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장외주식시장…투자자 몰리지만 정보는 태부족

주식시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장외주식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은 그동안 큰 주목을 받아오지 못 했지만 최근 시장 개설 이후 연간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설 만큼 성장하고 있다. 세제혜택에 더해 장외주식시장에서의 상장사례가 증가하면서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은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OTC시장 연간 거래대금이 지난해 거래대금 9,90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연중 1조원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K-OTC시장은 국내 유일의 제도권 비상장주식 장외유통시장으로 거래 기업수는 총 134개이다.

지난 2014년 8월 출범 이후 연간 거래대금은 2,054억원에서 지난 2019년 기준 9,904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 1조원을 달성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지난 2018년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조원, 올해 6월 3조원을 돌파해 10월 현재 누적 3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무려 1년새 1조5,000억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이 같은 성장세의 배경으로 중소·중견기업 소액주주 대상 양도소득세 면제 및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혜택, 거래편의성(HTS나 MTS 등을 통한 매매), K-OTC시장에서의 상장사례 증가, 공모주 투자의 대안으로 비상장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 증대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기업공개(IPO)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원은 "IPO시장이 워낙 뜨거워지면서 사전적으로 상장이 머지 않은 기업들의 지분을 사전적으로 확보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장외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K-OTC시장의 올해 9월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51억원으로 지난 4년 사이 약 8배 증가했고, 지난해 40억원 대비 약 27% 증가했다.

13개사가 유가증권(4개사)·코스닥(9개사)시장으로 상장했으며, 현재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가 유가증권시장, 오상헬스케어가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 진행 중에 있다.

올해 장외주식시장엔 총 10사가 신규 거래기업으로 참여하는 등 기업 진입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외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자 금융투자협회도 지난 15일 '2020 K-OTC IR Day'를 개최해 시장 홍보에 나섰다.

남달현 금융투자협회 시장관리본부장은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업의 적정가치 평가와 이미지 제고 등 K-OTC 거래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진입 문의 역시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홍보‧마케팅 및 관계기관 협력을 통해 거래기업을 확대하고, 투자정보 확충과 제도개선노력을 병행해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장이 급성장을 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시장의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큰 변동성으로 인해 손실 가능성 역시 높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 코스피 상장 종목에 비해 장외주식시장은 투자자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부분도 투자자 입장에선 고려 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 증권사의 보고서에선 비상장주식에 대한 종목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협회가 제공하는 장외주식시장의 플랫폼은 거래 편의성을 제공하는 차원으로 플랫폼의 고유의 한계점이 있다"면서 "증권사들이 상장 유망기업에 대한 발굴을 통해 해당 종목에 대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