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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소·부·장 기업 이끄는 '젊은 피'…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

-부울경 지역 기반 소부장 기업 투자 이끌어
-다양한 기업 실사 나가며 '발로 뛰는 젊은 VC'로 눈길
-일본 수출 규제·코로나19 유행 이후 소부장 기업 가치↑
이유민 기자

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

'VC 투자를 받고 싶다면 강남에 가라'는 스타트업계의 풍문에 정면으로 반하는 혁신 투자사가 등장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집중 투자를 하는 액셀러레이터 '시리즈벤처스'가 그 주인공이다. 각종 IT·플랫폼 스타트업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이 아닌, 전통적으로 제조업에 장점이 있는 부산·울산·경남에서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곽성욱 시리즈벤처스 대표를 만났다.

△2017년 시리즈벤처스 창업 이후 일본의 수출 규제(2019), 코로나19(2020)까지 스타트업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이 있었다. 여전히 소부장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가?

-시리즈벤처스가 투자한 기업은 총 14군데다. 이 중 소부장 투자 비중은 60~70% 이상된다. 코로나 이후 스타트업을 비롯한 경제 전반의 산업군이 변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이 오히려 소부장 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안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의미의 ESG 경영이 힘을 받고 있다. 이러한 ESG 경영의 베이스에는 결국 소부장 기업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환경' 분야의 경우 제조업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리즈벤처스가 베이스로 두고 있는 부울경 지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베이스인 지역이다. 이 제조업 안에서도 지역의 특성상 선박 제조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의외로 화학단지도 있고 식품 관련된 생산라인도 굉장히 많다. 말 그대로 '소부장 특화 지역'인 셈이다.

△아무래도 청년 창업자들은 소부장 분야보다는 좀 더 접근성이 높은 IT 기술 기반 창업에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소부장 피투자 기업을 컨택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기업이 적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생각보다 '숨은 진주' 같은 기업이 많다. 일본의 무역 제재 이후 중소벤처기업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차원에서 소부장 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이 많이 생겼다. 이런 정부 사업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역할로 참여하다 보면 대표님의 욕심도 많고, 기술력도 뛰어난 다양한 기업을 만날 수 있다. 정부 정책 참여 기업을 평가하다 보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정부는 숨어있는 소부장 기업을 육성하고 발굴해야 한다는 니즈가 있다. 하지만, 정부의 사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어떻게' 육성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성은 명확하지 않다. 시리즈벤처스는 정부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에서도 보다 지원의 효율성과 시너지가 극대화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소부장 기업의 투자와 회수는 IT 등 타 분야에 비해 호흡이 길다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은데?

-포트폴리오사 중 하나인 '자이언트케미칼(공업용 마그네슘 실리케이트 생산)'을 사례로 들어보자면 투자 1년 만에 회수했다. 현재 투자금의 2/3는 회수했고, 1/3은 회수 작업 중이다. 다른 분야 스타트업과 비교했을 때도 굉장히 빠른 회수다.

또 다른 포트폴리오사인 '킥더허들(건강기능식품 특화 커머스)'의 경우 회수작업을 하려다가 중단했다. 충분히 성장 포인트가 더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작년 30억 밸류를 투자한 이후 12월에 200억 밸류로 팔로우 투자를 했는데, 지금 기업가치는 그 이상이라고 판단된다. 회수가 아닌 팔로우 투자를 선택한 팀들은 대부분 6개월에서 1년 이후 다음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최근 소부장 분야에서 기업 간 M&A가 활발하게 진행돼 투자금 회수의 속도도 빨라졌다. 이런 변화는 앞서 말했던 ESG 경영의 일환과 연결 지을 수 있다. 기존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에서 ESG 경영을 위해 자체 CVC를 만들고 기업의 니즈에 맞는 소부장 기업을 투자하거나 혹은 기존 소부장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국내·외 전반으로 벤처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M&A 시장 활성화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M&A의 활성화를 무조건 소부장 기업과 연결 지을 순 없지만, 소부장 기업이 특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소부장 기업의 M&A 시장의 활성화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소부장 기업은 '현장'과 '상품'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IT 기술 쪽에 투자하는 VC와는 다르게 현장 실사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시리즈벤처스의 공동대표인 박준상 대표와 부울경 지역 전반의 업무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매주 변동이 있긴 하지만, 이번 주에만 공장 4군데를 다녀왔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로봇팀의 생산 확인을 위해 공장을 방문했다.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팀과의 미팅도 다녀보고, 수도권 VC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했다. 소부장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무조건 두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 한다.

대신에 기업이 성장하는 모습 역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넘친다. 피투자기업 자이언트케미칼의 경우 맨 처음 투자했을 때 양산에 위치한 1공장을 방문했었다. 투자 이후 엑싯을 하기 전 2공장에 방문했는데, 공장이 너무 크더라. 그때 정말 뿌듯함이 있었다. 플랫폼 기업에 투자했다면 유저 수 몇십만, 몇백만 증가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지만,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소부장 기업의 경우 성장하는 규모와 속도가 눈에 보여 뿌듯하다.

일자리 창출 부문에서도 그렇다. 소부장 분야의 특성상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인력이 필요한 구조다. 시리즈벤처스가 단순히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구인구직과 지역 생태계 활성화라는 데 이바지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올해 시리즈벤처스의 목표가 있다면?

-팁스 운영사로 선정을 목표하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팁스 운영사는 현저히 적다. 지금 시리즈벤처스의 컨셉을 유지해 소부장 분야 기업을 육성하는 팁스 운영사로 역할을 넓히고 싶다. 소부장 기업의 경우 공장 부지 마련에서부터 정말 대표님들이 인생을 걸며 시작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런 소부장 기업에 대한 관심이 보다 많아지고, 이분들이 다른 걱정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뒤에서 든든히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유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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