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MTN현장+]용납되는 연봉 100억, 용납안되는 연봉 1억

권순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00억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140억원, 김승연 한화 회장은 78억원.

연봉 5억원이 넘는 등기 이사의 개별 보수가 공개된 후 일반 직장인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 연봉을 받는 그룹 임원들의 연봉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많은 연봉을 받아간다는 비난부터 반기업 정서를 부추긴다는 우려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대기업 오너 그룹의 연봉은 얼마가 적절할까요?

수천억원의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수백억원의 연봉은 적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0만원의 가치도 없는 사람에게는 1000만원도 과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봉도 있습니다.

#1. 굴지의 대기업의 이 모 회장님은 낙하산 임원들을 받으면서 연봉을 3배 이상 올려줬습니다. 그리고 임원들의 연봉을 다시 본인에게 상납하도록 했습니다. 임원들의 연봉을 회장님의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이용한 겁니다.

#2. 대기업 건설사 사장을 지낸 이 모씨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을 관리하는 기업에 본인 자식 2명을 허위로 고용해 연봉을 지급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법인세를 줄일 수 있고 자식들에게는 증여세 없이 상속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장면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한 의혹이고 두 번째 장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입니다. 이런 식의 연봉은 단돈 1원이라도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기업 오너에게 회삿돈을 자기 돈으로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고액 연봉입니다. 기업 오너가 스스로에게 혹은 측근에게 막대한 연봉을 책정해 주면 되니까요. 금융당국이 개별 보수 공시를 만든 취지는 바로 ‘보수 산정 기준’을 만들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명절에 상여금이 어떻게 지급되는지 목표, 성과 인센티브가 어떻게 구성이 되는지 상세히 공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연봉을 비자금 조성 목적 등으로 이용하려면 보수 산정 기준을 맞출 수 없게 될 테고 공시 위반에 해당됩니다. 임원 보수 공시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 2억원 미만의 벌금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이고 과징금도 20억원이나 됩니다. 임원 보수 공시는 보수를 이용한 배임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장치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이번 보수 공시에 맞게 보수 산정 기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몇몇 기업들은 아직 보수 산정 기준 없이 책정되고 있다"며 "만약 자의적으로 공시를 하다 적발돼면 과중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의 연봉을 훔쳐보며 비난해 봐야 배만 아픕니다. 기업들이 가진 보수 산정 기준을 보며 연봉을 이용한 배임을 날카롭게 견제하는 것이 임원 보수 공시를 읽는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progres9@naver.com)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