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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대한민국 사교육비 정말 줄었을까?

강효진 기자


'이 버스의 종점은 'SKY' 입니다'.

한 학원 셔틀버스에 달린 현수막 광고 문구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저 버스를 타고 꿈을 이루고픈 학부모, 학생들이 많을 겁니다. 비용은 얼마든지 지불할 수 있습니다.

극심한 경기 부진, 어느 중소기업 사장은 'IMF때보다 더 힘든 한 해 였다'고 기자에게 고백했던 지난해, 저 버스는 종점을 향해 조금 쉬어갔을까요? 더 열심히 달렸을까요?

통계청이 오늘(27일) 지난해 우리나라 사교육비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2012년 19조원이었던 사교육비 총액은 지난해 18조 6천억원으로, 2.3% 줄었습니다. 물론 추정치입니다.

총액 규모만 보면 지난 2010년부터 4년 연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말 줄어들었을까요? 아닙니다.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초, 중, 고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 9천원으로 일년전보다 1.3% 늘었습니다.

전체 학생수가 2012년 672만명에서 지난해 648만명으로 24만명이나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학생수가 줄어든 걸 감안하면 실제 사교육비는 재작년보다 더 늘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을 기준으로 한 사교육비입니다.

먼저 언급한 1인당 사교육비 23만 9천원은 전체 사교육비를 전체 학생수로 단순 나누기한 숫자입니다.

학생들 가운덴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도 있을 텐데 이들도 다 포함된 통계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뺀 즉 사교육을 직접 받은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 7천원이었습니다. 10만원 이상 확 올라갑니다. 통계의 착시입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7년 28만 8천 원, 08년 31만 원, 09년 32만 3천 원, 2010년 32만 7천 원, 11년 33만 5천 원, 12년 34만 원, 그리고 지난해 34만 7천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통계청은 이 숫자들은 자료에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줄어든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경기 침체도 눌렀습니다.

오히려 지역간 격차는 더 심해졌습니다.

사교육 1번지 강남을 끼고 있는 서울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 8천원입니다. 읍면 지역, 즉 시골 학생들의 14만 7천원보다 18만원이나 많습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서울과 시골의 사교육 격차, 과거엔 어땠을까요? 2007년 15만 2천 원, 08년 17만 천 원, 09년 17만 5천 원, 2010년 16만 천 원, 2011년 16만 8천 원, 2012년 16만 2천 원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야심차게 준비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는 사교육 경감 대책이 빠졌습니다.

당초 정부안에는 사교육비 부담을 매년 1조원씩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입니다. 정부가 사교육 경감 대책을 안하진 않겠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린 이상 획기적인 실천방안이 나오긴 어렵습니다.

정책 과제나 숙제로 남아 언제든 언급은 되겠지만 그러는 사이 학원 셔틀버스는 '종점'을 향해 더 열심히 달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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