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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융당국, 대기업 지원 가이드라인 제시…"작년 발행실적 따진다"

대한항공·두산중공업 등 대기업 지원 대상 거론
"올 1월 전후로 시장 발행실적 비교…코로나發 위기인지 구분"
"코로나 사태 전부터 자금조달 어려운 기업 지원은 일종의 구제금융"
"자구노력 선행이 우선…현금 자산있는 대기업 지원은 넌센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iseul@mtn.co.kr2020/03/25 19:19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대응 금융지원 대상을 대기업으로 확대하면서 '선(先) 자구노력, 후(後) 지원'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지원 대상 기업을 구분할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무분별한 대기업 지원은 자칫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코로나19가 대상 기업의 직접적인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단초가 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회사채 등 자금발행 실적까지 따져보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할 '100조원+알파(a)' 규모의 민생·금융 안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더해 우리 경제 주축인 대기업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기업 돈줄이 마르지 않도록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증권시장 안정펀드에 총 30조7,000억원을 조성하고, 채권담보부증권(6조7,0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2조2,000억원), 회사채 차환 발행 매입(1조9,000억원)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돕기로 했다. 대기업의 경우 일차적으로 회사채 발행 시장에 뛰어들고 이마저 여의치 않은 곳을 대상으로 산업은행과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지원을 뒷받침한다.

대기업 지원 대상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 등 항공사들과 휴업을 예고한 두산중공업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일부 기업의 경우 최근 위기가 코로나19 영향이라고 연결짓기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코로나19가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긴 했으나 이미 지난해부터 구조적인 문제로 기업 상황이 악화된 경우도 있어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수주 절벽 때문에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대표적이다.

□ "코로나19發 위기인지 구분"…작년 발행실적 따진다

금융당국은 대기업 지원 관련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코로나발 위기인지 구분지을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올 1월 전후를 기준으로 자금시장에서의 조달 실적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이전에는 얼마든지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이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으면 지원할 수 있지만 그 전부터 접근이 어려운 기업까지 돕는 건 일종의 구제금융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며 "작년에는 발행을 무난히 소화했다가 1월부터 안 된 곳은 코로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전의 발행실적이 있기 때문에 20조원 규모로 설정된 채권시장안정펀드나 6조7000억원 규모의 P-CBO를 풀링할 때 이 원칙에 따라 지원 대상을 구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무분별한 지원 아냐…시장 자금조달이 우선, 현금 자산 있어도 안돼"

대기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단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지침을 마련했다. 통상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라면 대주주의 사재 출연과 비핵심 부문의 자산 매각, 담보 제공을 비롯해 필요에 따라 직원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기업에 무리한 수준의 조건을 내걸면 회생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은 위원장도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대기업에는 피를 말리는 자구노력까지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최악의 상황일 경우에 한해 자금을 수혈한다는 방침이다. 선행적으로 지원에 앞서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시도해야 하고 실패한 경우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금 자산을 들고 있는 경우에도 여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당국 관계자는 "자금이 더 급한 중소·중견기업이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현금이 있고 시장에 나가서 조달할 수 있는데 정부한테 그 돈을 먼저 달라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 조치의 연장선상에서 요구되는 자구노력과는 별도로 개별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기본 원칙을 살리기로 했다. 당국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기 어렵지만 시장 안정 차원의 지원이 아닌 통상적인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될 때 필요한 자구노력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유동성 위기' 항공사…1순위 지원 대상 거론

시장에서는 금융지원 대상에 오를 유력한 대상 기업으로 항공사를 꼽는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경영 위축에다 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각각 4조3542억원, 1조1700억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전체 4950억원의 회사채 가운데 2470억원이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고,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1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영향으로 회사채, 기업어음(CP) 시장도 급격하게 얼어붙어 있다.

당국이 지원에 앞서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단 만큼 자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무급휴직을 15일로 늘려 인건비 50%를 줄이는 자구안을 내놨다. 대한항공도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임원 급여 일부 반납 등을 자구책으로 제시했다. 또 회사채 상환과 여유자금 확보를 위해 6,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자금조달 여력이 안되는 저비용항공사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이 현실화해 현재 국제선은 물론 국내선까지 모든 운항을 중단했다.

□ "두산중공업, 코로나19 여파와 무관" 지적도…지원 대상 제외되나


변수는 코로나19 전부터 경영 위기가 가시화된 두산중공업이다. 두산중공업도 다음달 5789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데 수출입은행에 회사채를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6월까지 갚아야 하는 5647억원 규모의 단기사채도 남아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의 경우 코로나19가 복합적인 악재로 작용하긴 했으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수주 절벽을 맞아 실적이 급감한 것이 근본적 경영난의 원인이어서 직접 지원할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 두산중공업과 관련한 대책은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별도로 마련 중이다.

한편 대기업 지원에 활용될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산업은행과 채권은행들이 차환 심사위원회를 꾸려 지원 기업의 유동성 위험과 재무 상황을 검토해 최종 결정한다. 차환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채를 산은이 80% 인수하며 규모는 2조2000억원으로 설정됐다.

당국은 4월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준비 상황에 따라 더뎌질 수 있다. P-CBO와 회사채 신속인수의 경우 전체 수요를 파악한 뒤 묶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당국 관계자는 "수요가 충분하면 4월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지만, 다 찰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실무적인 문제점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지원이 급한 기업을 위해서는 산은이 직접 회사채 매입을 요청할 있는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제도를 마련해뒀다.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회사채 등급이 A 이상이거나 코로나19 피해로 등급이 하락한 곳 중 투자등급 이상을 매입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정부는 지원 프로그램별 신청 시기와 방식을 조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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