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에 봄날 왔나?..연봉 10억대 사장 수두룩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승원 기자] 여의도 증권가가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것일까. 지난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증권사 오너와 경영진이 두둑한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각 증권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 임원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은 주인공은 김석 전 삼성증권 대표였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22억4,900만원을 받았다. 여기엔 급여 6억8,700만원과 상여 9억5,200만원 그리고 퇴직금 5억2,800만원이 포함됐다. 안종업 삼성증권 전 부사장도 급여 1억2,300만원과 상여 2억5,400만원 그리고 퇴직금 3억7,200만원 등 총 7억5,6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현직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증권사 임원은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였다. 최 대표가 지난해 받은 보수총액은 22억321만원이다. 여기엔 급여 5억원과 상여 16억9,600만원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최 대표가 받았던 17억7,300만원보다 4억원 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김석 삼성증권 전 대표의 경우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된 만큼, 실질적으로 증권업계의 '연봉 킹'은 최 대표다.

지난해까지 각자 대표이사 체제였던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용범 대표도 18억2,9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급여 4억2,000만원에 상여 13억,7,9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도 지난해 20억1,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여기엔 급여 13억5,400만원과 상여 6억5,6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이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급여 8억4,600만원 상여 1억3,200만원 등 총 9억7,900만원의 보수를 챙겼고,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5억6,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8번째 연임에 성공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10억8,7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8억5,000만원에 상여 2억3,700만원이 포함됐다. 특히, 유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5억3,100만원)보다 2배 넘게 보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말 중도 퇴임한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도 1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2억3,300만원에 기타근로소득 3억8,200만원 그리고 퇴직금 3억9,300만원 등이 포함됐다.

KTB투자증권의 권성문 대표와 강찬수 전 대표 역시 10억원이 넘는 보수를 챙겼다. 권 대표가 10억4,4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강 전 대표도 퇴직금 3억7,500만원을 포함해 총 13억7,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도 급여만으로 10억원의 보수를 챙겼고, 이현승 SK증권 전 대표도 9억9,2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김익래 키움증권 회장(8억9,920만원)과 현정은 현대증권 회장(8억5,000만원),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대표(7억5,500만원) 등도 7~8억원대 보수를 챙겼다.

이 외에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6억3,600만원),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6억5,200만원),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6억4,700만원),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5억7,500만원),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5억9,900만원), 김흥제 HMC투자증권 사장(6억8,100만원) 등도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한편, 2013년 11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은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