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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1500억 사기 당한 하나은행..."확인만 했어도"

권순우 기자

"대기업이라서 너무 믿었다. 한번만 확인했다면..."

2800억원 규모의 대규모 대출 사기 사건을 접한 한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입니다. 하나은행은 KT라는 대기업의 '이름값'을 너무 과신했고, 그 결과는 1500억 대출 사기를 당한 은행으로 돌아왔습니다.

금감원의 발표를 종합해보면 KT의 자회사인 KT ENS의 직원인 김모씨는 협력업체와 짜고 매출채권을 위조해 2800억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처음에 협력업체 N사는 삼성전자 등으로부터 휴대폰을 구입해 KT ENS에 납품을 했습니다. KT네트웍스는 매출채권 형태로 대금을 줍니다. 협력업체들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현금화를 했지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개 협력업체들이 함께 9개 특수목적회사, SPC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KT ENS 직원이 김씨와 협력업체는 매출이 일어난 것처럼 꾸미고 가상의 매출채권을 만들어 대출을 받아 빼돌렸습니다. 이들은 빼돌린 돈을 메우기 위해, 원리금 상환을 위해 또 허위 매출채권을 계속 계속 찍어냈습니다. 현재 남은 대출 잔액은 2800억원이지만 돌려 막기 위해 5년여 동안 얼마를 대출 받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KT ENS는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작은 회사입니다. 심지어 수년전부터 휴대폰 총판 업무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있지도 않은 휴대폰 업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줬습니다. 그 회사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지속적으로 대출을 해줬습니다.

은행측은 대출을 해주기에 앞서 KT ENS에 채권양도승낙서를 받았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T ENS는 N사에 대한 매출채권 존재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담당자 한명의 말만 믿고 대출을 하지 않았다면, 한번만 거래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했다면 이런 대규모 사기는 불가능 했을 겁니다. 또 든든한 뒷배경인 KT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출 채권의 존재 여부를 좀 더 확인을 했어야했다”며 “KT ENS의 양도승낙서만 믿고 추가적인 확인을 할 생각 자체를 안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민들이 은행권 대출을 받기 위한 문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건은 약자에게는 깐깐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은행의 관행이 불러온 '자충수'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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