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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쉬는데 재래시장도 '텅텅', 왜?

[머니위크]규제보다 기존 대책 실효성 높이는 게 급선무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이정흔 기자2012/06/13 10:57

"일부 언론의 '대형마트 밤 9시까지만 영업' 보도는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민주통합당 당론으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역 사정에 따라 필요한 경우 밤 9시 이후에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한 것입니다."
 ┕> 전통시장에 가보셨는지…. 강제 휴무 후 다음날 마트의 모습은 보셨는지, 마트 휴무 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셨는지, 매번 규제만 만들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지…. (서민님)
 
지난달 민주통합당에서 발의한 유통법 개정안으로 '대형마트 규제'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규제의 실효성을 개탄하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만만치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형마트 의무휴일제와 같은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래시장은 텅텅 비어있는 것이 현실. 무늬만 비슷한 규제책을 늘리기에 앞서 기존 대책부터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따끔한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사진_뉴스1 한재호 기자
 
◆매출 상승에도 시장 상인은 한숨

지난 5월 중순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이후 인근 중소매업체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SSM 주변 중소매업체 459개, 전통시장 내 점포 141개를 대상으로 5월13일 의무휴업이 실시된 가게들의 평균 매출을 조사한 결과다. 의무휴업을 실시하지 않았던 5월6일과 비교해 매출은 7.3%, 고객은 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골목상권 상인들은 규제로 인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취재 중 만난 재래시장의 상인들은 하나같이 "장사 안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고개를 젓는다.

경기도의 한 재래시장 상인회장은 "주말에는 우리도 쉬는데 그날 나와서 가게 문을 열라고 하니 상인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며 "상인들은 어차피 가게 문을 열어 봤자 온라인 마켓이나 백화점으로 고객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그렇다면 시장경영진흥원의 조사 결과와는 판이하게 다른 재래시장 상인들의 한숨은 왜 그런 것일까.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대형마트 인근 시장을 조사할 때 매출이 늘었다고 하는 곳은 깜짝 세일처럼 자체 행사를 진행한 곳이 많았다"며 "이 같은 이벤트를 진행한 곳과 아닌 곳에서 효과가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1500여개가 넘는 전국 재래시장 중 400여개 점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따른 온도차를 반영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진_뉴스1 한재호 기자

◆대형마트, 꼼수마케팅으로 '맞불'

여기에 최근 의무휴일제 시작과 동시에 대형마트들이 반격에 나선 것도 재래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의무휴일제 시작으로 인해 대형마트 측에서 밝힌 매출 감소율은 10% 정도. 대형마트는 이를 보전하기 위한 '꼼수' 마케팅을 펴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들은 매장 내부에 '주말 강제 휴점은 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합니다' 등의 안내 벽보를 붙여놓고 본격적인 네거티브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의무휴업 전날 특별세일 등과 더불어 자치구마다 의무휴업이 시작되는 일시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시간차 타깃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줄어든 매장 영업일수만큼 이를 보전하기 위한 온라인마켓 강화가 눈에 띈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자사의 온라인쇼핑몰을 리뉴얼한데 이어, 최근에는 홈플러스도 온라인쇼핑몰을 새단장해 선보였다. 오프라인 점포에서 상품을 직접 골라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던 상품을 온라인에서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등산·캠핑 전문매장을 온라인에 오픈했고, 롯데마트는 가전전문몰 '디지털 파크몰'과 완구전문몰 '토이파크몰' 등 온라인 전문몰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패션기업 트라이씨클과 제휴를 통해 패션품목 수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마트의 마케팅을 제재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중소기업청이나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기업의 영업적 판단에 따른 마케팅일 뿐"이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대기업의 활동이 재래시장 활성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임에도 대기업과 관련한 언급은 함구령이 떨어졌다고 밝힌 곳도 있었다.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대형마트 영업규제 취지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인 건 맞지만 대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을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도 없고 규제할 수도 없다"며 "다만 대기업들이 상생 차원에서 지금과 같은 마케팅 활동은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원책에도 현장 반응은 '미지근'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규제책이 재래시장 활성화에 촉매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더 많은 규제책은 무용지물이다"며 "재래시장이 대형마트와 다른 매력의 유통 매체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늘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로 대형마트 의무휴일제의 시작과 함께 정부기관들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을까.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전략에 대응해 별도의 재래시장 지원 정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기존부터 진행하고 있던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경영진흥원 등의 정부기관은 '상인 교육'과 '온누리 상품권' 등의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장경영진흥원 측에 따르면 온누리 상품권은 판매 성과가 두드러져 1~5월 판매액이 지난해 동기간보다 102% 늘어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오히려 상품권을 사용하면 환전하는데도 불편하기 때문에 내키지 않는다"며 "상품권을 들고 찾아오는 손님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상인 교육에 대해서도 그는 "상인회에서 상인들에게 참가를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참가한 상인들은 많지 않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시장경영진흥원 관계자는 "아직은 초창기다"며 "점차적으로 시장 상인들의 계몽 교육 등을 통해 규제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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