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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하나-외환' 한 집안 두 식구 2년

아직까지는 서먹한 사이
이대호 기자

“이름은 ‘하나’금융그룹이지만 지금은 ‘남’도 아닌 ‘적’인 것 같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이 2010년 11월, 금융위원회에서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것은 2012년 1월입니다.

하지만 2014년 2월 현재까지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1가, 길 하나만 건너면 닿을 곳에 두 본점이 자리하고 있지만 마음의 거리는 상상 이상입니다.



현재 최대 갈등거리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 추진입니다.

하나금융지주는 “카드 시장 점유율을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두 카드사 통합이 필수”라고 말합니다. “하나의 지주사 체제에서 왼쪽 주머니에 있던 것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기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카드는 그냥 팔아도 1조원은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하나SK카드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왜 은행 자본금 수천억원까지 내주며 외환카드를 빼앗겨야 하느냐”고 합니다. 이 역시 맞는 말입니다.

문제는 ‘카드 통합의 당위성에 대한 논리 싸움’이 아닙니다. 비용을 절감하고 차세대 시스템을 대비하기 위한 IT 통합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짜 문제는 서로를 ‘대화의 상대’,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와 IT 통합의 당위성이 그렇다면 하나금융지주가 공론의 장을 열고 외환은행 직원들을 설득했어야 했다.”며, “그런 과정 없이 결과부터 일방적으로 내놓고 이를 따르라고 하니 외환은행 직원들이 자존심 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나금융 특유의 ‘속도전’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조직 통합에 있어 밀어붙이기식 경영은 해가 된다.”며 “하나금융그룹은 과거 단자회사 마인드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M&A에 대한 하나금융의 과한 자신감’이 화학적 통합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과거 충청·보람·서울은행 등 많은 인수합병을 한 것이 오히려 이번에는 ‘과한 자신감’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다 망해가던 조흥은행을 인수하면서도 조흥은행 직원들을 배려하고 기를 살려줬는데, 하나금융은 자존심 강한 외환은행을 인수해놓고도 그런 노력이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노조뿐 아니라 경영진 사이에서도 반목과 갈등이 커지는 점도 우려스럽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언론 플레이의 달인이다.”, “막무가내 경영이다.”, “노조도 달래지 못하고 뭐하는지 모르겠다.”, “OOO을 잘라야 한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습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지 딱 2년이 지났습니다. 바꿔 말하면 독립경영을 약속한 5년 중 3년이 남았다는 얘기입니다. 지금은 외환은행 노조가 카드·IT통합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하나금융그룹에서 영원히 독립돼 있을 것이란 기대는 많지 않습니다.

외환은행 노조는 강성으로 유명합니다. “무언가를 더 얻어내기 위해 더욱 강성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주사로서 ‘강성노조’와 ‘감성’으로 대화하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말로만 하나’를 외칠게 아니라 ‘진정한 하나’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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