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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등, 기러기 부모들의 자승자박

[외환투자 ABC]환율 예측, 신의 영역이지만 결국 사람이 영향
김윤정 아스트랄에셋 대표

다행히 막판 매도 물량 유입 덕에 3월 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9원 떨어진 1552.4원에 거래가 마감되었다. 그런데 개입 약발은 하루도 못가 4일 환율은 1578원까지 다시 뛰었다. 정부는 또 개입을 할 것인가. 한다면 언제까지.
 
 2주 전 필자가 칼럼을 쓸 때만 해도 147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변동하는 환율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이 새삼 피부로 와닿았다. 환율은 참 많은 사람들한테 애물단지인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떻게 변할지 또 어떠한 요소들이 환율 변동에 영향을 줄지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원/달러 환율과 상호 작용하면서 환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언급하자면, 동유럽 국가들의 금융 불안, 3월 중 만기인 약 106억 달러 규모의 대외 부채, 급격한 상승을 저지하려는 당국의 개입,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위력, '바이 코리아'(Buy Korea)하다가 '바이 코리아'(Bye Korea)하는 외국인투자자들 심경의 변화, 국내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하락 추세, 시중 외화 부족 등 많고 많은 복잡한 요소들이 있다.

이렇듯 환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미시적인 경제의 움직임부터 시작해서 거시적인 정책의 변화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환율과 영향을 주고 받는 메커니즘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전문가들 또한 환율 변동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환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차치하고라도, 앞서 언급한 환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많고도 복잡한 요소들을 단순화시켜 생각해 본다면, 누구나 알고 있듯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원화에 대비한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시장의 원리인,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만을 놓고 생각해 보면 결국 원화를 달러로 맞바꾸고자 하는 수요가 많을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낮아진다.

변동의 원인은 이처럼 일단은 종합하여 단순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 입장에서는 결과를 마냥 단순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다. 가장 흔한 예를 들자면, 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의 경우 올랐다 내렸다가, 다시 오르다가 또 내릴지 말지 알 수 없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을 지켜보며 불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할 것이다.

"환율이 올라서 자녀들 뒷바라지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보면 이 분들이 줄기차게 자녀들을 미국에 유학 보낸 것도 환율이 오른 데 일조했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1월 기준으로 미국 내 유학생 중 한국인 유학생 수가 가장 많으며, 한국인 유학생 수는 대략 10만 명 이상이라고 하니, 학생 한 명당 소요되는 학비 및 생활비를 고려한다면 이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자승자박인 셈이다. 필자의 막내 동생도 미국 유학 중이기 때문에 여기서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 참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조기 유학은 보내지 않을 생각이다. 확실히 영어를 잘하면 국내에서 대접받고 유리한 점이 많지만, 필자는 내 자식이 영어 몰입 교육에 빠져 '한국어는 제대로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 않다. 물론 둘 다 잘 하려고 노력하면 부모 된 입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만, 자칫하면 환경의 영향에 의해 '영어만 잘하는 바보'가 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지는 않다.

미국 유학생이 많아진 것부터 시작해서 동유럽 국가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는 것까지 환율 변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종류도 많고 복잡한 관계에 있는 것들도 많다. 단순화 시키려면 이유는 단순화 시킬 수 있지만, 변동을 예측을 하자면 영향을 주는 모든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에 환율의 변동을 예측하기란 참 어려운 면이 많다고도 할 수 있다.

환율의 변동을 예측하기 어려우면 굳이 예측을 하려고 애를 쓰는 것 보다는 우선 현상 파악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의 환율 변동 상황을 본인에게 유리하게끔 적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환율 상승 추세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면도 많지만, 이러한 현 상황 때문에 환차익을 얻는 사람들도 있고 때 아닌 호황을 누리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이렇듯 최근의 급격한 환율 상승 및 변동도 어떻게 적용시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환율의 변동을 100% 예측하기란 어려운 것이지만 현재의 상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이해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또한 여러 요소들의 상호 작용 과정을 분석하면서 환율이 어떠한 추세로 변화해 가는지를 지켜보면, 각자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것도 차츰 가능해 지리라 생각한다.

'신의 영역'인 환율이 2주 후에는 또 어떻게 변화해 있을지 궁금하다. 정말 환율이 신의 영역이라면 사람이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변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다.
김윤정(faithmyth@gmail.com) 아스트랄에셋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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