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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로 나가 성장 동력 찾아야”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
대담= 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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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금융회사 한두 개 꼭 필요”
“은행, 해외로 나가 성장 동력 찾아야”
“적정 이익 내야 싸게 빌려 줄 수 있어”
“고용 많이 한 기업 상주는 제도 시행해야”
“고부가가치 서비스에서 일자리 창출 중요”

은행은 실물경제에 자금을 지원하는 중요한 ‘혈관’과 같은 기관이다. 이익도 많이 내야하지만 중소기업과 서민도 잘 지원해야 하는 공익적 요구에도 직면해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는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과 함께 현재 한국 은행산업의 현주소는 어떤지, 은행권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았다.



Q.취임하신지도 일 여년 지나셨는데요.되돌아보시면 소감이 어떠십니까?

A.우리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어려운 상황 속에 있었기 때문에 은행권도 지난 일 년간 굉장히 어려웠죠. 경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은행권에 대한 기대는 커집니다.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더 싼 금리로 더 많은 돈을 빌려 달라는 것인데요. 은행은 돈을 많이 빌려줘야 돈을 마니 법니다. 언제나 돈을 많이 빌려주고 싶지만 은행들 간에 싼 금리로 대출경쟁이 치열하거든요. 그런데 은행이 싼 금리로 많은 자금을 조달을 하려고 하면 은행 자본이 충실해져야하니 은행이 이익을 어느 정도 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우리 경제주체들이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은행 간 경쟁도 치열하고 당국의 규제도 있고 소비자들의 요구도 있다 보니 예금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있는데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시고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A.예대마진은 약 십년 전 만 해도 3%에서 2.8% 이상 갔지만 지금은 2%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갈수록 축소되고 있고 앞으로도 예대마진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국내 은행들 간의 과도한 경쟁 때문인데 은행경영환경은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은행 경영환경이 나쁘고 수익을 못 내게 되면 결국 은행이 실물 경제를 지원하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됩니다. 지속 가능한 금융이 되려고 하면 은행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을 용인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은행이 수익을 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보면 은행이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조 단위의 이익을 내지 않습니까? 하지만 들인 밑천을 생각하면 그렇게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아니거든요. 은행이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서 이익을 많이 냈다면 은행의 주가가 다른 주가보다 더 올라가거나 전체적으로 떨어질 때에도 다른 데에 비해서 덜 떨어져야 되지 않습니까? 세계 금융위기 이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봤을 때 전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회복을 해서 2-3%정도 떨어져 있는데 은행 주가는 30%정도 떨어져 있거든요. 그것은 객관적인 지표로 분석을 해보면 은행이 다른 업종에 비해서 턱없이 수입을 못 내고 있다는 상황을 증명하는 겁니다.

Q.은행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것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있어야 되겠지만 은행 스스로도 예대 마진 말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될텐데요?

A.예금 대출이 아니라 펀드와 보험도 팔면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분야도 역시 경쟁이 치열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국내 금융이 밖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전체 비즈니스 매출의 80-9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96년 우리기업의 자동차 공장이 해외에 10개나 지어졌습니다, 자동차 공장을 짓고 생산해서 팔고 하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자본조달 하는 것부터 송금하고 환전하고 여러 가지 금융회사의 비즈니스가 필요했을 텐데 그런 금융 서비스 수요를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얼마나 충족시켜줄 수 있었는지 보면 거의 아니었다고 봅니다. 우리 금융회사가 더 클 수 있고 일자리를 더 만들 수 있고 이익을 더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다 뺏기고 있는 것인데 우리 금융회사들이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금융회사의 역량을 키워서 국내 기업이 해외로 나가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부터 해 줘야하고 금융 산업이 원시적인 수준에 있는 나라에 진출해 새 수입원을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조업도 70년대 중반부터 수입자율화를 통해서 경쟁에 노출시키며 세계 시장을 전제로 한 성장 전략을 썼습니다. 금융업을 비롯한 서비스산업은 전반적으로 국내시장만 가지고 사업을 해 왔고 97년 외환위기 이후 일부 외국 금융회사들이 투자유치를 했지만 아직 다른 제조업에 비해서는 외국금융회사 투자유치가 불충분합니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세계무대를 전제로 사업을 해서 서비스업에서도 강한 업종도 있습니다. 해운과 항공입니다. 처음부터 국내 시장이란 것이 없다시피 거의 세계최강수준이 되었습니다.



Q.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논의는 그 동안 많았습니다. 현재 서비스산업 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계시지요.

A.서비스 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한다는 것은 2000년에 제가 영국에서 돌아와서 경제정책국장을 맡았을 때부터 11년째 하고 다니는 이야기인데요. 서비스 산업 쪽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라’는 절박함에 대한 공감대가 우리 사회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청장년청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생기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5년 간 일자리가 126만개에서 127만개 가량 늘어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나쁜 성적은 아닙니다. 2012년 같은 경우 40만 개 이상 일자리가 만들어졌는데 한해에 일자리가 30만개 정도만 늘어나면 경제가 선순환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숫자 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내용입니다. 127만개 가량의 일자리 중 절반정도가 사회복지분야의 50대 이상의 여성의 파트타임 일자리입니다. 청장년청들의 풀타임 일자리 하고는 상관이 없는 거지요 그 60만개를 빼면 60만개 밖에 안 남아요. 남은 숫자 중에서도 최근 좋은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다 보니까 취직을 못한 젊은 사람들이나 퇴직자들이 영세 자영업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점,숙박,용달 택배 화물차라든지 택시 같은 것들이 주로 자영업 소규모에 해당하는데 약 700만 명 정도 되거든요.

