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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공매도 금지 연장에 무게…개인 공매도 활성화 추진

"전면금지 연장이냐, 부분 해제냐…금융당국 고심"
"기울어진 운동장, 개인 공매도 활성화로 맞추겠다"

머니투데이방송 박지웅 기자2020/08/15 09:47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추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공매도 제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매도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끝나는 다음달 15일 이전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조치는 지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한 차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공매도 제도가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15일에 맞춰 발표할 것 같은데 이미 구체적인 계획은 거의 다 마련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자 지난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금지 조치가 끝나는 6개월 후엔 시장상황을 봐가며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치권 등에서도 공매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자 일단 불가피하게 연장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말 "코로나가 완전 종식된 것은 아니니 그런 부분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연장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금과 같이 전종목에 대한 금지 연장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시장상황에 따라 부분 해제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부분해제로는 시가총액 또는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으로 구분, 단계적으로 공매도 금지를 해제하는 안이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홍콩식 공매도 지정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실제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홍콩은 지난 1994년부터 시가총액이 30억홍콩달러 이상이면서 12개월 시가총액 회전율이 60% 이상인 종목 등을 공매도 가능 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특정 국가의 사례를 따라하지는 않을 것 같고, 단계별로 재개한다면 시가총액 등으로 구분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데 홍콩식과는 다른 방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외국인과 기관들의 전유물이라는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공매도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주장대로 공매도를 외국인과 기관들에도 모두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공매도의 길을 적극 열어주겠단 방침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으로,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공매도분을 상환해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증시가 과열된 경우 주가의 과열을 진정시키고 합리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발휘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과도하게 이뤄지면 주가 하락을 가속화해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거나 시세조정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고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이 하기엔 어렵고 기관과 외국인들이 주로 활용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요국 사례를 봐도 알다시피 공매도 자체를 폐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그러니 개인 공매도를 활성화 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맞춰주겠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매도는 지나치게 과열된 주가를 정상화시키는 순기능의 역할도 하고 있고 사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시장논리에 반한다"며 "무엇보다 장기투자를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기관들에 공매도를 주고 추가 수익을 얻고 있는데, 공매도가 없는 한국시장에 외인 투자자들이 들어올 유인이 없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만 공매도 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EU) 6개국은 지난 3월 우리나라처럼 공매도를 금지했으나, 지난 5월 모두 해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 시장 구조에서 개인 공매도 거래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올 수 있는 경로는 증권사에서 제공되는 신용거래대주 서비스가 유일한데, 이들이 수익성이 낮은 소액 중심의 개인들에게도 해줄 지 의문"이라며 "공매도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짚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도 개인들은 공매도 거래를 할 순 있지만 현실적으로 주식대차에 어려움이 있어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증권사가 중앙집중적인 방식으로 대주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야 규모의 경제가 나와 개인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도 공적인 성격을 가진 금융사를 선정해 집중방식으로 개인에게 대주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 2017년 거래대금 기준 공매도 비중이 무려 38.7%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5.5%에 불과하다.

한편 지난 13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엇갈린 가운데, 전반적인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해 6개월은 불가능하고 전종목에 대해 1년 연장해야 한다"며 "선진국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 감시 시스템 가동 등 두가지 제도 없이 선행한다면 주식시장 셔터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희준 한국증권학회 학회장은 "(공매도 제도는) 불공정한 게임으로 개인투자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매도 제도의 역기능 등에 대한 건 공매도의 본연적인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의 문제로 무엇보다 개인투자자 접근이 어렵다는 점과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웅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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