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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현장+]대우건설, '産銀 낙하산' 논란 없는 까닭은?

김주영

올 초 대우건설은 공사지체보상금, 이른바 'LD(Liquidated Damages)' 문제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아랍에미리트(UAE) RRE(대우건설=패키지 4ㆍ정유저장탱크 프로젝트) 등 2010~2011년 수주한 해외 현장 몇 곳에서 수 백 억원의 LD가 발생한 것이다.

LD란 계약자의 책임으로 공기가 지연돼 준공일을 맞추지 못할 때 발주처에 지급해야 하는 벌금 성격이다.

국제표준계약서를 보면 통상적으로 공사가 하루 지연될 때마다 계약금액의 0.1%, 최대 10%까지 LD가 부과된다.

문제는 LD가 수 백 억원 발생한 사실을 내부적으로 덮고 있다가 뒤늦게 경영진에게 알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대우건설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다고 하자 비로소 경영진에게 이 같은 사항이 보고됐다.

해외사업 법무팀과 사업본부 임원, 해당 프로젝트의 현장소장들은 알고 있었다는 게 대우건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리스크관리의 기본이다. 그런데 시공능력 3위인 대우건설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산업은행, 대우건설 리스크관리 체계 손질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사모펀드가 지분 50.75% 보유)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 임경택 부행장을 대우건설 재무총괄담당(CFO)으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달 초 경영관리단을 2명에서 4명으로 두 배 늘렸다.

기존 자율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산은식 경영시스템을 일부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경영관리단을 확대 개편한 뒤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바로 리스크관리다.

대우건설에는 최근 크게 두 가지 위험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일단 사업을 진행할 때 신중을 기하기 위해 '투자심의' 전에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사업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쳐 매출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둘째로, 공정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건설사는 공사 진행률에 따라 그때 그때 수익을 반영하는데 사실상 명확한 체계가 없었다.

예컨대 공기지연이라든지 변수를 어느 기간에 얼마만큼 반영할 것인지 등을 시스템화 하겠다는건데, 이번에 문제가 된 LD를 염두에 두고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데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홍 회장은 '대우건설은 주인 없는 회사'라는 말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한다.

홍 회장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대우건설을 잘 품고 독려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경영관리단에 강조했다.

산업은행이 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다 보니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산은의 경영 개입에 대한 불만이 없다.

인수 이후 3년동안 자율경영을 보장해 준 데다 금융권에서 강한 재무, 리스크관리 부분에 신경을 쓸 뿐 건설 고유의 업무영역이나 인사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의 장기 침체 영향도 있지만 올해 임금이 동결된 데다 1년에 40~100만원 정도 나왔던 사내 복지기금이 사라져 산업은행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산업은행에 내심 의지하는 측면도 있어서 직원들 사이에 '경영간섭', '낙하산 인사 투하'와 관련해서는 논란이 전혀 제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주영(maybe@mtn.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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