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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신형 쏘나타에 담긴 개발 철학, '최초'보단 '기본'으로

김형민


"VIP만을 위한 고급 승용차"

쏘나타의 1세대 모델의 판매 슬로건이다. 30년 전 당시 현대차는 1세대 쏘나타에 '국내 최초'의 수식어를 달았다. '국내 최초' 크루즈 컨트롤, '국내 최초' 파워시트, '국내 최초' 자동변속기. 고급(?)승용차답게 혁신적이면서도 이전에 쓰이지 않은 기술들을 알리기에 바빴다.

현대차는 그동안 세대를 거듭하는 쏘나타를 홍보하며 '혁신'과 '하이테크' 등의 진보된 기술을 강조했다. 쏘나타가 6세대를 거치면서 30년 넘게 장수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이러한 진보된 자동차 기술의 투입과 디자인의 혁신, 합리적인 가격 정책 등이다.

신차가 나오면 제조사 입장에선 기존 모델에 투입되지 않은 신기술을 홍보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비자 관점에서 기존 모델과 동일한 사양이라면 사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 현대차는 지금의 글로벌 기업이 아니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따라가기에 바쁜 상황이었다. 새로운 쏘나타를 출시할 때마다 글로벌 업체들의 기술을 따라가고 있음을 강조해야 했던 처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는 글로벌 5위의 자동차 생산 기업이 됐다. 따라가야 하는 처지가 아닌 앞서 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앞서 가야 하는 현대차가 이번에 출시한 쏘나타의 슬로건은 역설적이게도 '기본'이다. 과거로 돌아가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기본 성능인 '잘 달리고 잘 서는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앞으로 4~5년을 먹여 살릴 신형 쏘나타를 내놓으며 진보된 기술이 아닌 왜 '기본'을 강조한 것일까?


현대차가 강조한 자동차의 '기본'은 안전성과 주행성이다.

현대차는 익히 알려졌다시피 신형 쏘나타에 60kg급의 인장강도를 가진 초 고장력 강판을 51%까지(기존 21%) 대폭 늘렸다. 여기에 150kg급의 인장강도를 가진 핫 스탬핑 공법이 사용된 부품을 기존 5개에서 16개로 3배 이상 많이 투입했다.

안전성을 높이니 주행성능 역시 향상됐다. 차체가 단단해져 차체의 결합 강성도 높아졌고 비틀림과 굽힘 등의 강성이 각각 41%와 35%로 향상됐다. 그 결과 거친 노면을 주행해도 진동과 소음 전달이 억제됐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안전성과 주행성으로 대변되는 자동차의 '기본'을 혁신하니 차량의 '품질' 전체가 향상된 것이다.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기본'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신형 쏘나타 출시회서 황정렬 현대차 상무는 왜 기본으로 돌아갔냐는 기자의 질문에 "독일차를 염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답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독일 차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품질이었고 그 품질은 '잘 가고 잘 서는' 자동차의 기본 성능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그 동안 급격한 외연 확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품질 관리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물새는 싼타페와 에어백 미작동, 차체 강성 문제 등의 논란이 그동안 쌓아왔던 혁신의 빛을 바래게한 한 측면도 있다.

현대차가 민감할 수 있는 차량 충돌테스트 등을 기자들에게 직접 공개한 것도 이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쏘나타를 출시회전에 언론에 공개하고 '스몰 오버랩 테스트(전면의 운전자 쪽 25%만 충돌시켜 탑승자를 얼마나 보호하는 지를 따지는 최고난이도 충돌테스트)를 진행했다.

자칫 기대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형 쏘나타는 더미(차량 충돌 테스트용 실험체)를 안전하게 보호했다.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하기 위해 기본기가 핵심이라는 개발철학을 정립하였습니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신형 쏘나타 출시회에서 한 말이다. 자동차의 본질은 현대차의 설명처럼'잘 가고 잘 서는' 자동차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이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것은 그만큼 가장 어려운 것이고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자동차 기업들이 과거에도, 앞으로도 추구하는 가치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는 물론 현대차그룹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는 손색없는 슬로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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