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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금융 비판적 시각 많지만.. '희망' 분명히 있다”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머니투데이방송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기자2012/09/19 14:01


“은행 문턱 높아 서민 실망, 점검 필요”
“금산분리는 ‘銀産분리’에 제한돼야”
“CD 담합・조작 주장은 잘못돼”
“가산금리 기준 전면 공개는 어려워”
“우리 경제, 내년부터는 안정”
“재정, 비상 시 대비해 아껴둬야”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 이후 금융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사고뭉치나 탐욕의 주역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금융은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야 할까?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윤창현 원장을과 함께 한국 금융 산업의 발전방향과 국내외 경제 전반에 대해 짚어보았다.

Q. 20여 년 전 첫 직장이 금융연구원, 다시 친정으로 복귀하신 건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A. 1993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그때는 말단 연구원이었는데 이제는 수장이 됐다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감개무량한 측면도 있고 그때 봤던 분 중에 아직 계시는 분도 있는데 같이 호흡을 맞춰가면서 제가 느꼈던 첫 심정으로 좋은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Q. 한국금융연구원, 어떤 연구와 역할을 하시는지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주로 정부와 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금융관리정책이라든가 여러 가지 이슈들이 터질 때 저희 연구원에 의뢰를 많이 해 오고요. 또 민간 쪽에서 공기업이라든가 금융기관 쪽에서 컨설팅에 준하는 장기 발전전략 같은 것도 의뢰하는 경우가 있고요. 그야말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까지 금융관리의 종합 백화점 같은 형태로 연구범위가 넓습니다.


Q.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죠. 탐욕의 주역이라는 관점이 제기 되면서 금융의 기능을 제한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봐야할까요?

A. 지금 시각이 확실히 바뀌었습니다. 따뜻한 시각으로 봐주시다가 냉정한 시선으로 또 차가운 시선으로 느껴질 정도로 금융을 바라보는 것은 아마 금융사에 종사하시는 분들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느끼실 것입니다. 다만, 우리나라와 미국을 구별해야 된다고 봅니다. 제가 비유를 하는 건데 200km로 달리던 차가 사고가 나서 100km로 줄였다고 하면 우리 금융은 50km로 달리던 게 아니냐. 그렇다면 사고도 나지 않았고 잘 버텼다. 70km로 좀 올려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30km로 줄여라. 차갑게 봐주시면 할 수 없이 우리나라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격차가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냐. 비유적으로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지금 우리나라 금융에 대해서 미국과 똑같은 시각으로 보는 것은 너무 비판적이고 섭섭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CD금리 담합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자면 담합보다도 많은 서민과 금융소비자들이 지불하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엉터리 같았던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고 그대로 운용해 온 부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요?

A. CD금리를 보고 하는 것은 증권사이고, 그 금리에 의해서 정해진 금리를 받는 쪽은 은행입니다. 은행이 그것을 조작했으면 그야말로 비판을 받아 마땅할 텐데 증권회사 쪽에서 보고가 되고 은행들은 거기에 대해서 정해진 금리를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까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이 부족했고 그러다 보니까 그 상태가 오랫동안 방치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정책당국이든 은행이든 증권사든 CD 시장이 사실적으로 거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었다는 것은 다들 인지한 상태이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CD금리를 기준으로 쓴 건 일종의 미필적 고의의 성격이지 않나요?

A.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계기를 못 찾은 것 같아요. CD는 조금씩 거래량이 줄어들고 없어지고 있는데 다들 대안을 못 찾은 채 수면 아래 잠복해 있으면서 너무 오랜 기간 그런 상태가 유지가 된 거지요. 그걸 ‘담합이다, 조작이다’ 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아닌 듯 합니다. 정책당국이 계기를 제시하고 정확하게 짚어줬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조작과 담합이라고 해버리니 그것에 대해서는 충격이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Q.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해왔고 일부 은행은 학력차별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결국 맞물려 있는 이런 문제들을 계기로 금융의 공익성과 수익성의 갈등에 대해 시선들이 곱지 않은데, 어떻게 봐야 될까요?

