을 염려가 없는 대기업, 공공부문의 노동자들이 대표로 나오는 임금 협상이 됐습니다.

2년 동안 30%가 올랐는데 왜 그렇게 올렸는지 설명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부가 중요한 정책을 추진했다면 왜 그렇게 결정했고 생각만큼 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책임질지, 우리나라는 그 부분이 공백입니다.


권 기자: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이 문제는 많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직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 시험에 매달라고, 정규직-비정규직의 소득 격차가 커서 양극화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수십 년 전부터 논의를 시작했는데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완화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노동의 양극화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윤희숙 교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크다는 것도 문제지만 두 그룹 사이에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이동의 불가능성입니다. 이동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올리는 것을 무서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공공부문의 정규직을 해고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권 기자: 회사가 망할 때만 구조조정을 할 수 있죠.

윤희숙 교수: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의 노동비용과 안정성이 너무 높습니다. 그래서 새로 이쪽으로 사람을 편입시키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사람들의 선호도는 좀 더 탄력적인 것으로 변하고 있는데 양쪽 그룹의 경직성이 너무 커서 마치 사회 계급처럼 돼 버렸습니다. 조카가 취업을 했다고 하면 정규직인지부터 물어봅니다.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외쳤습니다. 이 말은 사실 거짓말입니다. 부작용이 없을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업은 노동비용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비용 총액을 계산합니다. 비싼 그룹으로 사람을 들여보내면 그만큼 사람을 덜 쓰게 됩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정부의 이야기는 정규직 그룹과만 함께 하겠다는,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권 기자: 메시지로만 보면 정규직이 안정적이고 사람들이 선호하니 정규직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실질적인 효과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겠다는 말씀이시지요?

윤희숙 교수: 노동 비용이 높은 쪽으로 사람을 옮기면 기업은 사람을 덜 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비정규직 일자리라도 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일자리를 줄이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소수의 사람만 편입이 가능한데, 그 사람들은 좋겠지만 그보다 여건이 안좋은 사람은 훨씬 고단해집니다. 이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양쪽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많은 선진국에서 사용하듯 정규직의 처우를 내려야 합니다. 너무 과보호 되는 정규직에 탄력성을 집어 넣는 것이 답입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정규직 처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소수의 보호 받는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만 빼고 나머지 사람들은 훨씬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을 겁내면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외국으로 가거나 로봇을 써서 사람을 덜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일자리가 복지입니다. 최대 복지는 일자리입니다.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가려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면 나쁜 일자리라도 있어야 합니다. 나쁜 일자리에 들어가서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재정을 보조를 하더라도 나쁜 일자리라도 아쉬운 분들도 일단 일자리를 가져야 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원들에 대한 처우가 좋고 젊은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직장입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재작년에 연말까지 다 옮기라고 했습니다. 정원이 다 차서 향후 몇 년 동안 신입사원 채용은 없습니다. 정년 퇴직하는 사람이 있을 때 까지 신입사원 채용은 어려워 졌습니다. 하필 그 해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근로자에게는 행운이지만 지금 대학원을 졸업하는 국책연구기관에 오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는 암울한 미래가 펼쳐졌습니다. 신입을 뽑을 때쯤 되면 그때 신입생들이 오겠지요. 지금 국책연구기관 공공기관에 입사하는 준비했던 젊은이에게는 절망입니다. 닫혀 버린 겁니다.

권 기자: 이번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분명히 나라에서도 돈을 많이 쓰고, 저도 많이 씁니다. 그런데 만족하는 사람을 별로 못봤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윤희숙 교수: 한마디로 국가 비전의 부재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으로 나뉜 이중적인 구조는 어떤 합리성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른 점이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보육은 일제 시대 때 저소득 여성 근로자를 위한 탁아의 개념으로 시작했습니다. 유치원은 있는 집 아이들의 조기 교육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유치원은 교육부 산하, 어린이집은 복지부 산하로 그렇게 흘러 왔습니다.

스웨덴 같은 나라는 비전을 일찍 세워 60년대에 다 통합을 했습니다. 나라가 잘 살게 되면서 탁아의 개념은 더 이상 맞지 않고 교육의 개념만 남습니다. 앞으로 세계를 살아가려면 어릴 때 아이들의 지력, 감성을 키워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대학 입학금 도와주는 것보다 이때가 중요합니다. 노벨상 받은 분들이 연구한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일은 사실 시스템이 해줘야지 개인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북부 국가들은 60년대부터 개혁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년 동안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10년 전 저도 정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연구를 했습니다. 국가 비전을 가지고 조기 교육을 구현하려면 양쪽을 어떤 식으로든 종합을 해야 하는데, 서로의 기득권이 너무 강합니다.

