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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 유로존, 향후 시나리오는?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 유로존, 향후 시나리오는?

환율이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난 2일 이후 유럽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환율은 어제까지 하루 단위로 등락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마침내 오늘 연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최근의 거래 범위 상단이었던 1133원을 돌파했고 장중에는 1148원40전까지 상승했다.

오늘 환율이 상승한 주 요인은 1차적으로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유럽중앙은행에 대해서 시장이 크게 실망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밤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25bp 인하했고 은행권에 대출기간을 늘리는 것과 담보규정을 완화하는 등의 여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정작 시장이 기대하고 있던 대규모 국채 매수에 대해서는 불가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시장에서는 리스크 회피 심리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유럽과 미국 증시가 2% 전후한 낙폭을 기록했고 이탈리아 증시의 경우 4% 이상 급락하는 가운데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수익률의 경우는 6% 중반대에서부터 7%에 가까운 수준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율 상승의 2차 요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다. 유럽연합 외교관계자들이 27개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약 변경 합의에 실패했고 유로안정화 기금에 은행 라이선스를 부여하는데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호주달러가 1.02달러 대에서 1.00 달러대로 급락했고 원화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드라기 총재, 입장을 후퇴한 것인가? >
지난 밤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에 대해서 시장은 상당히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것은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지난 주 연설에서 유럽정상들이 회원국에 대한 재정통제를 강화하는 협약을 채택할 경우 국채매수 프로그램을 강화할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강력한 시사'였지 구체적으로 언급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 주 연설에서 ECB총재는 유럽정상들이 회원국에 대한 재정통제를 강화하는 협약을 채택할 경우, '추가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밝혔는데 당시 시장에서는 이 추가조치가 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적극적인 국채 매입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시장이 가장 원하는 해결책인 적극적인 국채매입 쪽으로 추정이 기울어지면서 드라기 총재가 마치 적극적인 국채 매수를 약속이나 한 것처럼 와전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사람이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줄 때, 저 사람도 혹시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오해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대개의 경우 그 웃음이 특별한 의미를 담기보다는 의례적인 인사에 불과한 경우가 많은 것처럼 지난 주의 드라기 총재의 발언 역시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에 불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상황은 유럽중앙은행 총재와 시장 간의 불확실한 의사 소통이 빚은 결과라고 판단된다.

<유럽연합이 27개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약 합의는 왜 실패했나? >
재정위기는 유로존에서 발생했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유럽연합 조약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유로존 이외의 국가들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영국이 이번 합의에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었는데 영국총리는 독일과 프랑스에게 이번 협약 내용의 일부를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즉 영국이 세계 금융 산업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금융규제법안이 영국에게는 미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프랑스와 독일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었고 결국 27개국 전체가 참여하는 유럽연합조약이 아닌 17개국만의 별도의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전망: 유럽정상회담 결과와 달러/원>
유로존 17개국 사이에 재정통제 강화 협약에 대한 합의 여부가 아직 남아있다. 영구적인 유로 안정화 기금에 5천억 유로의 상한선을 두는 데에도 합의를 한 상황이다. 또한 유럽정상들은 IMF에 2000억원 유로 규모의 대출을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비록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유럽정상들이 빈손으로 되돌아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상의 내용들이 최종합의에 이른다면 유로존은 시장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며 달러/원의 추가 상승 역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한다면?
27개국의 합의가 불발된 상황에서 유럽정상회담이 오늘 저녁에 마무리되면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뒤따를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만약 회담 이후에 S&P가 그토록 벼르고 있던 유로존의 신용등급 강등,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신용등급 강등이 진행된다면 시장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드라기 총재의 입장표명으로 유럽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에 대한 기대감마저 갖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로존 각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리스크 선호도의 회복을 더욱 힘겹게 할 것이다. 앞으로 S&P가 유로존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경우에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등급을 강등할 경우에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이 나라들이 보증을 서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여기서 발행되는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정도이다.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물론 시장에 어느 정도 혼란을 줄 것이다. 특히 독일의 신용등급 강등은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상징하면서 이에 대한 심리적인 충격이 위험자산과 위험통화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용등급 강등재료는 디폴트 우려보다는 그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향성보다는 변동성 재료로 작용하면서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커지던 지난 9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장 반응이 예상된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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