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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초강수...조선업계 '칼바람' 부나

조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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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현대중공업이 임원 전원의 사직서를 받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업계 1위 업체의 초강수에 조선업계 전반에 이른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조정현 기자와 나눠 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 임원 전원의 사표를 받는다,, 기존에 사례 보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단행하곤 하던데, 현대중공업 경우는 분위기 좀 바꿔보자는 차원이 아니죠?

작년 납품비리 문제가 불거졌을 때 대우조선해양이 임원 전원의 사표를 제출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표 제출 행위가 전반적인 임원 수 조정이나 구조조정으로 이어지진 않았었죠.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이른바 액션이었다는 평가가 많았었는데요.

현대중공업 경우는 다릅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이 조선계열 3개 회사의 임원 260명 모두의 사직서를 제출을 받았는데요,

향후 재신임 절차를 거쳐서 중용할 사람은 중용하겠다는게 현대중공업 입장입니다.

임원 전원의 사표 제출 조치가 그제 발표됐었는데요, 이미 후속 조치로 어제 사장단과 본부장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생산과 설계에서 잔뼈가 굵은 강환구 부사장이 신임 현대미포조선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고요, 조선사업본부 등 주요 3개 사업본부의 수장이 교체됐습니다.

이제 곧 전무 등 후속 임원 인사가 뒤따르게 되는데, 지금 임원 중에 한 30%는 정리될 걸로 전망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든 명에서 아흔 명 정도가 물갈이 될 걸로 예상됩니다.

앵커>단순히 임원 숫자만 줄여가지곤 어렵죠? 조직 개편, 사업 재편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도 조치도 뒤따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인데요?

네,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모두 수술대 위에 올려서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게 현대중공업 계획입니다.

풍력 같은 에너지 사업이 그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 이런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서 조선해양의 비중을 50% 대까지 낮췄습니다.

그만큼 경기 민감도가 덜하다, 경기를 덜 탄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 이번 조치로 향후 일부 부진한 사업들은 정리될 걸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상반기에 현대중공업이 어마어마한 손실을 기록했었죠.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렇게 판단 내린 것 같네요?

2분기에만 무려 1조 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었죠. 1분기까지 더하면 상반기 적자만 1조 3천억 원에 달합니다.

주력 사업인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의 일부 대형 공사에서 공정이 지연된 게 영향이 컸습니다.

손실 비용을 미리 쌓아 두면서 공사손실 충당금이 선제적으로 반영됐고요,

특히 일부 해양 플랜트와 복합 화력발전소 플랜트 사업 등에서 공사 비용이 크게 증가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상선 부문이 침체에 빠지면서 새로운 플랜트 사업이 진출했었는데, 경험이 미숙하다보니 손실을 입게 된 건데요,

쉽게 말해서 완료하는데 1억이 드는 사업을 6천, 7천만 원으로 짓겠다고 나섰다가 손해를 보게 된, 그런 경우입니다.

앵커>현대중공업 하면 건조량 기준으로나 기술력으로나 세계 최상위권의 조선업체인데, 역량 자체가 근본적으로 훼손된 상황으로 봐야 하나요?

그렇진 않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계속되고 있는 조선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선과 해양플랜트라는 조합을 통해서 수주고에선 그렇게 나쁘지 않은 실적을 쌓아 왔고요,

저가 수주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조선과 해양부문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건조기술과 설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건설기계 같은 비 조선해양 사업을 통해서 사업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기반도 갖추고 있고요.

하지만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업계 내 경쟁이 심해졌고, 그 여파가 결국 무리한 수주, 저가 수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 복합화력발전소 같은 일부 저가수주 물량이 아직 공정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점도 향후 실적 악화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낳게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최근에 현대중공업 수뇌부가 모두 교체됐는데, 바뀐 수장들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거군요?

네, 먼저 8월에 이미 2009년 퇴사했었던 최길선 전 사장을 그룹 총괄회장에 임명했죠. 최길선 회장은 현대중공업 계열사 대표를 모두 지낸 조선해양업계 최고 전문가 중 한명입니다.

이어서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그룹 기획실장 겸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권오갑 사장은 현대오일뱅크를 매출 10조 원 회사를 20조 원대 회사로 키워냈는데요, 과감하고 화끈한 업무스타일로 유명합니다.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노조 파업 기간 동안 울산 본사 정문에서 비를 맞으며 직원들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읍소하는 등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도 과감하게 임원 전원 사표와 사업, 조직개편 등을 골자로 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습니다.

앵커>다른 업체들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이른바 조선 빅3의 상황은 어떤가요?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에 천8백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니까 영업이익률이 저하되긴 했지만 일단 논외로 하고요,

현대중공업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1조 3천억 원의 적자였고,

삼성중공업도 상반기에 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습니다.

원래 드릴십 시장 1위 업체였는데 드릴십 발주가 주춤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은 최근 몇년간 해양플랜트를 공격적으로 수주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에 수주한 해양플랜트 2건에서 손실이 발생했고요,

5천억 원의 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계상하면서 손실이 났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을 통해서 현재는 마이너스 천억 원으로 손실 규모를 줄인 상태이긴 합니다.

앵커>현대중공업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좋지 않은 분위기인데, 조선업계 연말 인사태풍이 심상치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요?

네 현대중공업이 현장 역량을 강화하는 걸 골자로 인사를 단행했는데요,

다른 업계 역시 이같은 추세를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전의 계기가 절실한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생산 현장 고위직 상당수의 물갈이가 예상되는 분위깁니다.

앵커>저가 수주가 지속되고, 그래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악순환이 지속되는 분위기인데, 언제쯤 반전의 계기가 만들어질까요?

네 국내 업체들의 재무 부담과 수익성은 악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은 심화된 상황이라 여의치 않은 분위깁니다.

중국 정부는 국가적으로 자국 조선업체를 지원하고 있고 일본 업체들도 엔저에 힘입어서 약진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선가 회복을 통해서 수주의 질을 높이기도 어렵고요,

작년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상선시장이 최근에는 둔화된 모습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분류되던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적자가 난 부분이 이중고, 삼중고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현재의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를 업계에선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당분간은 조선과 해양 등 조선업계 전 분야에 대해서 상세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겠군요. 조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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