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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치료제 새 지평 열렸다...올릭스, 'GalNAc 접합기술' 전세계 독점권 확보

기술이전 '몸값' 높이는 핵심기술..."해외 선도기업과 대등한 수준 올라서"
주가 저평가 지적 받던 요인 해소..."빅파마 기술이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 확보"
이대호 기자



올릭스가 RNA간섭 기술의 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게 됐다. '간 질환 타게팅'에 필요한 핵심기술의 '전세계 독점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에서 몸값이 더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다.

올릭스는 미국 AM케미컬(AMC)로부터 핵산 치료제를 간 조직으로 전달할 수 있는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갈낙)-접합기술'의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전세계 권리를 독점 도입하는 내용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 '유도 미사일'로 업그레이드...플랫폼 가치↑

GalNAc은 핵산치료제를 간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GalNAc은 간 세포 표면의 ASGPR 수용체와 결합하는 성질을 갖기 때문이다. 핵산치료제의 염기 말단에 GalNAc을 연결하면 핵산치료제가 간으로 투여되게 된다.


자가전달 방식과 GalNAc을 접목한 전달방식 비교 / 자료=올릭스


쉽게 말하면 GalNAc이 핵산치료제를 간으로 끌고 가는 '유도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기존 올릭스 cp-siRNA를 미사일로 비유한다면, GalNAc 접합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유도 미사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GalNAc 접합기술 확보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 돈 '조 단위'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글로벌 siRNA 기업들과 올릭스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GalNAc 확보 여부'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올릭스가 GalNAc 기술을 확보하면 플랫폼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올릭스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존 siRNA의 한계인 세포 내 전달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간 조직 전달성을 높이는 GalNAc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GalNAc-siRNA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게 되면 최근 RNAi 기술 트랜드에 맞는 플랫폼 확장성으로 기술이전에 우호적인 상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올릭스 주가 부진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GalNAc 플랫폼 기술 부재"라며, "GalNAc 플랫폼 기술 확보로 활발한 공동개발 파트너링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올릭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독자적인 간 전달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세계 선도 RNA간섭 기업들과 기술적으로 대등한 수준을 달성했다."며, "현재 논의 중인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플랫폼 기술이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 국소투여 넘어 '전신투여' 치료제로 확장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플랫폼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도 자신감의 배경이다. GalNAc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국소투여' 방식을 넘어서 '전신투여'가 가능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올릭스는 GalNAc 기술이 없어 안구와 피부 등 국소투여 방식 위주로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이번 기술 확보를 통해 '심혈관계 및 대사성 질환 치료제' 개발로 플랫폼을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기술이전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게 됐다는 평가다.

서 연구원은 "올릭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GalNAc 플랫폼 기술 부재로 siRNA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의 범위가 국소 투약으로 제한적이었으나, 기술 확보 후에는 간과 관련된 질환에 대해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며, "따라서 향후 GalNAc 플랫폼 기술 활용을 원하는 타 바이오 업체와의 공동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AMC의 핵산치료제 간 전달기술을 도입하게 된 것을 큰 기회로 여기고 있다."면서 "AMC의 갈낙-접합기술과 올릭스의 비대칭 siRNA의 접목을 통해 다양한 난치성 간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표적 치료제 개발을 크게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 단위' 기술이전 공통점 'GalNAc'..."빅파마 협상에서 우위"

GalNAc 접합기술의 '있고 없고'는 RNAi 기업 가치에 하늘과 땅 차이라는 지적이다. 적응증 개발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몸값이 높은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안구, 피부 등 국소투여 치료제보다 간 질환 등 전신투여 치료제가 훨씬 큰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RNAi 기업이 '수조원대' 기술이전에 성공한 배경에도 하나같이 GalNAc 기술이 있었다. 앨나일람(Alnylam)은 최초의 GalNAc이 결합된 기보시란(Givosiran,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치료제)으로 지난 2019년 FDA 승인을 획득한 GalNAc 플랫폼 기술의 선두주자다.

뿐만 아니라 디서나(Dicerna)는 지난 2018년 일라이릴리(EliLilly)와 5.5억달러, 2019년 로슈(Roche) 및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각각 16.7억달러, 38억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애로우헤드는 얀센(Janssen)과 HBV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O-HBV에 대해 최대 37억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최근에는 영국 사일런스 테라퓨틱스(Silence Therapeutics)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현지시간 25일 최대 20억달러 규모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RNAi 기술은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꼽힌다. RNA 기반 치료제는 호르몬·인슐린(1세대), 항체 의약품(2세대) 등에 이어 3세대 기술로 불린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미래를 위해 GalNAc-siRNA 플랫폼을 갖추려 하지만 아직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한 곳이 많다."며, "플랫폼 핵심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빅파마와 협상력에서 더 좋은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릭스는 실제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가 없던 빅파마를 상대로도 GalNAc 기술 확보를 계기로 더 적극적인 프로모션이 가능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길리어드(Gilead), 화이자(Pfizer), 머크(Merck), 애브비(AbbVie), BMS 등이 GalNAc-siRNA 개발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올릭스는 오래 전부터 GalNAc 플랫폼 활용을 준비해왔다. 간 섬유화 치료제(OLX701) 개발을 위해 약 1년 전부터 GalNAc 기술 접목을 테스트해왔다. 동물 실험에서 피하주사를 통해 간으로 약물이 전달되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M케미컬 GalNAc 접합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1년 정도 공들여 왔다."며, "계약 전부터 상당한 테스트를 진행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파마와 중요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와 GalNAc-siRNA 기술 보유사 파트너십 현황 / 자료=키움증권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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