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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융위기, 최대 피해자는 한국?

반준환 기자

미국발 금융위기가 각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유독 국내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금리 등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규모가 작아 충격 흡수력이 떨어진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얼마 전 귀국한 A씨는 두 시장에서 벌어지는 금융 충격의 차이를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A씨는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가면서 얼바인에 주택을 마련했다. 당시 미국은 부동산 가격이 정점으로 치닫던 때라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고, 금융시장 혼란이 계속되면서 집값이 매입가격에 비해 40%가량 하락했다. '수요실종→집값하락→급매물 증가'라는 악순환이 서브프라임 이후 미국 주택시장에서 벌어졌기 때문으로, A씨는 수차례 가격을 낮춘 끝에 겨우 수요자를 찾아 집을 처분할 수 있었다.

A씨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미국에서 본 손실을 거의 복구한 것이다. A씨가 집을 구매했던 시기 환율은 900원 가량이었으나, 현재는 14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환율이 줄잡아 55% 급등했다.

여기에 국내 부동산 침체에 따른 반사이익도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미국 집을 처분한 자금으로 예전보다 아파트 평수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A씨의 지인은 "얼마 전까지 그가 미국에서 본 손실 때문에 고민을 했는데, 이제는 조금만 기다리면 손실을 넘어 이익까지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환율 뿐 아니라, 국내 자산가치 변동을 고려하면 이미 손실은 만회한 듯 하다"고 전했다.

환율 급등세가 억제되지 않는 경우 한국의 우량업체들이 헐값에 팔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톰슨 IBES의 조사에 따르면, 올 9월19일 기준 선진국 기업들의 PER은 13.6인데 반해 한국은 9.1에 불과하다. 중국(9.4)과 인도(12.8)도 한국보다 높았고, 브라질(7.1) 등 일부 신흥국만 낮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출발했는데 정작 큰 연관이 없었던 한국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주가가 본질가치 이상으로 떨어졌다면서도 매수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심리적 요인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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