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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만장 기자실]현대차 '10조 베팅'...파급효과 어디까지?

조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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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앵커>최근 시장과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매입이 핫 이슈입니다. 매입가가 너무 높다, 그래서 주가도 크게 하락했는데 현대차그룹의 통큰 베팅, 그 속내는 뭘까요? 산업부 조정현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현대차그룹이 10조 5,500억 원, 무려 감정가의 3배가 넘는 가격을 써냈습니다. 과감하게 베팅을 햇는데 그 속내가 뭔가요?


조정현 기자>회사 규모가 글로벌 5위 권으로 올라섰고 굉장히 커졌는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거대한 기업인 만큼 통합 콘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에서 기존의 양재동 본사가 너무나 좁았습니다.

절실하게 본사 역할을 할 거대한 비즈니스센터를 필요로 하게 됐고요, 기자실이 있는 양재동 사옥을 자주 가지만 명색이 자동차 회사인데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협소합니다. 현대제철이나 현대모비스 같은 계열사들도 계속 덩치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통합 콘트롤 타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현대차가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임지은 앵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옥에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게 과연 타당한 것이냐, 여기에 대한 논란들이 크거든요.

조정현 기자>실적이 악화되면서 현대차에서 내세웠던 게 리스크 관리와 내실 경영이었기 때문에 사옥 부지에 10조 원을 투입한다는 게 일반적인 입장에선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사업이란 측면에서 접근을 하면 더더욱 계산이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다기 보다는 현대차의 30개 계열사가 1만 8천 명의 직원들이 향후 50년 백년, 영구적으로 사용할 글로벌 통합 센터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될 테고요, 그런 차원에서 업무 효율성과 의사 결정의 신속함, 이런 정량화할 수 없는 가치들이 평가를 받는다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임지은 앵커>입찰 가격을 두고 누가 결정을 내린 건가, 여기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데 정몽구 회장이 직접 써냈다고요?

조정현 기자>물론 정몽구 회장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을 했고요, 예전 현대건설 인수 때도 실무 팀에서 어떤 숫자를 가지고 가도 결국 판단을 하는 것은 정몽구 회장의 몫이었다는 얘기가 남아 있고, 실무진에서 결정한 금액과 최종 공개된 금액과의 격차가 상당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삼성동 부지 감정가가 3조 3천억 원 선, 시장 가치의 경우 5조, 6조 원 이상 가치가 폭등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는데, 여기서 3조, 4조 원의 가치가 더 있다고 현대차가, 정몽구 회장이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임지은 앵커>굉장히 관심을 모았던 것이 재계 1, 2위의 쩐의 전쟁이라서 관심을 모았는데 삼성전자가 입찰가를 얼마를 넣었는지, 이런 것도 굉장히 관심이었는데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참여를 했기 때문에 현대차가 더 큰 가격을 써낸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정현 기자>현대차 입장에선 굉장히 절박했죠. 이 땅을 놓치게 된다면 향후 이만한 가치의 땅을 찾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니까요. 강남 한 복판에 엄청난 평지에 향후 9호선이 완공된다면 더블 역세권에 미래 가치도 예상되고, 모든 조건을 다 갖춘 이런 땅을 더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과감한 베팅을 했었는데 삼성그룹도 개입을 했기 때문에 현대차가 잔뜩 긴장을 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삼성그룹은 이미 서초동에 삼성타운을 확보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글로벌 센터 확보의 절실함이랄까 이런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고요. 아무래도 오너가 결정을 해야 했던 거대한 사업인 만큼 총수가 부재한 상황인 삼성과 현대차의 상황은 차이가 있었던 걸로 평가가 되고 있고요.

