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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K7 하이브리드, 수입 디젤 '대항마'

조정현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2천cc급 독일 디젤차'로 요약할 수 있다. BMW와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고효율 디젤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차 시장 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영역마저 위협하고 있다.

3~4천만 원 대의 경제성 높은 차량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수입차를 선택하는 양상이다. 이 가격 대의 국산차는 많지만 높은 경제성을 충족시켜줄 만한 국산차 라인업은 초라하다.

토요타 등 일본 하이브리드 모델도 한 축을 차지했다. 디젤의 소음과 진동을 꺼리면서도 경제성을 따지는 수요자들이 일부 이쪽을 택했다.

K7 하이브리드 700h는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아차가 선보인 모델이다. 수입차 대항마와 친환경차 저변 확대라는 두가지 중책을 맡았다.



언뜻 보면 외관은 가솔린 K7과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일부 차이점이 있다. 그물 무늬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체적인 형상에서 기존 것과 유사하지만 질감과 색감이 보다 세련돼 졌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같이 세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훨씬 산뜻하다.

이밖의 차이점은 하이브리드 전용 알로이 휠과 휀더 가니시와 트렁크 부위에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이 부착된 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차별화된 외관으로 주목받았던 점을 떠올리면 아쉬운 부분이다.

내부 디자인 역시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시트가 하이브리드 로고 자수가 놓인 나파 가죽시트로 바뀌었다. 대신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7인치 클러스터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공기압 경보시스템, 자외선 차단 글라스 등의 사양이 기본 탑재됐다.

시인성 높은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과 후측방 경보시스템도 장착할 수 있는데, 이런 호사스러운 사양을 갖추려면 3,440만 원의 럭셔리 모델보다 150만 원 이상 비싼 프레스티지 트림(3,595만 원)을 우선 선택해야 하고 별도로 189만 원의 하이테크 옵션을 택해야 한다.



착석하면 준대형 세단 특유의 넉넉함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내부 크기를 결정짓는 축거에서 K7은 경쟁 모델인 렉서스 ES보다 20mm 이상 길다. 독일차를 연상시키는 K7의 수평적 실내 레이아웃은 깔끔하면서도 안정적이다.

운전자를 향해 살짝 각도를 튼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은 배치나 크기 등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적화 돼 있다.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 화면의 터치감 등 품질은 더할 나위가 없다. 다만 기자가 시승한 차는 채 300km도 주행하지 않은 '완전 신상'이었는데, 화학 성분이 강하게 느껴지는 코를 찌르는 실내 냄새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K7 하이브리드는 스포츠, 노멀, 에코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갖췄다. 스포츠 모드에선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지는데, 다른 모드와 달리 계기반의 구성이 바뀌는 점이 인상적이다.

엔진 최고출력은 159마력으로 172마력의 K5 가솔린보다도 훨씬 떨어진다. 하지만 35kw급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면 총 출력은 200마력 초반까지 올라간다. K7 2.4 가솔린 직분사 모델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초반 가속감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저속에선 전기차 특유의 '소음도 0'에 가까운 정숙성을 느낄 수 있다. 중·고속 정숙성도 높은 수준이다. 정숙하기로 유명한 일본차와 비교해 수준 차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승차감은 부드러움과 단단함을 절묘하게 충족한다. 요철을 넘을 때는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도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친환경 모델인 만큼, 무엇보다 연비가 관건이다. 주로 스포츠 모드 위주의 급격한 가감속을 동반한 200여km의 도심 주행 결과 11~12km 대의 연비가 찍혔다. 소통이 원활한 간선도로 상에서의 정속 주행에선 실 연비인 리터 당 16km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치가 확인됐다.

35kw급의 전기모터는 경쟁 모델인 캠리와 렉서스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41kw급 전기모터보다 용량이 적다. 연비도 캠리와 렉서스 쪽이 0.4km/l 더 높다. 가격 차를 생각하면 적은 수치지만 향후 전기모터의 급 상향 조정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

K7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기 직전, K7 하이브리드보다 1천만 원 가량 비싼 4천만 원 대의 독일 디젤차를 시승했다. 이 독일차의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고 속도를 높이면 디젤 엔진의 진동이 오른발을 타고 온 몸으로 전해졌다. 주행감성 등에서 일부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주행감성만이 자동차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라운드 뷰 등의 호사스러운 편의사양이 꼭 필요치 않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후방 카메라도 없는 독일차와 K7 하이브리드의 편의사양의 수준은 체감 차이가 굉장했다. 3~4천만 원 대의 구매력을 지닌 자녀를 둔 가장이 넓은 뒷좌석과 정숙성,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편의 사양을 갖춘 자동차를 구매하려고 하면 최적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는 국산 하이브리드가 될 것 같다.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구현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더 남았지만 K7 하이브리드는 이 시점에서 친환경차 시장의 저변을 넓히고 수입차 대항마 역할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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