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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환율의 추세적 하락,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외환시장의 리스크 선호와 주식시장의 리스크 회피의 충돌]

국제금융시장의 관심 속에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밤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대로 25bp 인상했다. 트리세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한 바가 없다고 언급함에 따라 유로/달러는 1.4242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위험이 대체로 균형 잡힌 상태이며 시중금리는 경제 성장을 돕기에 아직 낮은 수준'이라는 트리셰의 발언에 주목하면서 유로/달러는 1.4309달러까지 반등했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 상품통화인 호주달러는 호주 고용지표의 호조를 배경으로 1.0506달러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외환시장에서 위험통화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리비아와 중동 정정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 달러를 상회하며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의 지진까지 발생하면서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뉴욕의 3대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다우지수는 17포인트 하락으로 마감했다.

결국 외환시장의 리스크 선호와 주식시장의 리스크 회피가 서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 셈이 되었으며 원화의 경우는 두 재료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 가운데 강 보합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조정 시에 호주달러 역시 조정을 받았으나 어제 서울 시장 종가 대비 강보합세로 마감한 점이 원화의 강 보합세마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뉴욕역외선물 1개월물은 어제 서울 시장 종가 대비 95전이 하락한 수준인 1089원5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원 단기전망]

환율의 상승요인과 하락요인이 서로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중동 지역의 불안감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일본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면서 시장이 그 동안 극복해 왔다고 생각했던 악재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점은 환율의 상승 요인이다. 중동지역의 불안은 국제유가의 상승과 이에 따른 글로벌 증시의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증시 동향에 민감한 상품통화와 이머징 통화들에게 악재가 될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이 추가 긴축에 대해서 중립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은 환율의 상승세를 제한하는 재료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로화는 약세를 보일 때보다는 강세를 보일 때 원화와의 상관성이 더 높은 경향을 보여왔다. 트리셰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것은 유로화 강세에 대한 부담을 느낀 나머지 매파적 발언의 수위를 조절한 것일 뿐 온전히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볼 수는 없다. 유가 상승 여부에 따라 추가 긴축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유로화와 원화의 동반 강세의 분위기는 여전히 훼손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원화와 상관성이 높은 호주달러의 추가 강세가 예상되고 있는 점은 달러/원 환율에 지속적인 하락압력을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90원대에서는 수출업체의 네고 출회가 활발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시 1090원대 안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1080원대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며 코스피 움직임에 따라서 장중 등락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추세적 하락, 언제까지 지속될 까?]

* 연저점 1020원까지 전망치 등장
환율이 1100원을 하향돌파 한 이후 시장의 모든 전망은 하락세에 집중되어 있다. 1100원을 하향돌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엔캐리 트레이드의 활성화와 유로화 및 호주달러의 강세 지속 등이 환율 하락을 이끄는 대외변수라 할 수 있고 대내적으로는 당국의 개입 방어선이 하향 조정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중 저점으로는 1050원선에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며 삼성 경제연구소의 경우 1020원까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주요 반등 리스크

1. 중동 지역 정정 불안
그러나 현재 다시 부각되고 있는 악재와 향후 미국의 통화 정책의 변경 가능성을 고려할 때 과연 환율의 하락세가 언제,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 해 볼 수 없는 시점이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악재는 일본의 지진과 중동의 정정 불안이다. 이 가운데 일본의 지진은 자연재해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엔화가 다소 강세를 보이긴 했으나 G7의 공조개입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에서는 엔/원 환율이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동의 불안감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키우는 요소 중의 하나다. 이 지역의 정정불안이 시장의 기대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국제유가를 상승세로 유도하며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기구와 미국의 재고량을 근거로 해서 국제유가의 급등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중동의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WTI 기준으로 배럴당 120달러가 넘어간다면 환율이 설사 급등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하락기조는 크게 위축될 것이다.

2. 미 연준의 통화 정책 변경과 시장의 반응
중동 지역의 불안과 함께 달러/원의 하락세를 제한할 요소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가능성이다. 유로화 약세 요인에 따른 글로벌 달러의 강세는 유로/원의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달러/원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미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미 통화 정책의 변경과 이를 반영한 달러화 강세는 상품통화들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글로벌 달러와 달러/원의 상관성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1) 4월 FOMC의 매파적 성명서 가능성
통화 정책 변경과 관련한 가장 가까운 변수는 4월 하순으로 예정된 미 FOMC에서 매파적 성명서가 나올 가능성이다. 양적 완화는 6월까지 진행되며 저금리 기조는 금년 말까지 유지되겠지만 3월 월간고용지표의 호조와 지난 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의 예상치 대비 감소는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과 더불어 매파적 성향 위원들의 목소리를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1130원대에서 매도포지션을 잡았던 세력들의 차익실현 매수를 유도할 수 있으며 환차익을 기대하고 국내 증시에 들어왔던 외국 자금이 빠져나갈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 양적완화 종료 이후의 시장
통화 정책의 변화와 관련한 두 번째 변수는 6월 말 양적완화가 종료된 이후 국내외 증시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양적완화의 종료 이후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미 경제의 자생능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른 주식, 채권, 상품 시장의 조정은 달러화의 주요통화 대비 강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3) 미 금리 인상 가능성
세 번째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지난 밤 제프리 랙커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채는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고자 연말께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랙커 총재는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만큼 그의 발언의 강도를 과소평가 할 수 없다. 금년 말에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시장의 기대가 모아진다면 최소한 3~4개월 전부터 이를 선반영한 달러 매수가 등장할 수 있으며 이는 올 4분기에 달러/원 하락이 여의치 않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달 하순부터 3분기 및 4분기에 이르기 까지 달러강세의 리스크가 산재해 있는 만큼 4월 중순까지의 달러/원 환율 저점이 연중 저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달러 강세에 따라 진행될 엔캐리 트레이드나 유로캐리트레이드가 달러/원에 하락압력을 지속하고 증시의 조정이나 상품통화의 약세는 반대로 상승압력을 넣는 형태를 보이면서 시장이 흘러갈 공산이 있다.

[해외 기관의 보고서, 얼마나 신뢰할 만 한가? ]
오늘 아침 로이터는 글로벌 환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지난 밤 달러/원의 추가 하락 전망을 담고 있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한 딜러의 말을 인용해 "금리는 올리고 당국이 환율은 결국 천천히 1050원까지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 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보고서의 환율 하락 근거에 대해서는 큰 신뢰를 보내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먼저 달러/원이 국내 금리 보다는 해외중앙은행의 금리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것은 대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경험적으로 인지하는 내용일 것이다. 또한 환율의 하락속도를 조절함에 있어서 당국의 역할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환율이 하락하는 본질적인 요인이 국제금융 시장에서의 리스크 선호도의 증가이지 당국의 하락용인이라고 볼 수는 없는 만큼 그 근거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 언급한 여러 변수의 불확실성을 고려했을 때 달러/원의 연중 저점 예상치와 하락세 지속기간에 대해 보다 유연한 사고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https://twitter.com/FXJung)


오늘의 예상 range: 1082원과 1090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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