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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장기자실]구글, 국내 시장 '독식'…정부는 오히려 국내기업 '역차별'

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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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무기로 국내 모바일 시장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오히려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규제로 글로벌 기업의 국내 시장 독과점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산업부 이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 요즘 "국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구글이 독식할 것이다"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구요? 어느 정도이기에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4000만 국민이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85%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합니다. 구글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구글의 전세계 모바일 OS(운영체제)시장점유율은 53% 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89.3%나 됩니다.

이용자들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는 '앱마켓' 시장도 구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구글과 애플의 점유율을 합치면 80%가 넘어, 앱 유통은 두 글로벌 기업의 독과점 체제나 마찬가지입니다.

질문 : 구글이 이렇게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게 되니까 경쟁사들이 불만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구글이 '끼워팔기'를 했다, '불공정행위'를 했다…이런 주장도 나온다구요?

기자> 네. 구글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은 구글이 스마트폰 OS를 독과점하고 있는 걸 악용해서, 자사 앱을 끼워팔기를 한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구입하면 기본으로 설치돼있는 앱이 있는데,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이 앱마켓이나 검색 등 자사 서비스를 기본 앱으로 깔아둔 겁니다.

이런 앱을 '선탑재 앱'이라고 부르는데, 사용자들은 무심코 이 앱들을 사용하기 쉬워서 다른 국내 기업들의 앱이 경쟁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앱 10개 중에서 7개가 선탑재 앱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에 단 한 개를 뺀 모든 앱이 구글이 미리 설치해둔 앱입니다.

이 자료만 봐도 구글의 자사 앱 선탑재가 얼마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죠.

질문 : '앱마켓' 시장에서도 구글의 독과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구요?

기자> 앱 마켓 시장에서도 구글이 OS 지배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특히 자사 앱마켓을 '선탑재'하고 경쟁 앱마켓은 배제하고 있어 불만이 큽니다.

최근에 ‘T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SK플래닛 관계자를 만났는데요,

이 관계자는 국내 앱마켓 사업자들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구글플레이 앱을 선탑재하는 한편 경쟁마켓인 T스토어나 N스토어는 구글플레이에 등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렇게 구글의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독점에 국내 모바일 앱·게임 개발사들은 고사위기에 내몰렸다고 하소연합니다.

(사진=구글/News1)


질문 : 이런 상황인데 정부가 오히려 구글 편을 들어준다, 국내 IT 기업을 역차별하는 규제를 한다는 주장도 있던데?

기자> 더불어 국내 IT기업들은 정부가 해외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이런 불공정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선 불공정행위를 엄격한 제재를 적용하면서 구글의 자사 앱 선탑재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앱 장터에 적용되는 3개월 이내 환불, 게임물 등급 분류, 위치정보사업자 신고증 제출, 유해매체 관리 등의 법·제도도 국내 사업자에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구글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다는 핑계로 한국 정부의 규제를 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구글처럼 서버를 해외로 옮겨 규제를 피해보자는 우스갯소리도 한다고 합니다.

질문 :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이상한 규제, 한국만 그런 건지, 해외시장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구글의 플레이스토어가 장악한 우리시장과는 달리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은 200여 개가 넘습니다.

구글플레이스토어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되지 못하도록 한 덕분이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우리 통신사들과 IT기업들이 모바일 앱시장에서 유독 부진한 우리 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중국의 자국 인터넷 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대단합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서비스들을 각종 규제로 묶어 놓고 있는건데요.

이러한 중국 정부의 해외 서비스 규제 덕분에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 인터넷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구글검색과 유튜브 서비스를 차단한 뒤 바이두와 유쿠가 급성장했고 페이스북을 막은 뒤에는 웨이보가 급성장했는데 이런 것들만 보아도 정부규제란 그늘막에서 중국의 서비스는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질문 : 그런데 최근 우리 서비스인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의 카카오톡도 차단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았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라인과 카카오톡 서비스가 먹통되는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졌는데요.

당시 해당기업인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는 자사의 기술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우리 서비스들을 차단한건데요.

미래창조과학부는 한 달가량 장애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테러의 위험성’ 때문에 중국 정부가 차단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놓아 비난을 받았습니다.

질문 : 국내 기업을 오히려 차별하는 규제 해결방법은 없나요?

기자> 이렇게 국내 IT기업들이 구글의 독과점 횡포와 국내 기업 역차별을 호소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자, 정부와 정치권이 움직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어제였죠.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이 '국내 ICT산업의 현실과 해법 모색'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정부와 학계, 국내 관련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는데요. 전문가들과 업계가 한 목소리로 구글을 성토했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큰 돈을 벌면서도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는다면서, 세금 회피 문제를 해결할 규제 법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구글의 세금회피를 막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국내 개발자가 '구글플레이'에서 판매한 앱에 부가세를 내지않고 있는데, 이걸 구글이 대신 내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그러나 이 방안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데요.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가산세나 행정처벌과 같은 강제수단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기획재정부 박홍기 세제실 부가가치세제과장은 "해외 앱마켓 사업자들도 내년 7월부터는 국내 매출에 대해 부가세를 내야 한다"면서 "더 나아가 국내에서 발생한 소득에 기반해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구글과 애플은 '글로벌 기준에 맞는 규제라면 따르겠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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