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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3040 영끌 집마련은 능력?…정부덕에 능력발휘한건가

강은혜 기자



"3040대 패닉바잉은 '영끌'이 아닌 '능력'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불고 있는 30,40대 패닉바잉 열풍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 자료가 눈길을 끕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0·40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매서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주택가격대비연수입 비율(PIR)이나 연체율 등을 감안했을 때 대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30·40대가 주택구매 시 주택담보대출 외 기타대출 상품의 활용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1.3~3.1%포인트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최근 몇개월새 갑자기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고 평가합니다.

이미 2017년 6·19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제한되면서 나타났다는 게 건산연의 분석입니다.

말그대로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능력껏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있다는 겁니다.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집을 사는건 불법도 아니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갑자기 왜 너나할 것없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있을까요?.

그 원인 제공은 누가했으며, 어떤 이유로 시작된 걸까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가파른 급등세, 수도권 전세대란, 문턱 높은 청약 당첨.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집을 사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 혹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30,40대가 떠밀리듯 집을 사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불씨는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 발표로 점화됐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 정책이 발표된 후 7월 주택 매매량은 14만1,419건으로 작년 동월 대비 110.0% 급증했습니다. 같은기간 다세대, 연립주택 매매량도 12년 3개월만에 처음으로 7천건을 넘겼습니다.

정부 대책이 집값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집값이 급등하자, 사람들은 아파트는 물론이고 다세대, 연립주택 등 더 오르기 전에 내집 마련을 해야한다는 불안감에 매수 행렬에 가담했고, 고스란히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영끌'이 능력이라면 이마저도 못하는 능력없는 사람들은 그저 손 놓고 '불장(시장과열)'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몇 억원의 자산이 있어야하고, 부부 합산 연간 소득이 1억원이 되든가 아니면 상속받은 자산이라도 있어야 집 살 생각이라도 할텐데 저소득자, 비정규직 등 무주택자들은 한 숨만 나올뿐입니다.

정부가 이들을 의식해 주택 구입시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금지해 '영끌' 구입에 제동을 걸었지만 제대로 효과를 낼지는 의문입니다.

신용대출 규제가 되려 전세수요 증가로 이어져 전셋값을 밀어올리고, 대출 받기 더 어려워진 사람들은 집살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어지면서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정책 실패의 결과로 패닉바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출을 이용한 집 사기를 정책으로 막는 것에만 집중하기 보단 적절한 금융지원을 통한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정부가 양극화에 불만을 가진 저소득층을 달래기 위해서 신용대출 금지 등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그걸 피해 대출 전략을 짜는 사람들도 많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질나쁜 대출로 밀어내는 상황일 수 있어 오히려 집값 안정에도 도움이 안되고, 패닉바잉도 막을 수 없는 어느 하나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산으로 가고 있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의 '영끌'은 정부 정책의 실패로 생겨난 비상식적인 집값 상승과 매수 행렬이 낳은 결과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영끌해서 집을 사고, 감당할 수있는 수준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지금의 주택매매는 '영끌'이 아닌 '능력'이라 말하는 건 누굴 위함일까 문득 궁금해집니다.

주담대에 신용대출도 받고 가족에게 도움까지 받아 탈탈 털어 집을 장만한 사람일까요? 아니면 대출 받기도 힘들고 모아둔 돈도 없어 자괴감을 느끼는 능력 없는 사람이 일까요? 그도 아니면 국토부와 국토부 출신의 건산연 원장님이 듣고 싶은 결과일까요.












강은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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