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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SD, 유럽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

권순우


저축은행 사태, 우리금융 민영화 등 발등에 떨어진 불도 채 꺼지지 않은 상황.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그런데 가계부채 대책, 외화유동성 점검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은행 빚을 많이 진 사람들 대부분이 잠을 잘 자는 듯 보이는데, 빚이 거의 없을 것 같은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잠이 안온다”며 불안감을 숨기지 않습니다.

취임 7개월이 지난 요즘도 김 위원장은 이따금 금융위 집무실에서 밤잠을 설치곤 한답니다.

최근 이런저런 현장에서 만나 들은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의 불안감은 유럽에서 밀려올 경제위기가 그 원인입니다. 김 위원장은 “EU 체제는 평시에는 효과적이지만 비상시에는 작동을 안한다”며 “태동 자체가 미스테리한 체제”라고 말했습니다. 또 일시적인 유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부채 총량의 문제이기 때문에 “채무를 유예해주는 현재의 방식은 위기를 뒤로 미룰 뿐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결국 유로존의 문제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위기 국면으로 간다면 그 파도는 우리 경제에도 미칠 수 밖에 없고, 이때의 충격은 8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통해 매우 강력하고 빠르게 전파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런 생각은 그가 주도한 가계부채 대책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 많긴 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이야기했지만 '마이 웨이'를 강행한 겁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가계부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고 대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유럽발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버틸 수 있는 안전망을 미리 확보해둔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이같은 선제적 대응은 97년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외화자금 과장으로 국고를 지켜본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환율은 2050원, 금리는 30%까지 치솟아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들이 나라 살림을 잘 해서가 아니라 환율과 금리를 통해 경제 위기의 고통을 국민들이 분담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합니다. 그같은 고통의 재발만은 반드시 막아야한다는 소신이 생겨난 체험이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은 후에도 가계는 계속 빚을 늘리고 있습니다.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 대출자들의 볼멘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올려야 하는 금융권도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경제위기가 왔을 때 빚이 많으면 순식간에 파멸로 갈 수 있습니다. 유비무환의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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