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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금융위원장이 '불법' 업체를 추천?...당국도 모르는 핀테크 규제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 기자2015/01/08 15:54

[MTN현장+]금융위원장이 '불법' 업체를 추천?...당국도 모르는 핀테크 규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직접 연사에 나섰습니다. 주제는 핀테크, 올해 금융위원회의 역점 사업입니다.

신 위원장은 핀테크 혁신의 배경을 설명하며 영국의 트랜스퍼와이즈를 소개했습니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은행이 부과하는 숨겨진 비용을 없애 1/10의 수수료만 받겠다'는 영국의 송금 핀테크 업체입니다.

트랜스퍼와이즈는 두 쌍의 해외 송금자를 연결해 국내 송금을 통해 실질적인 해외 송금 효과를 내는 업체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간 자녀 B에게 1200만원을 송금하고 싶은 한국인 A가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에서 C가 한국이 있는 D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하고 싶어 합니다. 한국에 있는 A가 D에게 1200만원을 주고, 미국에 있는 C가 B에게 1만 달러를 주면 원하는 거래가 성립이 됩니다.


<출처.금융위원회>

같은 국가 안에서, 같은 통화로 금융거래가 일어나기 때문에 해외 송금, 환전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은행만이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연결할 수 있었다면 이제 IT 기술이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연결해 송금이 가능해진 겁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추천한 이 회사는 국내 기준으로는 불법 환치기 업체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환거래를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하면 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개인간 거래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외환거래 보고 한도를 1000불에서 2000불로 늘렸지만 영업 목적의 외환거래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미처 챙기지 못한 금융위 관계자는 "글로벌 핀테크 업체를 소개한 것일 뿐 국내 법에 저촉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규제를 하는 당사자인 금융당국조차 해당 업체의 법적 지위를 판단하기 힘들 정도니, 대한민국 금융규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금융권에는 유령 같은 규제도 산적합니다.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기술을 개발한 한국NFC는 ‘모든 전자상거래 결제는 카드회사 페이지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한국NFC는 핀테크지원센터가 해당 조항이 10년 전 만들어진 후 1년 뒤 폐지된 가이드라인이라는 결론을 내준 후에야 다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10년 전에 폐지된 가이드라인인데 금융회사들은 이것을 아직도 지키고 있더라"며 "폐지된 가이드라인을 모두 모아 1분기 중에 폐지됐다고 확정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때그때 하도 많은 가이드라인, 행정지도를 남발하다보니 어떤 규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하기도 힘든 겁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보안이나 기술 환경은 매분기 바뀌고 있는데 업데이트 안돼 현실과 동떨어진 세부 지침을 몇 년째 바꾸지 않고 똑같은 걸 쓰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공인인증서 중심의 보안성심의 기준도 기술 발전을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싱크풀은 2년 전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싱크풀은 카드터치 인증 기술이 고비용 본인 확인 기술인 OTP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본인확인 기술을 적용하기에 앞서 금융감독원에 보안 심의를 받아올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금융감독원에는 금융회사의 보안기술만 심의하고 IT 회사의 기술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습니다. 또 공인인증서와 같은 본인증에 대해서만 심의를 할 뿐 OTP 등 추가 인증에 대한 평가 절차는 없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OTP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평가 절차가 없어 보안성심의 절차 폐지 등 정책적 변화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프라인 중심의 금융규제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IT 기술 앞에 무용지물이 되기도 합니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자금 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다음카카오가 받은 인가는 자금이체업이 아닌 선불 카드업입니다. 소비자들은 자금 이체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뱅카 서비스의 법적 지위는 선불카드 양도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자금이체와 선불카드 양도 행위가 명확히 구분이 되지만 온라인에서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뱅크월렛카카오가 선불카드업(20억원) 인가를 받은 이유는 최소자본금 요건이 자금이체업(50억원)에 비해 낮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세계에서 소액 자금이체와 선불카드의 차이가 없는데도 규제는 현격히 차이가 납니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어떤 규제에 부딪히고, 어떤 방식으로 우회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핀테크 육성을 위해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우선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금융 분야의 낡은 규제를 정비해야 합니다. 또 금융사고가 났을 때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 금융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이같은 방침은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관련 금융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일입니다.

금융위가 '알고 있는 그 명제'들을 현실화 할 수 있는 과감한 정책을 펼칠 의지와 능력이 있을지, 그게 의문스러울 뿐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progres9@naver.com)


권순우기자

soonwoo@mtn.co.kr

상식의 반대말은 욕심이라고 생각하는 상식주의자 권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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