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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대외 악재에 둔감해진 환율, 그 배경과 전망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대외 악재에 둔감해진 환율, 그 배경과 전망

오늘 서울 외환시장은 어제 종가 대비 4원40전이 상승한 1150원50전에 개장하면서 다시 1150원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중순과 어제 1150원대에서 거래가 이루어 진후 7월 들어서 4번째로 1150원대에서 거래되는 모습이다. 장중 한 때 1153원 50전까지 상승했으나 월말 네고와 해외위험통화들의 기술적인 반등으로 반등 폭을 줄이면서 어제 종가 대비 5원10전이 상승한 1151원20전에 오늘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 상승 요인>
환율이 어제 소폭 하락세를 보인 이후 다시 상승한 것은 미국과 독일 제조업지표의 부진,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그리고 그리스와 트로이카 사이의 갈등 고조 국면 등이 위험통화들의 약세를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① 미국과 독일 경제지표의 부진
어제는 환율이 전일 종가 대비 50전이 하락한 1146원10전에 마감했는데 이는 중국의 제조업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점과 호주 중앙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이 현재 상황에 부합한다고 밝히면서 8월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춘 것이 호주달러와 원화의 동반강세로 이어진 경우다. 그러나 지난 밤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지표의 부진이 어제의 중국 제조업지표의 호조를 압도하게 되면서 이를 반영한 호주달러/미 달러가 하락세를 재개한 점이 오늘 원화의 약세에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② 스페인 문제 악화
스페인 문제는 점차 악화되고 있다. 유럽재무장관들이 스페인 은행권에 대해 1천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주 요인이다. 이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 위헌결정이 9월 12일로 결정되면서 구제자금이 ESM이 아닌 EFSF로부터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ESM과 달리 EFSF는 자금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이 은행이 아닌 정부에 있기 때문에 스페인 정부의 바램과는 달리 스페인 정부와 은행권 사이의 악순환의 고리가 연장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여기에 자치주의 재정이 부실한 점과 어두운 경제 전망까지 겹치면서 전면적인 구체 금융 신청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7% 중반대까지 상승하게 되는 주 배경이 되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5년물 수익률이 10년물 수익률을 장중 한때 상회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단기 수익률이 장기물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디폴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 재정위기로 인한 불안심리는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③ 그리스 문제의 재부각
그리스의 경우는 그리스 정부가 최근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적자 감축연도를 트로이카 (IMF, EU, ECB)와의 협의 없이 2016년으로 늦추었으며 올해 공공부문 인력과 임금 삭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전언한 상태다. 만약 트로이카가 그리스의 요구대로 적자 감축 연도를 연장해 준다면 이는 곧 추가로 400억 유로를 대출해주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스페인 등 규모가 더 큰 경제국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리스와 트로이카 사이의 갈등은 불가피해 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위험통화 조정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달러/원의 미온적 반응>
이러한 요인들을 배경으로 유로/달러는 어느덧 1.2040 달러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에 비해 달러/원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1150원대 안착이 계속 막혀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중순 유로/달러가 1.24 달러를 하향 돌파한 이후 달러/원은 2거래일간 1150원대에서 거래가 이루어졌지만 추가 상승에 실패했고 어제 역시 서울 외환시장은 1150원에 개장했지만 추가 상승에는 또 다시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중순의 달러/원 상승세의 제한이 스페인 국채 수익률의 상승과 엔화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품통화들과 아시아 통화들이 국제유가의 상승이나 미 연준의 QE3 가능성 그리고 중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가능성에 집중적으로 반응하면서 강세를 보인 결과라고 본다면 어제의 경우는 중국 경제지표의 호조가 상품통화와 아시아통화들의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그 원인을 파악해 볼 수 있다.

<달러/원의 방향성>
오늘 달러/원이 장중 한때 1148원 90전까지 하락한 후에 결국 1150원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였는데 앞으로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1차적으로 1150원대 안착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며 이는 1150원대 안착이 추가 상승의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참고 사항으로서는 유로화보다는 호주달러의 동향을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로화와 원화가 디커플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통화를 대표하는 호주달러의 영향력이 유로크로스 거래를 통해서 더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조업지표 호조가 유럽의 악재들에 의해 압도되고 있는 부분은 분명 호주달러와 원화의 추가적인 동반 약세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장일각에서 들려오고 있는 소문 가운데 하나는 스위스 중앙은행에서 유로/스위스 프랑 환율의 안정화를 위해 매수한 유로화를 외환보유고의 다각화 차원에서 호주달러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유로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매우 설득력이 있는 소문이라는 판단이며 결국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심리적 불안요인이 스위스 중앙은행의 호주달러 매수라는 수급적인 요인과 서로 충돌하면서 원화의 변동성은 매우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최근의 국제 외환시장의 동향을 고려할 때 심리적인 요인이 수급적인 요인을 다소 압도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에 따라 원화는 달러화 대비 점진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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