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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사하면 죽는다' 롯데건설, 숨겨진 사망사고 더 있었다

이재경 기자

롯데건설이 시공하던 제2롯데월드에서만 4건의 사고가 있었다.

이달 8일과 지난해 6월 25일 두차례 사고에서 사망한 노동자가 벌써 2명이다.

이 외에도 롯데건설의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가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2롯데월드를 포함해 롯데건설 사업장에서 일어난 사망사고만 지난해 6건, 올해만 이미 2건이다.

한 사업장에서 두 번 이상 사망사고가 난 것도 제2롯데월드만이 아니었다.

업계에선 롯데건설의 '안전불감증'은 '불치병'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회자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사고, 올해 첫사고 아니었다

롯데건설의 사업장에선 제2롯데월드 사망사고에 앞서 이미 지난 2월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올해 2월 20일 인천 중구 운서동 영종도에 위치한 물류창고 신축공사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붕에 판넬을 설치하던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하청업체의 노동자였다.

작업자는 추락에 대비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았다.

안전띠 없이 추락하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안전망도 설치하지 않았다.

이동을 위해 안전띠는 간혹 푸는 경우가 있으므로 안전망은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 롯데건설이 이를 무시한 것이었다.

결국 '예견된 사고'나 다름 없는 것이었다.

◇롯데건설, 작년엔 6명이나 사망했다

롯데건설 사업장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은 김포한강신도시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이었다.

지난해 5월 4일 이 곳에서 한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해 6월 25일에는 제2롯데월드 타워 신축공사에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타워동 43층에서 거푸집이 추락한 사고였다.

올해 사망사고는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 중 이음매 부분의 공기압으로 인해 터져 나온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것이었다.

지난해 8월 20일에는 롯데쇼핑이 발주한 이천 프리미엄아울렛 신축공사장에서 1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두 달 후 10월 29일 이 공사장에서 또 다시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그 사이인 10월 17일에는 전남 담양댐 둑높이기사업 토목공사에서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들은 대부분 작업자가 추락한 사고다.

최소한의 안전조치마저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 밖에 건설공사 중 근로자가 사망한 산업재해 외에도 덤프트럭이 전복되면서 트럭 운전사인 지입차주 1명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롯데건설, 왜 사고 잦은가

이번 제2롯데월드 사고는 롯데측이 다음달 임시개장을 위해 공기를 앞당기려고 공사를 서두르면서 안전조치에 미흡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통상적으로 한 사업장에서 두 번 이상의 사고가 발생하는 일은 흔치 않다.

사망사고가 일어나면 민형사상 책임이 엄중해서 안전관리가 더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건설의 사업장에선 한 곳에서 여러번의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게다가 사망사고를 당하는 노동자는 대부분 하청업체에 고용된 경우였다.

원청업체인 롯데건설이 하청업체에 싼 값으로 도급을 주고 안전관리도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진다.

싼 값으로 하청을 받은 업체는 안전망이나 안전표지 설치 등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려는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원청업체도 공기 단축을 위해 공사를 서두르면서 안전감독에 소홀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안전조치만 됐어도 사망사고까지 이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개인 안전보호구다. 안전띠를 착용하고 안전모를 착용하면 추락해 매달리더라도 머리를 보호할 수 있다.

개인 안전보호구가 없었을 때에도 안전망이 설치돼 있으면 추락하는 작업자를 받아줄 수 있다.

이런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선 관리 감독과 시설 개선을 철저히 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엔 이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다.

롯데건설이 사망사고가 잦은 것은 한 번의 사고 후에도 이런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재차 무시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안전수칙과 절차만 제대로 지켜도 최소한 사망사고는 줄일 수 있다"며 "계속적으로 법을 지키지 않는 업체에 대해선 강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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