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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 우주인' 고산 "내가 세운상가 간 이유는..."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
대담= 최남수 보도본부장



고산이라는 이름 익숙하시죠. 우주에 오르는 일을 눈앞에 두고 좌절했지만 창업기업가로 다시 태어난 사람.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더 리더’는 3D프린팅 사업가이자 창업전도사로 변신한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고산 대표를 초대했습니다.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경제 근간이 제조업 창업지원 주력”

“신체 장기 3D 프린팅 연구 활발”
“3D 프린팅, 우리나라가 선점해야”

Q. 그동안의 근황 어떠셨는지요?


A.2008년 우주인 훈련을 받고 귀국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2년 정도 정책기획부에서 일을 했었고요. 그 뒤에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 공부하러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타이드 인스티튜트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2011년부터 창업을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Q. 비영리법인인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A. 타이드가 조류라는 뜻으로 거대한 것이 몰려온다는 의미도 있고요. TIDE가 네 글자의 앞글자이기도 합니다. Technoiogy 기술, Imaginatin 상상력, Design 디자인, Entrepreneurship 기업가 정신의 앞 글자를 따서 타이드라고 지은 건데요. 기술기반의 창업을 지원하는 단체라는 뜻이죠. 저희가 여러 분야에서 창업 지원을 해왔는데 타이드 아카데미를 열고 2개월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첨단 트렌드를 같이 배우면서 앞서나가는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과정도 있었고,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라고 국내외에서 2박3일정도 창업자들을 발굴해내는 창업자 발굴대회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25회 정도 진행을 한 것 같고요. 해외에서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영국 런던, 도쿄,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한국인 대상으로 대회를 했었습니다. 특히 요즘 저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는 하드웨어 쪽입니다. 창업하려고 하는 분들은 많은데 대부분이 모바일 에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비즈니스에 많이 몰려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경제 근간을 이루는 것은 제조업입니다. 구글이 온도조절장치 기업 네스트를 인수하는걸 봐도 그렇습니다. 디바이스 쪽에 많은 기회가 있지만 창업을 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세운상가에 자리를 잡고 팹랩이라는 공공 제작소를 만들었습니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3D프린터 등의 장비를 통해서 시제품으로 구현해 낼 수 있고 그 안에 들어가는 보드 같은 것도 프로그래밍 할 수 있죠. 이런 교육과 지원을 하는 일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Q. 요즘 고산 대표님 하면 3D 프린터 사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중요한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데 어떻게 3D 프린터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셨고 어떤 사업인지 설명해 주시죠

A.요즘 3D 프린터가 굉장히 회자되고 있는데요. 사실 3D 프린팅 기술은 역사가 30년 이상 됩니다. 다만 요즘 이렇게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3D 프린터 관련 중요한 특허가 2009년에 만기가 됐습니다. 그래서 저가형 3D 프린터가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 50만원 대 프린터까지 나왔습니다.

Q. 3D 프린터로 무엇을 만들 수 있습니까?

A. 3D 프린팅은 프린팅 할 대상을 한 층 한 층 자릅니다. 그 단면을 뿌려가면서 쌓아 올리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저가형 프린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누구나 자기 아이디어를 구현해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창업 지원을 하면서 특히 제조업 쪽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지원을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세운상가에 팹랩 서울이라는 공동제작소도 만들다 보니 이 프린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서도 프린터 산업을 잡고 가야합니다. 3D 프린터는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 3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두를 잡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 3D 프린팅 산업에 자극이 될 있고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있겠다고 생각해서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Q. 3D프린팅으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어떻게 산업화 될 수 있는 것인지 쉽게 설명 해주시지요.

A. 3D 프린팅에 사용되고 있는 재료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요즘에 회자되고 있는 저가형 프린터들이 텅스텐까지도 프린팅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항공우주국인 나사에서도 우주선에 들어가는 부품을 프린팅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나아가서는 요즘 장기도 프린팅 한다고 하는데요. 세포 셀을 잘 배열해서 프린팅하고 조직을 선회시키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이 3D 프린팅 기술이 활용되고 있고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은 3차 산업혁명이, 프린터로만 모든 것이 이뤄진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을 통해 사람들이 뭔가 좀 더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의 폭이 열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디바이스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본을 받쳐주는 기술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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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IT 기술의 발전이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오지만 뒤떨어진 산업의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도 있는데 이런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일자리는 계속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3D 프린터라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면서 기존에 있던 일자리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이 기술이 새롭게 창출해내는 일자리가 많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이 새로운 기술이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갈 것이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이런 산업에 일찍 뛰어들어서 기선을 제압할 수 있다면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길 수 있는 거죠.

Q.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3D 프린팅 산업의 현주소는 어떻고 앞서가기 위해서 정부의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 보시는지요?

A. 우리는 3D 프린팅 기술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기존 이런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 미국, 유럽 쪽에 강한 기업들이 있고 요즘 등장하고 있는 저가형 프린터 쪽에도 이미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 된 것이거든요. 올해도 3D 프린터 관련 특허가 풀리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제 기존의 것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누가 무엇을 빨리 쌓아 나갈 수 있고 이것을 주변 연관 산업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는가,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것들이 핵심 기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에서는 많은 지원책을 논의하는 중이라 생각합니다. 다각적으로 프린터 자체만 아니라 그것에 함께 딸려오는 산업이 많습니다. 프린팅 재료나, 프린팅할 콘텐츠와 같은 것들도 총체적으로 보고 여러 분야에서 지원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미래의 어느 날, 3D 프린팅이 굉장히 활성화 된 날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사례를 하나 들어주신다면요?

