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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칼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께

최남수 보도본부장

한국 게임업계의 ‘아이콘’, 벤처 역사의 산 증인, 가난을 딛고 일어선 IT 성공 신화의 주인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님을 표현하자면 수식어가 부족할 정돕니다. ‘병아리’ 게임업계를 주요 산업으로 발돋움시키고 해외시장의 안마당까지 진출시킨 점 등 한국 경제에 가져다준 선물꾸러미 또한 당연히 찬사의 대상이 돼야하지요.

최근에는 ‘깜짝’ 발표를 하셨지요.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넥슨에 넘기고 무려 8,045 억원의 돈을 거머쥐셨습니다. 지금 세간의 관심은 김대표님께서 이 돈으로 어떤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벌일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다양한 추측의 시선들이 한 가지를 놓치고 있고 김 대표님께서도 행여 그 점을 간과하고 계시지 않을 까 싶어 한 마디 드리려고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이 8천억 원의 거금은 밤잠 못 이루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군 성과에 대한 시장의 대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 산업 성장의 뒤안길에는 어두운 그늘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또 그 얘기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게임에 중독된 수 많은 청소년들과 이들 부모들의 탄식을 발판으로 게임산업은 돈벌이를 하고 성장을 해 온 측면도 있습니다. 정보화 진흥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게임 중독에 빠진 청소년은 모두 87만 7천명. 전체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꼴로 게임의 덫에 빠져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전체 사회손실은 최대 5조 원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와 있습니다. 김대표님께서 거둬들인 돈의 6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김대표님께서 리지니를 개발해 수익모델로 활용한 게 PC방이지요.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독식하던 PC방에 리지니를 확산시키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하셨지요. 혹시 PC방에는 자주 들려보시는지요? 어떤 일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는지요? 청소년들이 게임에 빠져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부모는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얘기는 들어보셨는지요?

김대표님도 트위터를 하시지요. 제가 트위터에서 게임에 대한 토론을 벌여 봤습니다. 아이들을 공부로만 내모는 부모의 책임론도 나왔지만 대부분 의견은 ‘게임 유해론’입니다. “아이들의 영혼을 망쳐놓는 걸 보면 화가 납니다. PC방 가보세요? 게임에 영혼을 빼앗긴 아이들의 현주소입니다” “ 많은 친구나 선배들이 게임에 빠졌죠. 저는 얼마 후 탈출했지만 그분들 중 일부는 아직도 폐인. 반성합니다” 이러다보니 시중에는 ‘두 명의 천재’가(송구스럽습니다만 부인이 포함됩니다) 아이들을 둔재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있습니다.

게임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이젠 정부도 비상이 걸려 셧다운제도다 게임시간선택제다 해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일을 보며 저는 김대표님이 확보한 그 8천억 원의 용도를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됐습니다. 일종의 ‘사회적 공해’를 발생시키며 벌어들이신 돈이니 ‘환경 정화’를 위해 일부라도 환원하시는 게 맞지 않을련지요? 물론 게임업계 자체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압니다만 게임 성공 신화를 펼친 젊은 CEO답게 사회적 책임도 멋지게 지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안될련지요?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 교세라 명예회장의 말을 들려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건승하세요. “내 자산은 사회의 많은 사람의 지원과 노력의 결과인 만큼, 그것을 내 개인의 것으로 여길 수 없다.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환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카르마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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