A. 가산금리는 은행별로 산출하는 모형이 따로 있고 변수도 수 십 개씩 사용하는 데도 있어 일종의 노하우개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과정을 점수화시키고 등급에 의해서 금리를 부과하는 과정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 과정을 인정하지 못하고 모든 과정을 공개하라고 하면 은행들은 이런 것들을 전부 보여줘야 하는 건데 모델에 의해서 정해진 부분을 전부 다 수긍할 수 있는가 저는 이 부분이 조금 어렵다고 봅니다. 조금만 인정을 해준다면 투명성과 전문성이 잘 결합될 수 있다면 참 좋거든요. 그 중간을 잘 찾아서 교차영역을 잡는 것이 현재로서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어느 정도까지는 공개를 해줍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의 기준을 전제로 이용자가 은행을 방문해서 대출을 받기 전에 개별적 상담을 통해서 정합니다.

Q. 경제 민주화라는 이슈가 대두되면서 금산분리, 대기업이 금융을 소유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과도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A. 글쎄요. 금산분리라는 말이 영어표현으로 쓰면 separation of banking and commerce인데 사실 은산분리입니다. 우리가 Banking and commerce를 그냥 금산으로 번역하는 바람에 금융 전체가 돼버렸는데 카드라든가 보험, 증권 같은 건 완화가 많이 돼있습니다. 보험업법이라든가 금융투자법이라든가 자본시장법에서 금산분리 아이디어를 굉장히 법에 많이 넣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주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제약을 둔다든가 자본을 공유하는 데 제한을 둔다든가. 이미 금산분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이미 많이 녹아들어가 있기 때문에 자금운용에 관한 원칙을 잘 지키면 자연스럽게 금산분리의 원칙이 상당 부분 유지가 될 수 있게 만들어놨습니다. 조금만 구별해서 본다면 지금 상태에서 특별히 강화하는 것보다는 현재 있는 규제를 잘 유지하면서 은산분리의 원칙을 정확하게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강화하는 정도로 가는 것이 현재로서는 제일 타당한 접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Q. 은행 합병 등을 통해서 대형화를 계속 추진해왔는데,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효율적인 과정인가에 대한 이견들이 많습니다. 대형화가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A. 저는 메가라는 말이 그렇게 좋은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권인데요. 은행들은 70위권입니다. 그리고 70위권 은행 두 개정도 합치니까 대략 세계 30위권 은행이 됩니다. 세계 10위권 경제가 세계 30위권 은행 하나 생겼다고 그 은행을 메가라고 부르는 것은 조금 과장된 단어가 아닌가. 미디엄 뱅크 수준이 아닌가. 메가뱅크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너무 극대화 되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Q. 덩치의 문제와는 별개로 국내시장 안에서의 독과점은 문제없다고 보십니까?

A. 원전에 보증을 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은행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 한 채 외국 은행한테 역할이 넘어갔는데 그런 식으로 크면 큰 대로 하는 일이 따로 있고 중형은 중형대로 하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 커지면 뭔가 독점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효율성이 생기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 효율성의 문제와 독과점의 문제를 잘 한번 균형을 잡아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의미에서 다음 정권에서 큼직한 미디엄 뱅크 하나를 육성하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정부가 금융에 대해서 시장 깊숙히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이건 너무 역행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A. 지금 전 세계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따뜻하게 봐주던 시선들이 차가워진 것도 있고요. 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저는 사랑의 매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금융 산업 규제는 사랑의 매라는 전제로 잘되기 위한 비판과 규제로 접근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Q. 금융권 자체적으로 반성해야 될 부분은 없겠습니까?