전체 고용의 약 27% 정도 되는데 선진국 대부분의 나라가 15% 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두배 정도 과당경쟁상태라고 볼 수 있는데 취직이 안 된다고 해서 자꾸 창업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가 아닙니다. 청장년층들이 취직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 제조업에서는 어렵고 소위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에서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앞으로 고용사정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문제가 되는지 말씀해 주시죠?

A.예를 들어 중국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 호텔을 더 지어야 되겠다고 하면 일자리가 절실하니까 ‘해야지’라고 해서 모두가 의견을 모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보존 때문에 훼손하면 안 된다고 해서 땅 구하기도 어렵고 그 밖에도 수도권이니까 인구집중 문제로 안 된다는 등의 이유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관광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관광객 유치해야 된다는 얘기 한지가 15년도 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은 고용창출이라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에 대한 사회적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일자리 창출에 대한 코스트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죠.

Q.국내 은행들의 대형화로 국내 시장에서의 과점력이 커져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가 된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있는데요?

A.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다고 가정하고 판단을 해줘야 합니다. 제가 우리금융회장 할 때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뉴욕이나 홍콩이나 싱가폴에 가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MBA를 따서 세계적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받는 연봉과 똑같은 수준 또는 더 줄 수도 있으니 한국에 들어와서 우리나라 금융회사에 발전과 역량강화를 위해서 일을 해주면 안 되냐고 리쿠르트하러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한 마디로 ‘노우’라는 반응입니다.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개인의 지식과 능력도 있지만 조직의 지원 덕분이라는 것이죠. 우리 금융에 옮겨서는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사람 하나를 확보하는 일에서도 세계적인 금융회사하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고 하는 금융회사와 비교가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대규모 금융회사가 한 두 개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Q.우리 금융 민영화문제와 관련해서는 주인을 제대로 찾아줘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마땅한 인수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국자본에 팔릴 수밖에 없는 모순된 상황이 얽혀 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겠습니까?

A.민영화를 하고 주인을 찾아 줘야 되고 국민의 혈세가 투입 된 공적 자금을 최대한 극대화해야 된다는 잣대가 있으면 어떠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금산분리 원칙 같은 것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산업 자본한테 금융 회사의 경영을 맡긴다는 것은 감독 당국이 감독을 열심히 해도 실제로 경영을 하는 사람들이 잘못 할 경우 사에 다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산업자본한테 은행과 금융회사를 맡기는 것은 어느 정도 제한을 해야 하고,대주주나 경영자에 대한 소위 적격성 검토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만 산업자본이냐 아니냐는 것을 판단하는 잣대에서 지난번 외환은행을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 하려고 했을 때 우리 금융당국에서 몇 달을 검토를 하며 시간 끌다가 결국 리먼브라더스사태를 맞아 HSBC가 금융위기가 벌어진 상황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는 못 사겠다라고 해서 결렬될 뻔한 일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 당국이 HSBC가 산업자본이냐 아니냐를 검토한 것입니다. 온 세상이 다 금융회사라고 알고 있는 회사조차도 비금융주력자로 우리 법에 의하면 분류가 되어 버립니다. 싱가폴 국부펀드 같은 경우도 당연히 부동산 등에 다 투자하고 있는데 안 된다는 식으로 우리나라 은행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을 너무 줄여 놓았으니 민영화가 안 되지요.우리나라 금융회사 주식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웬만하면 다 입찰에 들어 올 수 있게 길을 열어 주어야 사려고 하고 값이 올라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Q.가장 큰 현안중 하나가 가계부채 문제인데 현상을 진단해 주시고 나온 대책들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죠.

A.제2금융권 포함해서 우리 금융회사들한테 돈을 빌려 쓴 분들에게 오래전부터 LTV규제나 DTI규제를 아주 제대로 했거든요. 담보에 적정성도 평가를 하고 소득이 얼마나 있고 수입이 얼마나 있으니 갚아나갈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을 따져서 빌려줬단 말입니다. 하지만 집값 하락을 가지고 얘기를 하는데요. 상환능력이라고 하는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면에서 DTI에서 I라는 것은 수입 내지는 소득인데 결국은 소득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라서 가게라도 해보겠다고 은행돈 빌려서 가게를 열었는데 취직이 안 되니 창업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경영환경이 더 나빠지고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갚기 힘든 경우 일부 경감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Q.일자리 창출에 대해 새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이명박 정부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숫자상으로 빛나는 것 같지 않지만 수출, 물가안정 등의 여러 가지 면에서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정부라고 비난 받는 이유는 고용창출에서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가계부채 문제나 양극화, 복지재정 부담 문제라든가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 일자리가 안 만들어지고 소득이 안 늘어나고 하는 것의 뿌리라는 얘기입니다. 복지혜택을 확대하거나 가계부채 부담을 경감시켜 주는 것들은 일종의 시간벌기를 위한 방법이고 2~3년 내 청장년층을 위한 고용창출이 부진하면 또 다시 실망할 겁니다. 그래서 정책 초점을 고용과 일자리에 맞췄으면 좋겠습니다. 기업들한테 수출 1억불 탑 보다 고용 만 명 탑 같은 것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출도 중요하지만 고용을 많이 한 기업에 대해 사회와 정부가 훈장도 주고 고마워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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