삼성이 5조, 6조 원을 썼다, 아니다 8조 원을 썼다,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는데, 삼성그룹은 감정가의 2배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베팅을 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요, 그렇다면 가격은 지금 기사화 되고 있는 6조 원 수준이 맞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news1)
임지은 앵커>커다란 베팅을 할 때 항상 나오는 말이 승자의 저주잖아요? 시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조정현 기자>도심의 초대형 복합개발이 성공한 사례가 없는데요, 과거 용산역세권 개발의 경우도 땅값만 8조 원이었습니다. 용산에는 굉장히 많은 대기업 계열 건설사와 재무적, 전략적 투자자 등이 참여를 했었는데 사업비를 마련하지 못해 무산 수순에 들어갔었습니다.

10조 원의 땅값이면 어떤 계산상으로 수익성이 검증된다거나 이러기엔 어려운 규모고요, 다만 국내외 여러 신평사들이 현대차그룹의 재무 건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히 밝히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잉여 현금을 파악해 봐도 23조 원이 확보돼 있는 상황이고, 이들 주요 계열사가 연간 7조 5천억 원의 잉여 현금을 매년 창출해 왔습니다.

이 정도면 땅값과 사업비는 몇 년 안에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고요, 다만 단기간에 일부 유동성이 악화되는 그런 흐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임지은 앵커>당일에는 현대차 주가가 9.17% 떨어졌습니다. 낙찰 소식이 들리자 마자 외국인과 기관들이 마구 물량을 내놓기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9.17% 하락했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아차도 7%대 하락했습니다. 이후에 반등을 시도했지만 하락 마감했고 오늘은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네요. 사실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사옥에 투자한다는 걸 이해할 주주는 정몽구 회장 일가 밖에 없을 것 같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현대차의 이번 인수가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걸 주주들에게 보여주고 신뢰를 줘야 주가가 앞으로도 탄탄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단 전체적인 개발 청사진은 그려진 걸로 나와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조정현 기자>현대차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게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죠, 폭스바겐 그룹의 본사인 아우토슈타트입니다. 다양한 용도를 모두 갖추고 있는 종합 자동차 문화 센터라 할까, 그런 기능을 갖고 있는데 2000년 개장을 해서 현재 누적 방문객이 2천만 명에 이르고 있고 독일 관광청에서 선정하는 꼭 가봐야 할 명소에 선정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본사와 연구소, 자동차 박물관 등 모든 기능을 한데 갖추고 있고요.

현대차도 그런 모델을 꿈꾸고 있고, 당초 양재동에서 이 꿈을 이루려고 시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근 부지를 매입해서 박물관과 전시 등의 기능을 갖춘 곳으로 조성을 하려 했었는데, 개발이라는 게 부지 인수도 어렵지만 땅을 향후 용도에 맞게 변경하는 게 정말 어렵지 않습니까? 각종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요, 결국 당시에는 무산이 됐습니다.

이후에 뚝섬 삼표 레미콘 부지에도 초고층 빌딩을 지으려 했었는데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서울시가 초고층 빌딩은 도심이나 부도심에만 지어야 한다고 결정을 내리면서 수포로 돌아갔던 전례가 있고요, 이번에 부도심에 해당하는 삼성동 땅을 사들였기 때문에 100층 내외의 초고층 빌딩 2 동과 다양한 기능의 테마파크가 들어사는 이런 계획이, 일단 현대차의 의지도 확고하기 때문에 순항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현대차가 보증금을 냈는데 금액이 9999억 9999만 9999원 입니다.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입찰가의 5%인 4천억 원 대의 보증금을 내면 됐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5천억 원을 더, 그것도 9로만 채워서 다 냈습니다. 그만큼 의지가 강력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임지은 앵커>노조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지금 한창 임단협 중인데 한전부지 인수가 임단협 변수가 될 것 같나요?

조정현 기자>큰 틀에서 이해하면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겠으나 현대차그룹 1년 인건비가 6조 원입니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총수의 결정으로 써냈기 때문에 통상임금 등 이슈가 산적한 노조 입장에선 반대 입장이 당연할 수 있고 향후 입단협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임지은 앵커>현대차의 이번 인수가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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