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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행장 "시중은행들 하는 건 다 하겠다"

MTN감성인터뷰 [더리더] 윤용로 IBK기업은행장

머니투데이방송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정리= 홍혜영 기자2010/07/06 09:05

- 30년 공직생활 금융정책 다루다 국책銀 취임 2년 반
-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고객을 졸도시키자"
- 민간은행 파격적 영업문화 도입 새바람 일으켜
- 메가뱅크? 글로벌 경쟁력 갖춘 인재육성이 우선
- 트위터 직접 개설... 팔로워 500명 달해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 아니라 특수한 시중은행입니다. 중소기업에 대출해 줄 재원을 일반 개인고객에게서 유치하기 위해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금융정책을 다루다 국책은행의 수장으로 취임한 지 2년 반이 된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의 ‘시중은행론’을 강하게 역설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기상천외’ ‘고객졸도’ ‘진검승부’ 같은 민간은행이 도입할 법한 영업문화도 과감하게 도입해 시중은행과 치열한 예금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은행권 화두인 '메가뱅크론'에 대해 윤 행장은 "글로벌 은행들과 맞설 만한 큰 은행이 필요한 건 맞지만 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름다운 리더와 함께 하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더 리더’는 윤 행장을 지난 30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만나 기업은행의 미래 청사진과 그의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 다음은 윤용로 행장과 일문일답.

▷ 최남수 본부장 = 취임한 지 2년 반이 된 소감은?

▶ 윤용로 행장 = 2007년 말에 부임했는데 2008년 초부터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2008년 상반기에 고생하다가 하반기엔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다. 최악은 지났다고 하지만 아직도 위기가 진행 중인데, 지난 2년 반은 금융위기 속에서 지낸 것 같다.

▷ 최 본부장 = 기업은행은 이름 그대로 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은행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개인 고객은 어느 정도인가?

▶ 윤 행장 = 학생이나 주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해보면 기업은행을 '중소기업 사장님들만 거래하는 은행'으로 아는 사람이 반이 넘는다.
실제로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의 80%인데 80%중 30%만 중소기업으로부터 조달한다. 나머지 50%는 가계나 공공기관에서 끌어와야 한다는 얘기다.
"왜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이나 열심히 하지, 왜 개인금융까지 하려고 하느냐"고들 하는데 중소기업 대출을 잘 하기 위해서라도 개인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
또 법적으론 중기 대출을 70% 정도만 하면 되는데 80%는 비중이 너무 높다. 또다시 금융위기가 온다면 기업은행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 최 본부장 = 개인 금융을 하는 데 국책은행이면서도 민간 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윤 행장 = 장점이자 단점이다. 국책은행이란 안정성 때문에 2008년 가을 금융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을 하는데 있어선 여러 가지 정부의 규제를 더 많이 받는다. 감사원 감사 국정 감사 공공기관 평가 등 규제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똑같이 경쟁하긴 어렵다.

국책은행 가운데 시중은행과 영업현장에서 바로 부딪치는 데는 기업은행 뿐이다. 그래서 대내외적으로 '국책은행이 아닌 특별한 시중은행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한다. 시중은행이지만 중소기업 금융의 강점을 가진 은행이란 뜻이다.

영업을 하는 데 있어서 제약을 조금씩 풀어 공정 경쟁 여건이 마련되면 기업은행이 생산성이나 다른 면에서 시중은행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 최 본부장 = 금융위기 때 중소기업에 많은 지원을 한 탓에 부실률이 높아지지는 않았는지?

▶ 윤 행장 =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반대로 위기일수록 중소기업 대출을 더 늘려야 하는 입장이다. 2008년 위기 이후 대출을 늘린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건 그 뒤 1년 반이나 2년 후 부실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대출심사를 정교하게 해도 부실이 확대되는 건 당연하다. 위기 때 대출을 안 하는 건 국책은행으로서 직무유기다. 특히 IMF 위기 때 경쟁력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하는 걸 목격했다. 그 때는 국제통화기금, IMF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재작년, 작년 위기 때 물에 빠진 기업들을 건지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전제조건은 경쟁력 있는 기업만을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 9월부터 이미 구조조정을 시작해 기업은행에서 20억 원 이상 대출을 받은 300여 개 기업을 분류해 이 중 90개 기업이 구조조정됐다.

40개 기업이 퇴출, 50개 기업이 워크아웃 등급을 받았다. 올해에는 600개 기업을 선정해 기업개선 센터를 중심으로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600개 기업이면 연간 매일 2개 기업의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하는 셈이다.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구조조정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이다.

