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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중 부산-서울 500km 걸은 작은 영웅 "희망은 실천의 결과물"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아름다운 사람 김성환씨
대담=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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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고난 속에서도 희망의 등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불씨를 지펴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더 리더’는 그런 분 한분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오랜 암투병 중에서도 주변 사람부터 챙기는 사람,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김성환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무려 500km를 걸으면서 많은 감동의 씨앗을 뿌리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김성환씨를 소개합니다.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암투병 중 부산-서울 걸은 ‘작은 영웅’ 김성환
“두려움 극복하고 용기로 희망을 실천하자!”
“투병 기간 중 사랑·봉사를 더 배웠어요”
“꽃과 책, 그리고 아내를 사랑합니다”

Q. 본인 소개를 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책을 좋아하고 꽃을 사랑하며 아내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호는 해우라고 합니다. 해우는 절에 가면 해우소가 있죠. 그게 무슨 뜻이냐면 근심 해 풀 우, 아 풀 해 근심 우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드리고 싶습니다.

Q. GIST, 위장관기질종양이라는 희귀암을 앓고 계신데요. 현재 상태는 어떠신지요?

A. 이 병은 희귀암으로 혈액에 발생해서 장기내부에 퍼지는 형태의 암입니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병원에 다녀왔는데 장기에 많이 전이가 돼서 얼마 전 수술 불가판정을 받았습니다.

Q. 대기업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시다가 10년 전 희귀암 판정을 받으셨는데 그때 느낌은 어떠셨을까요?

A. 모든 암환자가 똑같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신은 왜 나에게 이런 병을 주었나’, 많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데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이 울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니 제 주변에 가족과 아내가 울고 있더라고요. 더 이상 내가 여기서 울고 있으면 안 되겠구나 . 내가 나의 가족와 아내를 지키려면 이 상태에서 조금 더 노력을 해야겠구나 마음을 먹고 병원에서 끊임없이 운동도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2~3일 일찍 퇴원을 했습니다.

김성환 / MTN 더리더


Q. 발병 원인 같은 걸 되돌아보신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요?

A. 틀릴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푼다는 개념이 불금에 맞춰 술을 먹거나 하는 것이라서 스트레스는 더 쌓이거든요. 그래서 병이 많이 진행되지 않았나 예측하고 있습니다.

Q. 현대를 살면서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이 없을텐데, 경험에 비춰서 스트레스에 잔뜩 찌들어 있는 현대인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저는 암에 걸리고 나서 몇 년 있다가 집 앞에 들어가기 전에 집을 하나의 공동체의 행복을 위한, 하나의 작은 곳이라 생각을 합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하늘을 한번 보고 그날에 있었던 스트레스를 다 풀어냅니다. ‘아 내가 어떻게 했지’, ‘내가 그걸 하지 말았어야 되는데’, 이런 식으로 가슴에 가지고 있던 응어리를 다 버리고 들어가는 연습을 했는데 그게 조금 도움이 됐던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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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0년 동안 투병하면서 치료받는 시간을 가지셨는데 내면적으로 얻으신 것도 많으실 것 같은데 정리해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A. 내면적으로 얻은 것은 첫 번째로 정서적 배려나 남을 이해하는 것, 사랑하는 것, 봉사하는 것의 영역이 넓어지거나 깊어졌다고 판단합니다. 두 번째는 제가 그때도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갈망이 높았어요. 그래서 암에 걸리고 나서도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지식을 빨리 습득해서 우리 회사 혁신에 적용하고 싶었거든요. 세 번째가 가족과 아내입니다. 기존에는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암이 생기고 나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아내와 대화하고 부모와 대화할 시간이 부여된 게 행복했습니다.

Q. 경험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르게 사는 길인지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소중한 가치는 제가 부여하는 겁니다. 하늘이 있지만 어떤 사람은 하늘을 보고 ‘하늘이네’ 하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하늘조차 안보고 지나갑니다. 어떤 사람은 ‘와 하늘이네. 아름답다’고 이야기 합니다. 하늘 하나만이라도 소중한 가치를 부여하는데, 그 가치를 부여하는 건 나입니다. 가장 소중한 가치와 의미는 나입니다. 사회적 가치 속에 나의 가치와 물질적 가치 속에서 나의 가치를 목말라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정서적 가치와 영성적 가치를 조금 더 배우고 그걸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합니다.

김성환 / MTN 더리더

Q. 눈만 돌리면 아름다운 게 많은데 그것도 못보고 사는 삶이 어떻게 보면 더 아픈 삶이죠. 그래도 10년 동안 투병생활을 해 오시면서 어떤 점이 제일 가장 힘드셨어요?
A. 첫째는 물리적인 겁니다. 항암제를 365일 매일 먹으니까 그걸 이겨내야 하는 체력적 부담이 제일 힘들고, 두 번째로 항암제를 먹고 있는데 월 500~600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 항암제를 못 먹는 사람들이 많아요. 가난해서요. 그러면 자기 목숨을 돈이 없어서 치료를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큰 문제로 다가오는 시기가 있습니다.

Q. 암이라는 게 삶의 큰 벽입니다. 10년 동안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해 오신 것은 정서적으로 무너지지 않은 힘이 중요한 것 같은데, 그 힘의 원동력은 어디에서 옵니까?