A. 당연히 그동안의 관행이라든가 문턱이 높아서 서민들에게 실망을 드렸는데 몇 가지 관행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점검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금리도 낮게 해드리는 건 좋지만 어떤 등급 이하는 아예 신경을 안 썼던 게 있었다면 금리를 조금 높게 결정하더라도 대출서비스를 제공한다든지 서민전담점포 같은 것을 만들어서 어려운 분들을 지원하는 노력들이 지금 분위기 속에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Q. 국내외 경제 이슈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유로존,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A. 스펙트럼도 넓고 누구 한 명이 나서서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 문제의 본질적인 특징 중에 하나같습니다. 어느 누구도 책임 전체를 지는 게 아니라 부분적으로만 책임을 지고 있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아무도 없다는 면에서 이 문제는 정말 진단하기 힘들고 제대로 된 해법을 내기 힘듭니다. 여러 과정이 반복되면서 나중에야 큰 흐름이 보이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낙관론과 비관론의 중간정도로 보고 있고 하나만 덧붙인다면 유로가 출범한 이유 중에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정치적 이유도 분명히 있습니다. 전쟁 없는 유럽, 하나의 유럽. 그런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금방 헤쳐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에 지금 대선전이 한참입니다만 미국 경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A. 그나마 미국이 버텨주고 있다는 것이 안도하게 만들어주는데 미국도 이제 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유럽이 힘들어지면 미국도 같이 힘들어지는 측면이 있어서 그 회복이라는 것이 과거에서 보던 것같은 회복은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두 주체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바닥을 다지면서 조금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회복이 아니라 바닥을 친 정도 플러스 알파 이런 정도가 현재 상태가 아닌가 합니다.

Q. 우리도 수출은 수출대로 내수는 내수대로 많이 얼어붙어있는 상황인데, 우리 경제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글쎄요. 상저하고에서 상저하중으로 가더니 이제 상저하저로 가버린 것 같습니다. 굉장히 걱정이 되는데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좋기는 어려울 것 같고 유지되는 정도가 상당부분 가장 설득력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나아질까요?) 글쎄요. 그것도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려워지고 있고 중국이 하나의 돌파구가 되어야겠지만 역시 미국이 조금 버텨주기만 하면 거기서부터 동력이 생기면서 내년부터 조금 안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지금은 재정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지 않습니까. 궁극적으로는 일부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을 해야 되는 시기가 오지 않겠습니까?

A. 재정의 역할은 지금 상당부분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만 어차피 지금 정부말기이고 다음 새 정부가 나서야 될 부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고요. 최악의 상태를 염두 해 두고 조금만 더 버텨보면 어떤가 싶습니다. 비상대책에 가깝게 재정을 아껴놨다가 비상시에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아꼈으면 합니다.


Q. 우리 금리 정책의 스탠스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사실 얼마 전에 나온 평가를 보면 상당히 나쁜 평가를 받았죠.

A.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시장을 중시하는 언론에서 자꾸 소통을 안 한다고 하는데요. 가끔은 시장하고 반대로 가는 것도 정책의 일부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시장하고 소통만 잘한다고 그게 금융정책이 잘 된 것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한쪽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스탠스는 괜찮았다고 보십니까?) 불가피하게 움직인 측면하고 지나서 보니 이렇더라는 아쉬움. 그 당시에는 그게 잘 안 보이거든요. 그런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는 점에서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 자체가 조심스럽습니다.

Q. 지금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가계부채 문제인데요. 어떻게 진단하시는지요.

A. 이 문제를 볼 때 1,700만 명이 1,000조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단언 할 수 겠습니까. 한마디로 가계부채는 왕도가 없습니다. 한방에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국가가 아무리 나서서 도와줘도 기본적으로 부채는 본인의 노력을 통해서 해결해야 된다는 인식을 전제로 금리를 낮은 금리로 바꿔준다는 식으로 해서 부담을 경감시켜드리는 것이지 부담을 없애드릴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정부재정의 투입은 최후의 보루로 써야 되고 자기 책임의 원칙을 기준으로 선별적으로 돕는 정책이 중요하고 만병통치약이 있는 것처럼 접근하지 말아야 합니다.

Q. 한국금융연구원의 발전방향을 제시해 주시죠.

A. 금융관련 종합정책관련기관으로서 위상을 조금 더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중소기업, 금융, 가계문제, 노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 그리고 글로벌 금융 추세들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하나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습니다. 정책당국에 대해서도 좋은 조언을 하고 자체적으로도 좋은 처방을 낼 수 있는 종합적인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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