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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 풀리나?…'예정대로 재개' vs '금지 연장' 팽팽

정부, 오는 9월 15일까지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
금지 반대 측 "금융 후진국으로 전락…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
찬성 측 "공매도 금지 연장하고 '공정한' 제도로 손봐야"

머니투데이방송 조형근 기자root04@mtn.co.kr2020/08/13 19:34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순기능과 해외 사례를 들어 예정대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학계에서도 공매도의 시장 영향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상황. 금융당국은 업계와 학계, 투자자 등의 입장을 취합한 뒤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로 증시가 급락할 당시 변동성 축소를 위해 공매도를 6개월 간 금지한 바 있다. 당시 한국 이외에 공매도를 금지한 국가는 대만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등이다. 이 중 공매도 금지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말리이시아 3개국이다.

주제 발표를 맡은 이동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공매도 비중은 40% 이상인 데에 반해, 국내 증시의 공매도 비중은 4~5%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국내에서 공매도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이 혼재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하기 이전에 전체 국내 증시의 공매도 비중은 4.7%(코스피 6.7%)로, 미국(45.6%)과 일본(43.5%)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공매도 시장에 개인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 무차입 공매도 발생에 대한 우려 등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 "공매도 금지 연장시 자금 이탈 우려"

업계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은아 크레딧스위스증권 상무는 "국내 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외국계 투자회사 중에 공매도를 헷지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롱숏 전략 사용한 경우 전략을 활용할 수 없어 한국 시장 꺼려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한시적 공매도 조치가 장기화하면 그런 경향이 더 강화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로 인해 롱숏 전략 등을 활용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에 더해 MSCI 지수 조정으로 인한 자금 이탈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 상무는 "터키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코로나와 상관 없이 지난해 10월부터 공매도를 금지하고 대차 거래도 금지했었다"며 "MSCI가 시장 리뷰를 할 때, 터키를 한국과 똑같은 이머징 마켓(신흥국)에서 한 두 단계 강등하겠다고 경고하자 터키가 공매도 금지를 지난 7월부터 해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산출기관에서 공매도 금지를 코로나로 인한 다급한 상황이 아닌 다른 상황으로 장기화된다고 판단한다면, 마켓 구분을 다른 마켓으로 조정한다거나 이머징 마켓 안에서도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춘다든가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펀드, 연기금에서자금 유출이 일어나, 비중 줄어들게 되면 아무래도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가 시장에 주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인 근거가 없고 외국인 투자자들 중에서도 공매도로 손실을 본 경우가 있다"며 "외국인만 돈을 번다는 건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어 추가 없이 바로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장 안정·제도 개선 위해 공매도 금지 연장해야"

반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시장 안정과 제도 개선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공매도 재개에 앞서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개인이 공매도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하고, 무차입 공매도나 불공정거래 문제에 대한 징벌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공매도가 재개되면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거나, 해외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매도 전면 금지를 내년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투자자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선진국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 도입되기 전까지 전 종목 공매도 금지를 더 연장해야 한다"며 "지분 5% 보유 공시처럼 공매도에서도 실질적인 주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토론자 대부분은 공매도 규제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한국의 공매도 규제가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보다 강한 것은 외국인, 기관, 금융회사의 불법 공매도 때문"이라며 "공매도 제도 개선 이전까지는 일단 공매도 금지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중요한데, 신용융자와 공매도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대칭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일본처럼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빌릴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를 악용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관련 조사와 처벌을 더욱 강력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형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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