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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공화국'…1만개 넘는 협회, 정부 관리 사각지대

[the300-공공기관 우회로 협회 ①] 정부 사업 등 공적 업무 많지만 주무부처서만 관리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2014/09/16 08:14

협회 등 각 부처 산하의 민간 비영리 단체들이 정부의 관리 사각지대에서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치인, 관료 출신들이 이들 단체에 상당수 기관장으로 내려가고 있어 '관피아(관료+마피아)' 문제의 고리를 형성하는 또 다른 경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현재 부처별로 등록한 비영리법인 수는 1만여 개가 훌쩍 넘는다. 이들은 각 부처의 승인을 받아 등록된 후 대부분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일부는 정부로부터 돈을 지원 받을 수도 있고 사업을 위탁받을 수도 있다. 이들 중 정부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 단체들 중 일부는 이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민간 단체에서 전환된 공공기관수가 지난해 기준으로 40개로 전체 공공기관 295개 중 14%를 차지했다.

이처럼 공적인 영역에서 역할을 하는 민간 단체가 적지 않지만 정부 차원의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후에는 임직원수, 기관장은 물론 재정 상태까지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조직인 경우 주무부처의 관리대상이 될 뿐이다.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단체를 만들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비영리기관 현황을 관리하는 한 행안부 관계자도 '관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속수무책임을 인정한다. 그는 "1만여개가 넘는 비영리단체들 중에서 공공기관 성격을 가진 단체들이 눈에 띨 때가 있다"며 "그러나 이 많은 단체 중 자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꼼수'부리는 단체들을 발라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는 "사회가 다원화 되고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감시할 대상이 될 수 없고,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문제는 이 협회들 중에 자신의 기능을 넘어서는 역할을 하는 곳을 어떻게 사전에 감지하고 막을 수 있는가다"고 말했다.

민간 협회가 정부의 예산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지정이 되더라도 이런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대부분 감독 기준이 낮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민간 단체에서 공공기관으로 전환된 기관 40곳 중 29곳이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이들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감독을 받으면서 정부 예산이나 위탁 사업을 따내기가 용이해지는 셈이다.

개별 법률에 설립 근거가 마련되는 법정회된 민간 단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법정단체가 되면 시행령에 정부 예산 지원 및 위탁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법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 정부의 관리 감독은 덜 받으면서 혜택은 더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국회에서 발의된 단체 법정화 법안도 수두룩하다. 19대 들어서만 15개 건이 발의돼 공간정보산업협회, 한국연안관리협회 등 5개 협회가 설립되거나 설립근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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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한 국회 관계자는 "주무부처 관계자들이 입법을 할 때 적극적으로 내는 법안 중 하나가 협회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을 유관 법률에 끼워 넣는 것"이라며 "법정화를 하게 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이나 인력 확대 근거가 생기기 때문에 산하기관과 마찬가지의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조세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알려진 선급협회와 같이 정부산하기관은 아니지만 정부 업무를 위탁해서 수행하는 기관들에 낙하산 인사가 많이 갈 뿐더러 서로 결탁해 이익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법정단체가 늘어나면 불필요한 공공기관이 생기는 것은 물론 '관피아'를 양산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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