A. 시제품을 만들어 외국에 있는 바이어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이것을 소포가 아닌 파일로 보냅니다. 그러면 그쪽에서 프린팅되어 나오게 되고 어떤 것들 만들려고 하는지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질이 정보화되어 전달되고 다시 그 정보가 다시 물질이 되는 것이죠

Q. 만약 무기 같은 것도 3D로 프린팅 된다면 악용될 우려는 없을까요?

A. 그 부분은 걱정을 해야 합니다. 얼마 전 심지어는 메탈 프린터로 권총 모든 파트들을 다 프린터 했어요. 격발이 실제 되는 권총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사회적 협의를 도출해 낼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 돼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 때문에 이 거대한 기술의 트렌드를 막을 수는 없거든요. 집에 가면 모두 음식 만드는 칼이 있잖아요. 음식을 만들지만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칼을 가지지 못하게 하진 않습니다. 사회가 어떻게 합의를 하고 어떤 방향으로 유도해나갈지, 법제적으로는 어떻게 규제하고 관리할 것인지 등에 대한 빠른 논의가 시작되어야 그 위에서 비즈니스도 다른 국가 보다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말씀을 듣다 보니 전쟁터에서는 가능한 무기 부품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 써도 되겠군요?

A.국제 우주정거장에서도 부품이 많이 들어가지만 모든 부품을 가져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재료와 프린터, 각 부품의 설계도만 있으면 필요한 부품을 찍어서 넣어둘 수 있고 전쟁터에서도 필요한 부품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요즘 창업 운동가로도 불리시는데, 현재 운영하고 있는 타이드 인스티튜트도 그런 일을 하는 곳이고요.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도움 받을 수 있습니까?

A. 지금까지는 창업가들에게 필요한 자질을 갖춰주는 교육 쪽에 많이 집중을 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다시 한번 창업 바람이 불고 있는데 많은 부분들이 외국의 창업을 많이 따라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야에서 분명히 필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글로벌하게 발전해 나가려면 외국에 이미 강자가 있는 사업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사업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첨단 트렌드의 끝에 서야 합니다. 그래야지 그 다음단계를 내다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지식의 순환이 빠른 것 같지 않습니다. 이런 지식의 순환을 첨단 트렌드에 대한 지식 공유를 통해 앞서나가는 창업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래서 저희가 창업자들이 같이 모일 수 있는 ‘스타트업 스프링보드’라는 창업 대회를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고요. 하드웨어, 디바이스 쪽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무엇인가 구현해 볼 수 있는 기초적인 소양이 부족하다면 세운상가의 팹랩 서울에서 여러 가지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서 뭔가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저희와 창업을 위한 자질을 쌓고 스스로 뭔가 만들어서 구현하는 능력을 키워 가면 좋겠습니다.



Q. 창업 지원 장소로 구시대 산업의 상징이라 여겨지는 세운상가 들어간 이유가 있습니까?

A. 저희가 보고 있는 트렌드가 디바이스 쪽인데 디바이스를 만들어도 IT가 융합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만으로 창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확률이 너무나 낮습니다. 디바이스쪽에 굉장히 기회가 많기 때문에 제조 쪽에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세운상가에 팹랩을 세웠습니다. 제조 기반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예전 보다 쇄락한 부분도 있습니다. 3D 프린터를 만들려고 하는데 부품이 필요하면 내려가서 그냥 사오면 됩니다. ‘이런 것을 사고 싶은데 이런 것이 있습니까?’ 물어보면 ‘이것을 한번 써 봐’ 식의 노하우가 녹아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세운상가가 다시 부활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제조기반이 굉장히 줄었습니다. 프린터 만들면서 부품을 수급하려고 가보면 구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얼마 전 중국 상해 중심가에 있는 작은 가게에 갔는데 그곳에는 다 있는 거예요. 지금이라도 3차 산업혁명, 디바이스와 IT가 융·복합 된 산업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세운상가가 됐든 구로가 됐든 제조 기반을 다시 한번 강화시켜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줄 수 있는 부분을 정부에서 신경을 많이 썼으면 좋겠습니다.

Q. 젊은 사업가이다 보니까 직원 관리나 기업 문화도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타이드 인스티튜트에서 인턴사원 포함해서 14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는데요. 창업 지원을 하고 있지만 우리도 다 젊은이들입니다. 우리를 포함해서 창업을 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함께 만드는 겁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함께 뛰어놀 수 있으면 더 좋죠.

Q. 젊은이들, 특히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 취업도 어렵고 창업도 어려운 상황인데 젊은 CEO로써 좋은 말씀 좀 해주시죠.

A. 창업자들을 지켜보면서 창업은 시장 경제 속에서 이 사회에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사회에 투영시킬 수 있는 하나의 툴이고, 사회 가치를 더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가치가 지속가능하려면 시장경제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재정적으로도 살아있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접근하면 훨씬 의미 있고 즐겁게 창업활동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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