A. 그 힘의 원동력은 와이프의 잔소리입니다. 저는 잔소리를 옳은 말을 제가 듣기 싫게 하는 말이라고 정의합니다. 아내의 잔소리 덕분에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었고요. 또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응원과 기도의 메시지입니다. 많이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희망과 위로를 해드려야 되는데 역으로 제가 희망과 위로를 받더라고요. 그분들의 그런 힘이 주저앉고 싶을 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부산에서 서울까지 걸었던 긴 산책에서도 누가 뒤에서 밀어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쓰러지지 말라고 살짝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 잡아주는 느낌, 그런 느낌이 기도와 응원의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Q. 잔소리의 주인공, 아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미안하고 감사하고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리고 많이 사랑하고요. 사랑하는 게 가끔 죄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하지만 아내를 많이 사랑합니다.

Q. 불편한 몸을 이끄시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500km가 넘는 거리를 매일 페이스북에 생중계를 해가시면서 도전하셨는데요. 왜 그 일을 시작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A. 암환자와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서 시작 했어요. 다큐감독 故 이성규 감독을 면회를 갔는데 등산 가방을 가지고 계셔서 “저도 걷고 싶습니다” 했더니, 감독님이 나도 걷고 싶다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네가 못 걸으면 내가 걷고 내가 못 걸으면 네가 걸어와서 나중에 얘기 해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은 끝내 걷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시고 저는 걸었죠. 제가 만약에 이 삶을 마친다면 이승규 감독님을 만나서 그동안 있었던 일, 걸어오면서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그 산책을 통해 있었던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하나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찜질방에서 임신 8개월 9개월 된 배를 안고 목욕을 오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분에게 여쭤봤어요. “암이시죠?” 하니까 아니라 하더라고요. 나중에 암이라는 걸 이야기 해주셨는데, 제가 그랬어요. “희망을 놓지 마세요. 서울에 가면 훌륭한 의사도 많고 병원도 많으니 가보세요” 했더니 “당신이 이 정도 돼 봤나요?” 라더라고요. 저는 그 정도 돼 봤거든요. 수술불가 판정을 받았을 때인데 그래도 살아남았습니다. 그 얘기를 해드렸어요. 그분이 희망을 갖고 병원에 가겠다는 약속을 해주셔서 제가 차비를 꽤 많이 드렸습니다. 또 하나는 잠자리에 대한 에피소드인데, 어느 마을에 갔더니 이장님이 저를 재워주기 싫으니까 발까지 다 보여드렸어요. 그런데도 재워주기 싫으시니까 마을에서 제일 어두운데 갖다놓고 도망을 가시더라고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교회에 갔는데 교회에서도 문을 안 열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한참을 걸어왔어요. 절이 하나 있더라고요. 절까지 올라가서 하루 유숙을 했습니다.

Q. 모든 어려움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A. 희망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에 희망을 품고 있거든요. 하지만 그걸 실천을 안 합니다. 못하거나요. 두렵기 때문이거든요.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한 발을 내 딛는 것입니다. 그 순간에 희망 밑에 용기가 생깁니다. 또 한발을 내딛어 계속 걷다보면 의지가 생깁니다. 용기 안에, 그래서 또 다른 두려움이나 포기가 왔을 때 용기가 두려움을 밀쳐내고 그 의지가 두려움을 멀리 보냅니다. 늘 말씀을 드리는 게 희망은 실천의 결과물입니다. 조금 더 용기를 가지고 의지를 가지고 출발하면 희망 속엔 용기와 의지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큰 행운과 행복이거든요. 내가 힘들 때 그런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Q. 최근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 책을 내셨죠. 책 제목이 ‘사람이 사는 집’인데요. 어떤 의미로 이런 제목을 정했고 그 책에 어떤 내용을 담으셨는지요?

A. 시골에서 살면서 느낀 평안, 평안과 속세에서 벗어난 나의 삶이 한 꼭지가 들어가 있고, 아내에 대한 마음이 들어가 있습니다. 또 희망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김성환 / MTN 더리더


Q. 희망 관련 내용을 책에서 많이 쓰셨는데요. 구체적으로 내용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A. 이번 책은 “희망이 이겁니다”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독자들이 ‘나에게 희망이 생기는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글을 썼거든요. 예를 들어, 긴 산책 갔다 온 이야기와 제가 병원에 입원하고 집에서 투병하는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Q. 건강 문제로 어려우신 분들도 있을테고 건강은 괜찮지만 실업문제, 취업이 안돼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분도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본인의 경험에 비춰서 위로와 희망의 말씀을 해주신다면요?

A. 고학력 사회지만 도덕성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도덕적 가치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도덕적 가치에 무너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담배를 피면 그 담배를 만드는 회사는 궁극적으로 안 좋은 회사잖아요. 담배를 파는 회사 임원들과 CEO들에게 기업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주주들은 배당을 받고, 일부 시민들은 거기에 맞는 주식을 사거든요. 도덕적 관념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서적 가치와 영성적 가치를 가지고 배우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싶으신지요?

A. 카드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인데, 한사람이 한 장애인을 위해서, 가족들이 다 쓰면 그 장애인에게 적립금이 부여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 놓으면, 가족뿐만 아니라 이 사람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이 사람을 위해 적립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미래를 열어가는 청소년들도 쉽지 않은 세상, 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죠. 앞으로 겪어나가야 할 일도 많은데,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줄수 있을까요?

A. 삶의 동기를 가지라는 겁니다.동기는 미시적으로 봤을 때는 부모와 선생과 이 아이의 꿈입니다.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사회시스템이죠. 아는 아이가 서울대 들어갔는데 삶의 동기가 끝난 거에요. 아이가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동기를 사회나 부모나 선생님이 공동으로 함께 부여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누구든 언젠가는 세상을 떠나거든요. 먼 훗날, 김성환이라는 사람의 한 삶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십니까?

A.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시각을 가진 평안한 사람, 그 정도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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