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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악마존' 온다는데 우린 아직도 품질,가격 속이고 있으니....

김이슬

소비자들을 한마디로 '봉' 취급하는 얌체 기업들의 실상과 명단이 최근 공개됐다.

싸구려 소재를 섞어 놓고 100% 캐시미어 코트라며 판매해온 유명 신사복 업체들이 대거 적발됐는데 유명브랜드도 수두룩하다.

LG패션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에서 잘 팔린다는 브랜드 11종의 제품을 살펴봤더니 함량미달 캐시미어였다.

캐시미어 함유량이 고작 16%에 불과한 제품도 나왔는데 나머진 캐시미어보다 5배나 싼 야크털로 채운 이른바 '무늬만 캐시미어'인 제품이었다. 백 만원이나 주고 산 소비자들이 다시 이 브랜드의 옷을 살리는 만무하다.



그런가하면 대놓고 고객들에게 사기를 치는 대형 쇼핑몰들도 수두룩하다.

모바일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너도나도 모바일 쇼핑에 뛰어들다보니 이른바 영업윤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사기성 '특가'경쟁만 불이 붙었다.

모바일 특가라던 상품을 같은 회사의 인터넷쇼핑몰에서 찾아보니 가격이 같거나 더 비싼 경우도 있다. 현대H몰, 롯데닷컴, 11번가, 옥션, AK몰, GS샵 등 알만한 쇼핑몰들이 한 짓이다.

그런데 처벌 규모는 과태료 5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왜 이렇게 처벌이 낮냐고 공정위 관계자에게 물어더니 전자상거래법 자체가 그렇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이렇다보니 현대H몰과 롯데닷컴의 경우, 2년 전에도 같은 전과로 처벌을 받았는데 이번에 또 다시 적발됐다. 초범인 다른 업체에 비해 과태료 몇백만원이 더 붙었을 뿐이다.

기자를 더 놀라게 한 건 업체 측의 해명이다. "사실 잘 몰랐다"는 답변은 솔직하기라도 한데 일부 업체는 "특가가 꼭 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하기도 했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영업윤리에 대한 인식수준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최근 해외 사이트로 발길을 돌리는 쇼핑 인구가 급증하는 건 업체들의 이런 얌체짓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가격과 품질에서 이른바 장난질을 하지 않는 해외직구가 백번 낫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인터넷 쇼핑 시장은 해마다 50%씩 성장하는 추세다.

그런데 앞으론 굳이 직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곧 올 것 같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이 국내 진출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쇄할인마 악마존'. 아마존의 위력을 우스갯소리로 표현하는 말인데 '최저가'에 '원클릭 결제'로 모든 게 해결되는 아마존의 등장은 국내 유통업체들에 엄청난 위협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한국 진출과 함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을 포함한 대형 쇼핑업체들이 연쇄 추락할 것"이라는 분석도 심심찮게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럴진데 국내 기업들은 아직 '가격 뻥튀기'에 '불량 제품'를 만들어 파는 수준이다. 장사의 기본은 신뢰라고 하는데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며 눈앞의 이익만 쫓는 토종 기업들의 미래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이라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고개숙이고 사죄하기는커녕 입을 굳게 다물고 사건이 잊혀지기만을 기다리는 기업들의 안일한 태도가 안쓰럽기만 하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이슬 기자 (iseul@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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