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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장기세일에 대형마트 의류판매 울상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2012/08/14 05:45

경기 안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캐주얼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김태현(가명) 사장은 요즘 근심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그럭저럭 실적이 괜찮았는데 올 들어 이상할 정도로 손님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일요일 영업규제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지만 정상적으로 영업이 이뤄지는 토요일에도 손님이 줄었다.

그는 "올 초에는 근근이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5월 이후에는 매달 마이너스가 나고 있는데 조만간 매장을 철수해야할 듯하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이처럼 대형마트에서 이른바 '뜨는 사업'이었다는 의류부문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황 상품이라는 마트 의류매출 이례적 고전=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6월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의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꾸준히 매출이 늘었는데, 올 들어 매출감소율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올 1월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했고 2월에는 10.5%가 줄었다. 이후 3월에는 매출이 3.2% 회복, 추세가 돌아서는 듯 했으나, 이내 다음달 1.7% 감소로 전환했다. 이어 5월에는 감소율이 6.3%로 확대됐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저렴한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 1~2년간 의류매장을 늘린 점포가 많았다"며 "지난해에는 매출증가율이 월평균 3~5%에 달했는데 올 들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마트 행사장을 돌며 옷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 모 씨는 "아무리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좀처럼 눈길을 주지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마트 소비자들의 수요 자체가 줄어든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놓고 '도미노식 판매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의류는 경기불황의 타격을 입는 대표적인 상품군인데, 상위 유통체인인 백화점들이 판매부진 여파로 대규모 세일을 계속한 결과 대형마트가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백화점 광폭 세일, 마트에 타격= 실제 백화점들은 명품, 가방, 남녀정장 등 의류세일을 계속 올 2월부터 최근까지 6개월간 계속하고 있다. 이월상품까지 포함하면 할인율이 40~80%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졌다.

여기에 구두, 선글라스, 화장품, 향수 등 패션소품까지 행사에 가세했다. 백화점에서 구매고객에게 지급하는 상품권까지 더하면 할인폭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정작 백화점에서는 "이렇게 해도 판매실적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올6월 백화점에서 판매된 여성정장과 여성캐주얼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6.0%, 4.1% 감소했고 남성의류를 9.7%나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거듭된 세일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 간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대형마트 보다 같은 가격에 품질이 보장되는 백화점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뿐 아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SPA브랜드들도 가격할인과 판촉행사에 나서며 대형마트 시장을 잠식했다. 캐주얼이나 정장 뿐 아니라 대형마트의 아웃도어 의류도 판매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의류부문의 판매부진은 대형마트 매출과 수익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5월 대형마트의 품목별 매출비중을 보면 △식품 51.1% △가정, 생활 18.1% △가전, 문화 11.4% △의류 9.9% △잡화 5.0% △스포츠 4.6% △식품 51.1% 등이었다.

6월에는 식품과 가정생활이 각각 53.1%, 19.2%로 늘고 가전문화는 소폭 감소했다. 의류와 잡화는 각각 8.1%, 4.6%로 비중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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