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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 1.4조 펀드, 펀드런 비웃는 '대박' 비결은

이명재 기자

순자산만 1조4천억원에 달하는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KT종목이 한주도 없다.

올해 연초까지 KT종목을 3%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점차 비중을 줄여 1분기 안에 모두 정리했다. KT는 12월초 배당금이 주당 2,000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고백했고, 주가는 급락했다.

밸류고배당펀드가 KT의 배당쇼크를 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 펀드를 담당하는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펀드매니저(주식운용2팀장)는 "KT가 올해 들어 가입자도 많이 뺏기고 유선 쪽에서의 실적부진과 무선 부문의 시장점유율(MS) 감소 등 성과가 안 좋았기 때문에 배당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상반기 때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더불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MS가 늘어나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같은 맥락에서 꾸준하게 배당을 할 수 있고,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자회사인 SK하이닉스도 실적이 무난하기 때문에 두 종목에 투자매력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체적인 배당수익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KT를 다른 대형주 종목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는 것.

이 결과 LG유플러스의 종목 비중이 올라갔고 기존에 많이 보유했던 SK텔레콤과 KT&G 등 다른 배당주의 비중도 조금 늘렸다.

현재 신영밸류고배당펀드에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비중이 각각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박 팀장은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던 한국가스공사 주식도 지난해 말에 다 팔았다. 지난해 펀드 내에서 1~2% 비중을 차지했던 가스공사 주식이 3만원에서 8만원까지 급등했고, 부채가 많아 재무구조상 배당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 듯 KT 폭풍이 지나간 직후 이번에는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급락했다. 적자 전망 탓이다.

박 팀장이 좋게 보는 배당주엔 또 무엇이 있을까. 은행주, KT&G와 같은 음식료주 그리고 가스주와 같은 유틸리티다.

다른 고배당주에 비해 주가가 덜 올랐고, 내년에도 실적 전망(이에 따른 배당전망)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올 상반기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 틈을 타 비중을 줄였고, 현재 우선주를 포함한 대형주가 약 70%, 중소형주가 30% 비중을 보이고 있다. 배당주펀드엔 중소형주가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념과 다르다.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전략과 투자철학, 부지런함(?) 덕에 신영밸류고배당증권투자신탁(C형)의 1년 수익률은 20%에 이른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박인희 팀장은 "배당주를 고를 때 무조건 배당수익률만 보는 게 아니라 회사가 적정한 배당을 하느냐 또 배당성향이 적절하고 기업가치가 계속 올라갈 것인지를 보고 종목 선정에 들어간 점이 적중했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펀드런으로 기억될 올 한해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신영밸류고배당펀드가 내년에는 어떤 종목들을 담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모든 일들이 워낙 소리 소문없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펀드의 움직임을 눈치채는 투자자가 있다면 그는 분명 고수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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