유아 교육 하는 분들은 보육하는 사람들의 말을 안듣고. 보육하는 사람들은 입지가 약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처에서도 관심이 없습니다. 몇 년 전 총리실에서 해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성과만 있었습니다. 양쪽 이해 그룹을 조율하는 것은 굉장히 강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강한 리더십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비전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지금 엄마 아빠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구분하지 않고 근처에 좋은 곳이 있으면 보냅니다.

권 기자: 저도 유치원을 안보내고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는데요. 유치원 비리 때문에 불신도 있고, 교육을 목적으로 유치원을 보낼 거라면 그 돈으로 교육에 특화돼 있는 학원을 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윤희숙 교수: 대여섯 살이 되면 학교 가기 전에 교실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유치원으로 옮기는 경향은 있습니다. 그나마 엄마 아빠가 교육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은 나은 편입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배우고 돈이 있는 부모들은 고민을 해서 아이를 좋은 쪽으로 데러 갈 테지만,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집은 주변에 있는 곳에 그냥 보내게 됩니다. 이는 교육 뿐 아니라 사회 통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가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돈의 문제보다 비전을 만드는 겁니다. 강력한 이해 집단을 조율하는 일은 국민들의 지지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제가 10년 들여다 봤는데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틀, 관점이 없습니다.

권 기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 고갈과 미래 세대의 부담에 대해 취재해 달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연금 문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개혁을 하려면 동력이 필요한데, 30~40년 후 이야기를 현재에 하다보면 지지하는 사람은 없고 반대하는 사람만 많은 과제입니다. 지금 연금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윤희숙 교수: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모든 연금 전문가들이 공유하는 문제는 우리의 연금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앞으로 30년쯤 되면, 아마도 그보다 더 빨리 국민연금의 존폐가 위험해진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 하겨 개혁의 방향을 내놔야 하는 것이 우리 국민연금법 4조입니다. 5년마다 재정 계산을 해서 재정 안정성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연금법 5조에 있습니다.

우리는 재작년에 재계산을 했고 정부가 개혁안을 냈습니다. 개혁안 4개중 어느 것도 지속가능한 경로를 향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법을 위배한 겁니다. 어떤 식으로 고칠지는 보험요율, 기능 등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세대간 이해가 갈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적인 진정성과 스킬이 필요합니다. 진정성이라는 것은 국민들에게 솔직히 드러내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50대는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년 이후 제도 자체에 문제가 생기면 90세까지 살아야 할 노후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게 될 겁니다. 지금 개혁 안해도 문제가 없는 세대는 80대 이상 세대 뿐입니다. 고령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이 제도이 남은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기 전에 이 제도를 고쳐야 합니다.

권 기자: 그 분들이 내진 않고 받아가기만 하면 젊은 세대에게 남는게 없겠지요?

윤희숙 교수: 적립금을 올려놔야 이 후 세대의 부담이 덜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연금 개혁은 너무나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설명하는데 1년 가지고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 나라에 사회 복지 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연금입니다. 국민의 30% 이상이 곧 생산 인구가 아니라 연금의 대상이 됩니다. 자기 임기 중에 하기 싫어서 수건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국가의 계속성을 수호해야 한다는 헌법적 의무를 보면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권순우: 연금 개혁은 결국 더 내고 덜 받으라는 것이 될 텐데 이걸 민주주의 사회 정치인이 말할 수 있을까요?

윤희숙: 연금 제도는 제도와 기금 운영 부분이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정치화 됐고 엉망이 됐습니다. 기금운용 본부를 전주로 옮긴 것부터가 정치적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들이 듣기 싫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하지 않아도 해야 정치입니다. 좋은 정치는 가능해보이지 않아도 솔직하게 계속 이야기는 것입니다. 연금 개혁은 정부와 여당의 힘만으로 할 수 없습니다. 성공한 연금 개혁은 여야가 함께 이뤘습니다.

권 기자: 성공한 케이스가 있긴 한가요?

윤희숙 교수: 90년대 초반에 금융위기를 맞은 스웨덴은 위기를 거치면서 전면적인 개혁을 했습니다. 세제도 바꾸고 고용 구조도 바꾸고 무엇보다 연금 개혁을 했습니다. 대규모의 개혁 과정에서 여야가 협조했습니다. 스웨덴 복지부 장관이 왔을 때 어떻게 개혁에 성공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We are lucky'라고 답했습니다. 개혁이 필요 할 때 위기가 운 좋게 왔다고 했습니다. 위기가 왔을 때 무엇을 했는지가 국가의 저력인 것 같습니다. 정부 여당이 비전을 만들고 나면 국민들을 설득하기가 편해집니다.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권 기자: 지금까지 이야기를 했던 경제, 사회 문제를 관통하는 한가지 단어는 불평등인 것 같습니다. 불평등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모두의 문제가 됐습니다. 연금, 청년, 세대, 교육, 대중소기업,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불평등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여기에 정답이 있을 수는 없지만, 불평등 개선을 위해 어떤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좋을까요?

