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K-바이오 지원 신호탄…보건산업진흥원 '보스턴' 이전 착수
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 본고장 보스턴 이전 준비보스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신약 기술수출만 수조원대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국 LA지사가 보스턴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 클러스터'(바이오산업 집적지)로 꼽히는 보스턴에 새 둥지를 틀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29일 복수의 제약·바이오 및 정부 부처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재 미국 LA에 위치한 보건산업진흥원을 보스턴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연구개발(R&D)을 비롯한 해외 진출 지원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미국 보스턴 이전 계획)을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아직 이전 날짜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선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보스턴은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머크, 화이자 등 2,000여 개가 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밀집해 있으며, 하버드대학 등 세계 최고 대학을 비롯한 병원 스타트업 역시 모여있다.
특히 보스턴에 위치한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올해만 62억달러(약 7조원)에 이른다. 2년 전과 비교하면 투자금이 약 3배 성장했다. 이 곳에 위치한 해외 업체들이 거둬들인 신약 기술수출 계약 규모 역시 약 5조원(2018년 기준)에 달한다.
이처럼 보스턴이 해외 제약바이오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 받고 있는 만큼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국내 기업도 늘고 있다.
LG화학을 비롯한 유한양행, 삼양바이오팜 등이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현지에서 연구개발(R&D) 협력, 기술 이전, 합작투자법인(JV) 설립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달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국내 10개 기업이 보스턴 소재 캠브리지이노베이션센터(CIC) 공유 사무실에 입주했다.
CIC에는 ▲대웅제약 ▲동성제약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삼일제약 ▲아밀로이드솔루션 ▲일동제약 ▲종근당 ▲현대약품 ▲휴온스 등 10개사가 신규 입주를 결정했다.
이에 정부가 보건산업진흥원의 보스턴 이전을 시작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해외 시장 진출 등에 필요한 투자 역시 더 늘릴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제약·바이오 업체가 단독으로 현지 지사를 설립해 해외 진출, 기술이전 등을 준비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보스턴으로 이전하면서 각 개별회사가 직접 나서기보다 산학협력관계의 정부와 밀접한 협력을 통해 한층 더 '밀착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산업진흥원 보스턴 이전)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검토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