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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호텔롯데, 상장예심 청구시 경영권 분쟁 사항 검토"

업계 "내년 상반기 상장 물건너갈 듯"
박승원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승원 기자]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해 상장예비심사 청구시 경영권 분쟁을 심층 검토한다고 밝혔다.

12일 한국거래소 고위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심사항목이 있는 만큼, 소송이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을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증시에 상장을 원하는 기업의 경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 이후 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가 통과되면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는 주로 해당 기업이 상장요건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게 되는데, 경영성과 등 양적성과와 함께 정성평가에 해당하는 질적심사를 진행한다. 특히, 경영권 분쟁의 경우엔 향후 경영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질적심사로 분류해 엄격히 심사한다. 경영권 분쟁이 기업의 정상적 활동을 방해해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지금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상장 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경우는 없었다"며 "다만, 아직 상장예심이 진행되지 않은 만큼 섣불리 말하긴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경영권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으로부터 모든 법적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신 전 부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 소집 절차에 흠결이 있어 신 총괄회장의 해임은 물론 자신이 한국계열사 호텔롯데, 롯데호텔부산 이사직에서 해임된 일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지만, 호텔롯데의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도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현재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의 상장 대표 주관사로 KDB대우증권과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해 지난달 킥오프 미팅을 가졌고, 워킹그룹 리스트를 추려 지난주부터 본사에 상주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KDB대우증권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실사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소송전) 외엔 전혀 이야기되는 게 없다"며 "기자회견 본 것만을 가지고 상장심사와 관련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거래소와 대표 주관사인 KDB대우증권이 상장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호텔롯데의 내년 상반기 상장이 힘들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법적 대응으로 비화된 만큼, 어느정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상장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현재 거래소의 상장 요건 중 소송의 경우엔 경중을 따져 심사하게 돼 있다"며 "현재 호텔롯데의 소송전은 경영권과 관련돼 리스크가 큰 만큼, 거래소나 감독원에서 쉽게 승인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심 결과나 소송 취하 등 향후 소송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의 결론이 나와야 상장이 승인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상장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IPO 담당자도 "거래소는 상장 요건 중 하나로 경영권 안정을 검토한다"며 "현재 롯데그룹의 형제들이 경영권을 가지고 싸우는 만큼, 호텔롯데의 상장 심사는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호텔롯데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호텔신라보다 매출이나 이익 규모가 큰 회사인데다 면세점 사업에서도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액은 4조1,468억원, 순이익은 2,327억원이었다. 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만큼, 경영권 프리미엄이 부여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8.83%, 롯데제과 3.21%, 롯데케미칼 12.68%, 롯데푸드 8.91%, 롯데칠성 5.92%, 롯데알미늄 12.99%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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