윤희숙 교수: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하지만 나라마다 나타나는 양상은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1% vs 99%. 월스트리트를 향한 분노로 대표됩니다. 우리나라 불평등은 고도 성장의 과실과 혜택을 많이 본 세대와 아닌 세대, 그리고 성공의 기회가 너무 줄었다는데서 오는 불평등이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단지 소득 수준으로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청년들은 부모 밑에 있기 때문에 당장 소득이 없어도 빈곤층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빈곤만 따지면 노인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부분은 당연히 재정과 다양한 복지 정책 수단을 통해 모셔야 합니다. 우리 사회 불평등은 기회의 불평등입니다. 사회 전반을 꽤뚫는 불평등의 문제는 빈곤층 노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회가 없다는 절망감입니다.

질 좋은 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움직이기 좋도록 사회, 노동 시장 문제를 개혁하고 기업들도 이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전 사회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이 이야기를 청년들이 어려우니 청년들에게 보조금을 주자는 것은 불평등 구조를 호도하는 겁니다. 일종의 ‘매표’입니다. 기회가 없어서 목마른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너희를 배려하거든. 돈을 줄 거거든. 그러면 문제가 해결 된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 구조입니다. 우리 사회가 뭔가를 할 수 있고 인생에서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의 해소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권 기자: 소득 불평등 뿐 아니라 자산 불평등, 그 중에서도 부동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정부는 십여번의 정책을 쓰고 있는데도 잘 안잡힙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희숙 교수: 경제정책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잘 알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특정 지역은 오르고 특정 지역은 떨어졌습니다. 정책적 에러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에 있는 사람 말고는 모두 공감하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학군이든 주변 환경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강남에 살고 싶어 합니다. 공급이 제한적이다 보니 값은 천정 부지로 오릅니다.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땅은 정해져 있으니 위로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재개발, 재건축입니다. 재개발, 재건축을 많이 허용하면 위로 막 올라갈 겁니다. 그러면 덜 쾌적해지고 교통도 막히고 공기도 나빠지고 가격이 떨어질 겁니다.

이쪽으로 안가는 이유는 재개발, 재건축을 통해 자산 가치가 올라가는 강남 거주민, 자산가들을 굉장히 배 아파하는 정서를 계속 만들어내기 위해섭니다. 사실 국민 전체로 보면 강남 공급을 푸는 것이 저는 국민들에게는 유리하다고 봅니다. 합리적인 정책을 지향하는 것과 배 아픔의 정치를 이용하는 것이 마찰이 되고 있는 겁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배 아픔의 정치를 이용하는 것을 혐오합니다. 장하성 실장께서 살아봐서 아는데 별로 좋지 않다고 했잖습니까.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점점 더 그렇게 돼야 합니다. 살아본 사람이 좋아 보이지 않도록 공급 늘리고, 이렇게 비쌀 필요가 있냐고 느끼게 해야 합니다.

권 기자: 너무 솔직히 말씀해주셔서 좀 놀랐습니다. 부동산 공급을 늘리자고 주장하는 측은 강남 재개발, 재건축을 풀어 현재 강남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돈 벌 기회를 주자는 이야기를 빼놓고 이야기합니다. 정부도 공급을 늘리라고 하니 신도시에 공급을 늘리면서도 강남에 공급을 늘려 강남 자산가들 돈 벌게는 못하겠다는 말은 절대 안합니다. 잘 모르는 분들은 아파트 공급이 필요하다고 해서 정부가 공급을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느 선까지 말씀 하실지 궁금했는데 다 말씀을 하셨군요. 마지막으로 처음 정치에 도전하시는 가운데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약속 해주시고, 3년 후에 결산을 해보면 어떻겠습니까?

윤희숙 교수: 합리적인 대안을 내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합리적인 대안이라는 것은 국민들에게 앞을 가리키는 정치인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정치의 모습은 현재의 파이를 서로 악다구니처럼 나눠 먹게끔 조장하는 정치였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능력이 된다면 국민들에게 앞을 가리키고 이쪽으로 갑시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권순우: 경제의 이야기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야기 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치권 도전에 성공하시면 잘 하고 계신지 3년 후에 꼭 다시 모셔서 리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희숙: 협박이십니다. 건설적인 협박(웃음)

권순우: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초갑 국회의원에 도전하시는 윤희숙 교수님 모시고 발칙한경제 진행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순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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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반대말은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주의자 권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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