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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금융+] 산은캐피탈, 산은에 주는 배당금 축소…호실적 불구 배당성향 '뚝'

산업은행에 지급하는 배당성향 41%→16%로 큰 폭 축소
이충우 기자


산업은행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산은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큰 폭으로 줄였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부실 위험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비축하기 위한 취지로 분석된다. 자본금을 더 쌓기 위해 주주배당을 줄이면서 배당금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즉 배당성향이 41%에서 16%로 크게 축소됐다.


◆ 산은캐피탈, 순이익 껑충…투자운용부문 이익 변동성은 부담요인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1,743억원으로 66.3% 증가했다. 산은캐피탈은 호실적 주요 원인으로 영업자산 확대를 꼽았다. 산은캐피탈 총자산은 지난해 6조 6,077억원으로 재작년보다 7,229억원(12.3%) 늘었다. 산은캐피탈 주력은 기업금융이다. 산업은행과의 연계영업을 통해 기업금융 부문에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간 투자금융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보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일반대출과 부동산PF, 선박금융 등 기업금융자산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다. 신기술금융자산, 유가증권 등 투자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말 24%에서 지난해 9월말 31%로 늘었다. 기업금융자산, 일반 리스 자산 비중이 줄고 투자금융 자산 비중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넘게 급증한데는 투자금융 부문 역할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투자금융 부문에서 벤처, 바이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익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부담요인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투자운용 부문에서 우수한 투자 회수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나 경기 등 대외 상황에 특히 민감한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 신평사 진단이다. 코로나 19 여파도 이익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다. 주력인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대출 부실화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호실적 불구, 산업은행에 지급하는 배당 축소…배당성향 41%→16%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에 대비해 산은캐피탈은 산업은행에 지급하는 배당금을 축소키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은캐피탈은 최근 산업은행에 2020년 결산배당금으로 280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직전 사업연도인 2019년 결산배당금 429억원에서 큰 폭으로 줄였다.이에 배당금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2020년 결산 기준 배당성향은 16.06%다. 2019년 결산 기준 배당성향 40.93%와 비교하면 24.87%포인트 줄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 19로 인한 부실 위험에 대비하도록 금융사에 배당축소를 권고했다. 배당을 줄이고 자본금을 더 쌓는 식으로 기초체력을 비축해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라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은행과 은행계 금융지주엔 배당성향을 20% 이내 줄이도록 주문했다. 보험사에는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해 배당을 이전보다 늘리지 못하도록 했다.


캐피탈사와 카드사에는 은행이나 보험처럼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진 않았으나 산은캐피탈은 국책은행 계열사로서 당국 취지에 맞춰 이전보다 보수적 배당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여신금융전문업권에서 일부 카드사가 60%에 달하는 고배당 성향을 유지한 것과 대조된다.


금융당국이 여신금융전문업권 고배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잣대로 활용하는 배당성향 평균치는 30%다. 내년부터 캐피탈사 레버리지 비율을 10배에서 9배로 축소하기로 했는데 배당성향이 30%를 넘는 캐피탈사는 규제 고삐를 더 죄기로 했다. 레버리지 비율을 1배 추가 축소해 8배를 적용한다. 레버리지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뜻한다. 레버리지 비율 한도가 내려갈수록 영업자산 확대 여력은 떨어진다. 산은캐피탈은 당국 기준치의 절반 수준으로 배당성향을 줄인 셈이다.


카드사에도 배당성향 30% 기준치가 적용된다. 카드사는 캐피탈사와 달리 레버리지 비율 한도 규제를 풀어줬는데, 배당성향을 30% 아래로 내리는 곳엔 레버리지 비율 규제 한도를 한 배 더 상향해 8배를 적용한다. 배당성향이 30%를 넘으면 레버리지 비율 7배 한도 안에서 자산을 늘려야 한다.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사에 유동성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할 것을 주문한 점도 산은캐피탈이 배당을 줄이고 현금을 쌓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처럼 코로나 충격에 따른 유동성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전사 유동성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오는 4월부터 적용되는 모범규준은 유동성 관리를 위한 이사회와 경영진의 역할을 명시하고 조기경보지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배당성향을 축소하기 위해 배당금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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