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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때문에?"…진단키트 업체,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는 폭락

씨젠, 매출액 9배 늘었지만 실망 매물 쏟아져
"시장 변화 반영없이 막연한 전망치 산출" 지적도

머니투데이방송 석지헌 기자cake@mtn.co.kr2020/08/14 16:36

지난 3월 12일 인천국제공항 인근 물류창고에 UAE로 수출 예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키트가 보관돼 있다.

'역대급' 실적에도 '어닝 쇼크'라는 말을 들었다. 증권사들이 한껏 높여 놓은 눈높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는 급락을 거듭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9배 늘어난 2,748억원,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1,6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급 실적이었지만 시장 눈높이에는 한참 못미쳤다. 실적 발표 이전부터 일부 증권사가 '슈팅'한 영향이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16일 씨젠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378억원'으로 내놨다. 매출액도 3,545억원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씨젠의 실제 영업이익은 이보다 41% 가량, 매출액은 29% 가량 낮았다.

실적 발표 직후 씨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가까이 하락했다. 14일에는 여기서 19% 추가 하락했다.

수젠텍도 비슷했다. 수젠텍은 지난 2분기 매출액 241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신한금융투자 전망치에 대폭 미달한 수준이다. 신금투는 수젠텍의 2분기 매출액을 1,523억원, 영업이익을 1,188억원으로 전망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신금투 전망치에는 20%에 불과했다. 수젠텍 주가는 실적 발표일인 지난 10일 이후 39% 가량 급락했다.

랩지노믹스도 마찬가지다. 랩지노믹스는 2분기 영업이익 312억원을 기록했지만, 역시 시장 전망치 절반에 그쳤다.

랩지노믹스의 2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1,300억원, 영업이익을 587억원이었다. 영업이익 기준 전망치와 두 배 가까이 차이난 것. 이 역시 신한금융투자 전망치다.

지난 12일 오전 실적을 발표한 랩지노믹스의 주가는 3일간 20% 가까이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전망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5월 말부터 글로벌 경쟁사들이 진단키트 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판매 단가가 떨어지는 등 변수가 생겼는데, 이런 시장 상황을 실적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실적 전망치를 매길 때 해당 기업의 최대 생산 가능 캐파, 단가, 출하량 등 공급적인 측면에 집중해 전망치를 예측한다"며 "초반에 잘 나갈 때가 있고 주문이 못 나갈 수도 있는데 시장의 상황과 변수들을 모두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단키트주들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너무 높게 설정돼 있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수준과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시장 의견이 이번 실적 발표 이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은 씨젠의 실적 발표 이후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이미 주가가 전년 대비 800% 가까이 오르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데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거나 치료제가 개발되면 투자 심리가 악화될 것을 우려한 판단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2분기 씨젠 영업이익을 1,349억원으로 전망하면서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씨젠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코로나 진단키트 업체 실적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치료제와 백신 개발 가능성에 따라 성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석지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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