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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삼성 '재벌 저격수' 초청해 쓴소리 자청

이지원

삼성그룹의 사장단은 매주 저명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습니다. 연사들은 내부 인사부터 경영·경제분야는 물론, 정치와 문화 분야의 교수들까지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로 꼽히는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부터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까지 진보 성향 인사들의 강연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부터 강연을 듣는 건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공부하자는 취지로 보입니다.

삼성은 오늘도 사장단 회의에서 강의를 들었는데, 이번 강의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를 것 같습니다. 일단 강연자가 이른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시민단체 인사인데다, 주제 또한 '경제민주화'라는 민감한 사안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연자로 나선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경제민주화와 삼성'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습니다.

"나는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방법이 좀 다르다"라는 김 소장의 인사말에 삼성 사장단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강의는 시종 진지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고 합니다.

김 소장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라 돌이킬 수 없는 일정한 선을 넘었다", "한국 사회가 특히 보수진영이 경제민주화 아젠다를 받아들일 정도로 변화한만큼 기업도 변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에겐 뼈아픈 지적도 있었습니다. 삼성이 그 놀라운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 사회에서는 명과 암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존재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그는 "삼성이 달성한 놀라운 성과로 인해 자부심이 자만심으로 변해 스스로를 한국 사회 밖의 예외적 존재로 인식한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소장은 강의를 마무리하며 '삼성의 새로운 리더십은 열린 공간으로 나와 사회와 소통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삼성의 차세대 리더인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인정받으려면 사회로 나와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신뢰를 쌓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삼성의 리더십이 변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국내 최고 기업이자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에게 가장 큰 고민은 미래를 어떻게 끌고갈 것인가입니다. 내부적으론 '스마트폰 의존도가 너무 높은 지금이 위기다',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쳐 비상경영에 돌입해야 한다'는 등의 위기감 섞인 발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대처해야 하고 위기도 극복해야 하고 동시에 미래 먹을 거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새로운 리더십의 역할에 대한 쓴소리 섞인 조언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됩니다.

산업부 이지원 기자(easywo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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