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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육성 위해 데이터 이용 규제 풀어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2015/12/07 03:31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머투초대석]정연대 코스콤 사장]

2015.12.01 정연대 코스콤 사장 인터뷰금융회사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계좌도 만들고 대출도 받고 금융상품에 투자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한국카카오은행과 K뱅크은행을 선정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통장을 발급받았다. 내년 3월부터는 증권 거래도 증권사 방문 없이 계좌를 만들어 개시할 수 있게 된다.

금융과 IT(정보기술)의 결합인 핀테크의 무궁한 성장 가능성이 주목 받고 있다. 단지 인터넷으로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로봇이 자동으로 투자 상담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도 등장했다. 자본시장 최고의 IT 전문가 집단으로 핀테크 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는 코스콤의 정연대 사장은 "핀테크는 한국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핀테크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핀테크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IT를 통해 고객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핀테크다.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터넷뱅킹과 증권사의 HTS(홈트레이딩서비스)를 통한 주식거래도 전통적인 의미의 핀테크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발전한 형태의 핀테크가 등장하면서 모바일핀테크, 혁신핀테크, 스마트핀테크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는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금융 업무를 처리하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최근 핀테크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기존 PC(퍼스널컴퓨터) 중심의 IT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기술 수준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금융과 IT를 결합시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의 핀테크 발전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진국보다 5~6년 늦은 감은 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는 IT가 급속하게 도입됐지만 금융은 한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오래가는 편이라 변화가 다소 더디게 이뤄졌다. 돈을 취급하기 때문에 시스템이 안정적이어야 하고 국민들에게 이해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할 정도로 늦은 것은 아니다. 금융위원회가 발빠르게 움직여 인터넷전문은행 논의를 이끌어낸 것이 핀테크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회사들의 혁신을 자극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았던 금융업권의 규제와 제도도 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핀테크라고 하면 결제 서비스와 간편한 대출을 많이 떠올리는데 자본시장에서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로보어드바이저로 인한 자산관리 시장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은 전문가에게 자산관리를 받고 있는데 따로 시간도 내야 하고 비용도 비싸 일반인들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핀테크는 빅데이터와 핀테크를 활용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자동화한다. 로봇이 고객의 성향과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 상담을 해주고 적절하게 자산을 배분해 투자할 상품을 추천해준다. 주식 투자도 핀테크를 활용하면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이다. 지금처럼 증권사 영업점을 찾아가 계좌를 만들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거래를 시작할 수 있고 주식 투자와 관련한 상담도 훨씬 풍부해질 것이다. 기업공개(IPO) 과정도 지금은 증권사들이 일일이 기업을 찾아다니는 대면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조차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웹사이트나 모바일에서 진행될 것이다.

-이런 다양한 핀테크 활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지원이 있는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빅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과 애플이 괜히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데이터가 보안 수준별로 분리돼 있지 않아 활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크게 이 정보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있는 식별 데이터와 정보를 봐도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비식별데이터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기업명을 가려도 어느 기업인지 알아낼 수 있어 식별데이터다. 반면 대기업들의 매출 추이는 특정 기업의 성과를 알 수 없어 비식별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특정 버스의 위치는 식별데이터, 전체 서울시 버스의 흐름은 비식별데이터가 된다. 현재 금융회사가 가진 데이터는 식별과 비식별이 구분돼 있지 않아 이용할 수가 없다. 데이터를 보안이 요구되는 수준에 따라 A, B, C, D 등의 등급으로 나눠 D등급의 데이터는 자유롭게 이용하게 하고 C등급은 일정 조건이 충족될 때 활용하게 하고 A, B등급은 아예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분류가 필요하다.

-비식별데이터를 활용하는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
▶누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김밥집을 차리겠다며 대출 신청을 한다. 그런데 김밥집 창업과 관련한 데이터가 없으면 요구받은 대출 규모가 적절한 것인지, 빌려준 돈을 상환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다. 모든 김밥집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또 김밥집 관련 데이터가 있으면 창업을 하려 돈을 빌리려는 사람에게 조언도 해줄 수 있다. 이런 데이터들이 모이면 P2P(개인간) 대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1인당 100만원씩 5000만원을 모아 김밥집 창업하는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다.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열리게 된다. 이에 파생해 P2P 대출·투자 계약을 법적으로 검토해주거나 투자한 사업이 잘 진척되고 있는지 감시해주는 기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코스콤도 신생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올초 핀테크 공모전을 시작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핀테크 육성을 위한 인큐베이팅센터를 설립했다. 또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핀테크 펀드도 조성해 직접 유망 핀테크 기업에 투자도 할 예정이다. 인큐베이팅센터는 핀테크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공간, 회의실, 휴게실 등으로 이뤄졌는데 일정한 요건에 따라 입주한 기업들이 1년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인큐베이팅센터 옆에 '테스트베드(test-bed)' 인프라도 추가했다. 신생 핀테크기업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금융전산망에서 잘 작동하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코스콤은 금융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IT서비스의 토대가 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핀테크 기업들이 신기술을 만들고 테스트베드에서 점검도 해볼 수 있다.

-핀테크 활성화에 나서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법과 규제를 정비하는 일을 담당한다. 핀테크 기업과 같은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이다. 벤처기업을 하려면 기술 개발 단계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해 마케팅할 떄 더 많은 돈이 들고 전문적 조언도 절실하다. 이 부분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역할을 담당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핀테크도 금융사업인 만큼 보안이 중요하다.
▶보안은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큰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안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소액의 금융거래에 관해서는 좀 풀어줄 필요가 있다. 핀테크 사업의 부작용을 막으려면 인터넷 보안보다 사업하겠다고 속이고 돈을 모으는 사기꾼을 찾아내 퇴출시키는게 중요하다. 소액 거래에서는 해킹을 해봤자 가져갈게 없기 때문이다. 보안은 시스템을 만든 기관이나 기업에서 책임져야 하는데 국내에선 국가가 보안을 통일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오히려 국가 주도의 보안 통일은 시스템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각 회사가 다른 보안 시스템을 사용할 때 오히려 해킹이 어렵다. 국가가 보안을 통일하면 그 보안 시스템 하나만 뚫으면 된다.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창업은 좋아서 해야 한다. 일확천금을 벌겠다는 욕심이 있으면 동기부여는 되겠지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창업이 성공할 확률은 10분의 1이다. 하나의 성공한 기업이 망한 9개 기업이 벌 돈을 모두 다 버는 것이다. 미국도 수많은 기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결국 구글, 애플이 전세계를 먹여살리고 있다. 또 정부 지원 자금으로 연명하는 기업이 돼서는 안된다. 신기술을 바탕으로 전에 없던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다면 공격적으로 도전하길 바란다. 핀테크를 통해 소규모 기업에 투자하려는 사람들도 10개 기업에 투자해서 모두 성공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업을 지원한다는 마음으로, 10개 중 1개 기업이 흥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줬으면 좋겠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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