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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삼성가 '형제의 난' 2년간의 소송 '무얼 남겼나?'

이지원

삼성가 '형제의 난'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완승으로 일단락 됐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이맹희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012년 2월 이맹희 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지 2년 만이다.

지난 2년간의 소송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삼성가 상속소송 1심의 소송가액은 4조원에 달했다. 민사 소송 사상 최대 규모의 소송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반면 소송을 제기한 이맹희 씨는 원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을 떠안게 됐다.

소송이 본격화 되면서 형제 간에 '묻어둔 이야기'들도 세간에 공개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사이에 원색적인 상호 비방전이 벌어졌다. "한 푼도 내줄 수 없다"는 이건희 회장의 발언에 이맹희 전 회장은 "그런 탐욕이 이 소송을 초래한 것"이라며 맞섰다.

재판부는 그동안 형제간에 진정성 있는 화해를 권고했지만 결국 화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맹희 씨는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자필 편지를 통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건희와 만나 손잡고 마음으로 응어리를 푸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동생 이건희 회장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먼저 사과하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이건희 회장 측은 '정통성'과 '진정성'을 거론하며 화해 제안을 거부했다.

이번 소송으로 삼성과 CJ 두 회사도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됐다.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사건 당사자가 아니다"라면서 표면적으로는 소송과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공판이 있을 때마다 두 회사 소속 법무팀 직원, 홍보팀 직원들이 법정을 지켰다. 삼성과 CJ의 대리전 성격이 강했다.

소송 과정에서 삼성 직원이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미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CJ그룹은 즉각 반발하며 이 사건의 당사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선대 회장 추모식을 앞두고도 '출입문 사용' 문제를 두고 양 사는 날카롭게 대립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삼성가 상속소송은 형제간의 날선 신경전만 드러낸채 남남보다 더 무서운 재벌가의 상속 다툼 중 하나로 기억되며 일단락이 됐다. 양측은 아직 '진정성'을 전제로 한다면 화해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상처만 남긴채 끝난 소송전의 후유증을 감안하면 요원해보인다.

법적으로는 분명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구별됐다. 하지만 2년여간 소송을 지켜본 기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누가 이기고 졌는 지 구별하기가 어렵기만 하다.

"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이 많은 걸 잃어버리기만 했는데 과연 어느 쪽을 승자라고 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방송 이지원 기자(easywo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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