▷ 최 본부장 = 우리나라 시중은행들의 영업 방식이나 자산 구성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 기업은행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 윤 행장 = 휠라(FILA) 코리아의 사장을 만나 경영 노하우를 물어보니 "나이키가 하는 것은 다한다. 나이키가 안 하는 것은 안 한다"고 간단명료하게 답하더라.

이 말을 빌리자면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이 하는 것은 다 한다. 시중은행이 안하는 것은 더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하고 남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안 할 때 우린 더 하겠다는 거다.

은행이 뭘 먹고 살 거냐고 한다면 결국 '고객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도 하고 스마트폰 뱅킹을 시작하는 것도 고객이 하면 다 따라가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중에 돌아오더라고 안 가고 있을 순 없다. 고객이 있는 곳까지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따라가서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된다는 게 우리의 신념이다.

▷ 최 본부장 = 증권 운용 등 은행 외 사업을 키워왔고 또 퇴직연금 전문 보험회사를 세울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윤 행장 = 다음 달 보험사를 설립한다.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는 우리의 취약 사업 부문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미래 은행은 자산운용, 퇴직연금 보험 그리고 개인의 자산 관리를 위한 증권업 서비스를 먹고 살아야 한다. 은행은 판매채널로의 역할일 뿐, 제품을 만드는 자산운용사나 증권, 보험사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은행은 많이 늦은 편이다.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가 돼야만 계열사 간 고객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지주회사로 간다고 하면 "외형을 늘리는 것이 아니냐"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런 점 때문에 지주사로 안갈 수 없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기업은행은 점포수가 적기 때문에 고객 정보 교환이 필수적이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하는데 다음 달 초 보험사가 설립되고 나면 내년 쯤 이 같은(지주사 전환) 움직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최 본부장 = 청년 실업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데 일자리 창출 활동과 성과는 어떤가?

▶ 윤 행장 = 중소기업 사장님들을 만나보면 가장 어려운 게 '돈하고 사람'이라고 한다. 돈은 은행이 대출해 주지만 사람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해서 만든 게 산학 연결 프로그램이다.

예전엔 은행이 기업과 대학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방식이었는데 규모가 너무 적었다. 그래서 지난해 2월 만든 게 '잡월드'(www.ibkjob.co.kr)다.

중소기업에 취업을 하고 싶은 젊은이들이 많아도 기업들을 일일이 파악하긴 어렵다. 이런 청년들을 위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었다. 현재 5만 개 기업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결혼 정보업체에서 서로 연결시키듯이 10가지 항목 정도를 입력을 시키면 기업과 구직자가 각각 원하는 조건이 맞는 경우가 나온다. 잡월드를 통해 지금까지 1만9000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하루에 60~70명 정도가 취업한 셈이다. 이번 달 말까지 2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 최 본부장 =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은행 대형화, 메가뱅크론에 대한 생각은?

▶ 윤 행장 = 과연 우리나라에 가장 최적의 은행구조가 뭐냐. 은행은 과연 몇 개가 있는 게 맞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할 메가뱅크도 한 두 개 있어야 하고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뛰는 중간급 은행도 있어야 한다. 또 국내에 집중하면서 지방은행을 아우를 조금 큰 은행도 있어야 적절한 생태계 구조가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론 큰 은행이 필요하다'는 건 맞다. 하지만 은행 두 개를 합친다고 메가뱅크가 되진 않는다. 국제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은행업이라는 건 결국 사람과 IT인데 우리는 IT는 1등이지만 사람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이라도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해외에 보내 공부를 시켜 국내은행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최 본부장 =트위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활용하시는지?

▶ 윤 행장 =차타고 움직일 때나 이동할 때나 저녁때 한다. 옛날에 책을 한번 직접 쳐서 쓴 적이 있어서 엄지족까지는 안 돼도 빠르게 문자를 칠 수 있다. 팔로워는 500명 이상이 된다. 처음에는 시간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으니까 사회의 추세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알게 됐다.

☞ 우리사회 아름다운 리더들의 인생철학과 숨겨진 진면목을 만나는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는 매주 월요일 오후 7시30분 케이블 TV와 스카이 라이프(516번), DMB(uMTN)를 통해 방송되고, 온라인 MTN 홈페이지(mtn.co.kr)에서도 동시에 볼 수 있습니다. 본방송 이후 [더리더]의 풀동영상은 MTN 홈페이지에서 VOD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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