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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중구난방 인증·고무줄가격, 타이어 신뢰도 금간다

조정현

'○○ 만족지수 5년 째 1위', '◎◎ 추천 기업 6년 연속 1위'

타이어 업계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보도자료들이다. 유독 타이어업계에서 이런 유형의 보도자료가 많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품질경쟁력우수기업'이란 인증을 받았다. 4년 연속 한국타이어만 타이어업계에서 이 인증을 받았다. 넥센타이어는 아예 한 번도 이 인증에 참여신청을 한 적이 없다,

금호타이어는 몇 년 전부터 발길을 끊었다고 한다. 대신 금호타이어는 '고객추천기업'이란 인증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인증에서 6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고객만족도지수, 소비자신뢰브랜드, 가장신뢰받는기업, 소비자추천브랜드... 가히 타이어 인증의 홍수라 할 만하다. 이 말이 저 말인 수준으로 인증 별 특성도 잘 구분가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한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인증기관에게 인증은 하나의 사업"이라며 "비슷한 인증을 여러 개로 나눠 놓다 보니 어디에서건 1위를 차지하기 어렵지 않은 구조"라고 귀띔했다. "한 업체가 수년 간 연속으로 독식하고 있으면 굳이 비집고 들어가 경쟁하지 않고 다른 비슷한 인증의 1위 자리를 노린다"고도 덧붙였다.

소비자들은 이런 인증 홍수에 오히려 갈증을 느낀다. 자동차의 경우, 출력이나 토크, 연비 같은 수치들이 확연하게 드러나지만 타이어에는 그렇게 뚜렷하게 비교될 만한 스펙이란 게 별로 없다. '어디 브랜드의 타이어는 그립력이 좋더라', 아니면 '마모가 심해 지우개더라' 하는 식의 '구전'에 의존한다.

안 그래도 정보의 가뭄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에게 난무하는 인증은 달갑지 않다.정확한 검증으로 타이어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인증이나 제도의 출현을 소비자들은 바라고 있다.

정보도 제한적인데 가격까지 고무줄처럼 들쭉날쭉하니 더 문제다. 지역에 따라, 대리점에 따라, 심지어는 누가 사느냐에 따라 다르다. '타이어를 20만 원에 샀는데 인근 지역에 가니 4, 5만 원 싸게 팔아 어이가 없었다'는 식의 불만을 흔히 접한다. 한 본에 저렇게 가격 차이가 나면 4본 기준으론 격차가 엄청나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최근 조사 결과는 이런 고무줄 가격을 잘 보여준다. 타이어 판매가를 지역별, 온·오프라인 별로 조사해 평균가격을 산출했더니 경우마다 격차가 컸다.

넥센타이어의 준대형 세단에 들어가는 타이어는 전라도에선 28만 원, 서울에선 24만 원이었고, 인터넷에선 평균 19만 원 대에 거래됐다. 한국타이어의 중형 세단용 타이어 역시 판매처 별로 14만 원에서 19만 원까지 들쭉날쭉했다.

심지어 사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값은 달랐다. 연맹 관계자는 "조사원이 아줌마인 경우와 청·장년 남성인 경우에 따라서 부르는 가격이 차이났는데, 아줌마 조사원에게 훨씬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타이어의 검증은 없이 가격 체계마저 왜곡돼 있는 셈이다.

이전 세대의 타이어 구매는 '관성 구매' 경향이 짙었다. 쓰던 타이어를 계속 쓴다는 말이다. 하지만 고성능 자동차가 늘고 드라이빙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면서 타이어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가격과 정보 체계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바로잡는 업체 만이 이런 흐름에 대처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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