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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외채 주범 김치본드 투자 막는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2011/07/19 16:13

국내에서 발행된 외화표시채권, 일명 김치본드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가 제한된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표시 채권 발행도 제한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김치본드를 국내에서 원화를 조달하는 용도로 발행한 경우가 잦았다.

한국은행은 19일 '외국환거래업무 취급세칙'을 개정, 국내에서 원화 조달 용도로 발행된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금융기관의 투자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오는 25일부터 시행되는 이 조치는 외국환은행과 투자매매업자, 보험사업자, 신탁업자 등 외국환업무를 보는 모든 금융기관(외국환업무취급기관)이 적용대상이다.

앞으로 이들 기관은 외화표시채권에 투자하려면 '증권신고서' 등에서 원화교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원화 환전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에는 투자할 수 없다. 또 이런 용도로 발행자금이 사용된 경우 해당 채권을 지체 없이 매각해야 한다.

한은은 다만 시행일 이전 투자분에 대해서는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보유를 인정키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예외도 적용되지 않는다. 한은 조사결과 중소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금융기관 투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김치본드 투자 왜 막나=외화표시채권은 외국기업이나 외국인 등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이는 흔히 김치본드라 불려왔는데, 최근 들어 비거주자가 아닌 국내 기업, 즉 거주자가 이를 발행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 '외화대출 용도제한 강화조치'를 시행해 기업들이 국내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외화를 대출받지 못하도록 했다. 급격한 자금유출입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기업들은 이 조치를 피해 외화표시 채권을 자금 조달의 우회통로로 이용했다. 달러 조달 금리인 리보 금리가 0%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 원화 조달보다 비용이 훨씬 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149억7000만 달러였던 외화채권 발행 잔액이 지난 4월 178억4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단기 차입 규모도 지난 1분기 123만5000억 달러 증가하는 등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외은지점 등이 이 채권을 인수하기 위해 외화를 빌려오는 과정에서 단기 외채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외채는 만기가 짧아 금융시장 불안 시 급격히 국내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또 이렇게 국내에 유입된 외화는 원화로 환전되면서 환율 변동성(환율 하락 요인)을 높이게 된다. 그만큼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되는 셈이다.

한은은 국내기업 김치본드 발행자금의 70%가 원화로 전환됐으며 겉보기는 공모이지만 사실상 사모 형태로 발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까지도 큰 변화가 없던 단기외채가 올 상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며 "우회거래의 틈이 보인 데다 내외금리차 확대로 기업들의 조달 비용이 줄어 외화표시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원화 발행' 유도=이번 외화표시채권 투자 규제는 사실상 채권 발행시장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채권을 발행하는 국내 기업을 직접 규제할 수 없는 만큼, 이를 인수하는 금융기관을 통해 우회적으로 이를 억제하려 한 셈이다.

이미 외화표시채권은 지난 4월 정부가 이에 대해 경고를 보내며 발행이 주춤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원화절상속도 조절이 목적"이라며 "채권 투자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이 다 아는 내용이란 점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싸게 자금을 조달할 방법 하나가 없어진 것이라 또 다른 '편법조달'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화표시채권 발행시장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도 "금융기관 투자에 대한 규제이지만 결과적으로 발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원화 자금 용도로 국내에서 대출을 받거나 채권을 발행할 경우 원화로 하라는 것이 정책목표"라며 "원화 용도로 발행되는 외화표시 채권에 대해 규제하는 것이지 외화표시 채권 전반에 대한 규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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